1999년 12월 13일 ∼ 1999년 12월 19일 : 제318호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는 19일 오후 5시 장충체육관에서 ‘양심수

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 열한번째 행사를 갖는다.

명계남, 최광기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정태춘·박은옥, 윤

도현밴드, 꽃다지, 조동진, 장사익, 이정열 등이 출연하며 여균동 감독

의 단편영화 「내 컴퓨터」의 첫 번째 시사회도 열린다.

「내컴퓨터」는 96년 외투에 이어 여균동 감독이 민가협과 함께 한

두 번째 영화다. 권해효, 이상현씨를 비롯한 13명의 배우와 20여명의

스탭들이 모두 자원봉사로 제작에 참여했다. 「내컴퓨터」 후반작업을

진행 중인 여균동 감독을 만나봤다.

“국보법 골동품 아닌가요?”

-「내 컴퓨터」는 어떤 영화인가.

△올해 3월 신문에 난 작은 기사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평범한 한 남

자가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연행되고 결국 풀려나지만, 형사들이 압

수해간 컴퓨터는 찾을 수 없었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컴퓨터가

사람대신 옥살이하는 과정을 그렸으니, 컴퓨터가 주인공인 영화다.

-컴퓨터의 눈으로 바라본 이유는.

△20년 후, 아이들이 개마고원으로 소풍가는 시대에 주인공인 컴퓨터

는 골동품가게에 나오게 된다. 지은 죄도 없이 컴퓨터는 20년간의 옥

살이를 한 것이고, 그 보다 중요한 것은 20년후에 그를 찾는 이가 하

나도 없다는 것이다. 사람이라면 인생 자체가 망가진 것이다.

국가보안법을 영화에서 다룬다는 것은 쉽지 않다. 지나치게 딱딱하거

나 어둡게 그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컴퓨터를 이용해 은유적

으로 표현했다. 국가보안법이란 우산 아래 살고 있는 우리들의 우스꽝

스러운 모습을 그려보는 것으로 그 부담을 덜어보려 했다.

-국가보안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부분적으로 필요하다거나 예전에는 필요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법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지만, 그것이

중요하지도 않다는 생각이다. 사람을 가두고 사고와 의식을 통제하는

법은 필요없고, 없어져야 하는 게 기본이니까.

-사람들이 어떤 느낌을 받았으면 하나.

△국가보안법에 대한 적개심보다는 그런 골동품과 사는 게 답답하다,

부끄럽다는 광의의 동의를 얻는 게 목표다.

-단편영화는 상영기회를 얻기 힘들다. 보급은 어떤 식으로 할 생각인

가.

△필요하다면 어디서든 틀고 얘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 가협 행사나 대학가 등등. 작품이라기 보단 홍보 기능이 크고 무엇보

다 많이 보여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이소영 기자 sylee@kng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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