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2월 13일 ∼ 1999년 12월 19일 : 제318호
“공연을 통해 스스로의 닫힌 마음을 열 수 있었죠”
■인터뷰 – 여성장애우 윤 영 옥씨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창립 12주년 기념 특별공연 ‘시퍼포먼스’가
지난 11일 오후 4시 보라매공원 남부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펼쳐졌다.
장애우과 비장애우 9명이 함께 한 이번 공연은 참가자들이 여성장애
우들이 쓴 시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 여기에 음악과 몸짓이 결
합하여 이뤄졌다. 흘러나오는 시와 음악에 몸을 실어 그 느낌을 담아
표현한 이번 공연에 참가한 여성장애우 윤영옥씨는 “사회적으로 위
축되어 있는 장애우들이 무대에서 자신을 드러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연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 공연은 관객을 위한 공연이라기 보다 우리 자신을 위한 게 더
크다. 그동안 감정을 억제하고 자신을 여는 데 인색했기 때문이다. 장
애우들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그러나 공연 이후에 자기표현이 훨씬
쉬워졌다. 예전에는 음악이 나오면 흔들고 싶어도 자격지심 때문에 표
현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음악이 나오면 거기에 나를 맡기게 된다. 내
안의 변화를 느낀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갑자기 이뤄지진 않았을텐데.
△함께 공연하는 사람들끼리 5월부터 모여 잦은 만남을 가져왔다. 스
토리텔링(story telling)을 통해 자연스레 내 안의 이야기를 사람들과
나누다보니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도 괜찮다는 생
각이 들고 허물이 없어졌다. 그냥 상대방이 편안하게 다가왔다.
-어떤 시를 선택했나.
△무거운 이야기를 담은 시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이야기가 좋
다. 특히 장애우들의 경우 원망과 분노를 가지기 쉬우나 이는 비장애
인과의 관계를 더 힘들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장애인들 스스로
가 벽을 허물 때 자연스러운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아닌가. 내가
장애인이라고 자꾸 강조하면 상대방은 불편해질 뿐이다.
-장애인들에게 표현 행위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이는 장애우들로 하여금 표현을 자신있게 하도록 이끌어주고 자유
를 느끼게 한다. 이번 공연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장애우들에게도 용
기를 주고, 공연은 특별한 사람만이 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함께 나
누고 싶다.
<김혜균 기자 nana@kng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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