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2월 13일 ∼ 1999년 12월 19일 : 제318호
검찰 중립성 훼손·부실재벌 해체 올 최대 소식
본지, 10여개 시민단체 도움받아 올 국내외 10대 뉴스 선정…성차별
관련법 제정 뒤이어
옷로비·파업유도 헌정사 첫 ‘특별검사’
국회가 9월 20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정치권 최대 쟁점인 ‘옷로비’
와 ‘파업유도’ 사건의 의혹을 풀 한시적 특별검사법을 제정, 검찰의
중립성 훼손 시비 때마다 도입요구를 받았던 특검제가 빛을 보게 됐
다.
대통령은 이에 따라 대한변협의 추천을 받아 ‘옷로비’에 최병모,
‘파업유도’에 강원일 변호사를 임명, 수사를 시작했다. 한 팀에서
불협화음이 불거기도 했지만 결과가 주목된다.
재계 서열2위 대우 부실경영으로 무너져
재계 서열 2위인 대우가 부채비율을 낮추기보단 선단·차입경영에 몰
두하다 해체됐다. 김우중 회장은 부랴부랴 사재를 출연하고 선단식 경
영을 포기하며 독립경영체제로 수습하려 했지만 40조원에 가까운 단
기 어음·채권 상환압력을 극복하지 못했다.
김 회장은 결국 경영권 포기를 선언했고, 대우채권단은 (주)대우·자
동차 등 12개 주력 계열사의 워크아웃을 확정했다. 다른 30여개 계열
사도 대부분 같은 운명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구사·구명 옷로비 진상 초미 관심사
대한생명 최순영 회장의 1천6백억달러 불법 해외유출과 부실운영 처
리로 정부의 고위공직자 부인들이 최회장 부인의 옷 로비를 받았는지
를 놓고 나라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가제는 게 편’이라는 검찰수사를 향한 비아냥을 받고 정부는 특별
검사를 임명해야 했다.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이 구속되고 청와대 법무
비서관이 수사를 받고 있어 검찰·특검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아울러
최회장 부부의 로비 규모도 관심을 끈다.
돈벌이·뇌물 눈멀어 어린생명 앗아
어린이 수련시설 ‘씨랜드’에서 23명의 어린이가 죽은 화재에 이어
인천의 한 호프집에서 장난삼은 시너 불놀이로 55명의 중고생이 숨
지는 어처구니없는 대참사가 생겼다.
두 사건 모두 부실시공과 담당공무원의 불법방조라는 충분히 예견된
인재로 판명돼 큰 분노를 샀지만 책임자 처벌이나 피해자 보상 등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물불 안가리는 돈벌이와 안전불감증, 도덕적 해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
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민단체 총력투쟁 동강댐 건설 막아
시민들이 천혜비경과 희귀 동식물의 동강을 지켰다. 동강댐건설 반대운동은 98년 환경운동연합이 주요 사
업으로 채택하면서 여론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영월댐백지화투쟁위
원회 등 지역 단체들의 끈질긴 싸움도 계속됐다.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정부가 한발짝 물러섰다. 정부가 타당성을
재검토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요관리 위주의 물정책에 정면
으로 문제를 제기한 중요한 투쟁이었다.
국회 국정감사 시민단체 공동감시 시동
경실련·참여연대·녹색연합 등 국내 38개 시민사회단체가 ‘국정감
사 모니터 시민연대’를 결성하고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회 국정감사
감시에 나서 국회와 상임위원회 방청 및 ‘베스트·워스트 의원 선
정’ 공방을 벌이다 국회에서 쫓겨나는 수난을 겪었다.
국정감사를 도입한지 10년이 넘었지만 비효율과 알맹이 없는 정치적
공방뿐인 문제점을 확인하고 공동 감시를 통해 국감의 전문성·투명
성을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
한국전쟁 노근리 양민학살 사실로 들어나
미군이 한국전 초기인 50년 7월 충북 영동근 노근리에서 피난민들을
적으로 간주해 사살했다는 증거가 미국의 공식문서와 당시 참전 미군
에 의해 확인됐다는 AP통신의 보도로 역사속에 묻힌 진실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국무총리는 국회에서 전쟁당시 민간인 학살이 미국군에 의해 14건, 한
국군·경에 의해 10건 등 총 24건이 파악됐다고 밝힌 바 있어 이후
진상규명과 배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창립 7년만에 합법성 얻어
민주노총이 지난 11월 출범 4년만에 노동관계법상 합법적 지위를 갖
춰 노동운동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네차례의 설립신고서를 낸 끝에 합법성을 인정받은 민주노총은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법적 민주노동운동의 정당성을 확보했으며, 노동자
와 서민대중의 생존권을 지킬 더 넓은 활동의 장으로 나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혀 21세기 새로운 노사관계의 발전을 가늠케 한다.
언론권 정치권 줄대기 ‘언론문건’ 회오리
정형근 의원(한나라당)이 10월 말 현 정부 실세들이 만든 언론탄압 계
획이라며 폭로한 ‘언론문건’이 중앙일보 문일현 차장(정치부)이 친
분이 두터운 이종찬 전 국정원장에게 제출한 것을 다른 한 기자가 반
출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정국이 소용돌이쳤다.
‘언론장악 음모’ ‘단순 보고용’ 공방부터 ‘언론탄압 음모를 밝
히라’ ‘무책임한 폭로를 단죄하라’는 논란이 전국을 강타했지만
정치공방으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고문기술자 이근안 11년만에 자수
군사정권시절 고문기술로 악명을 날리다 탄로나 잠적·자살·성형수
술·해외도피·정부제거 등 갖가지 억측을 불러온 이근안씨(전 경기
도경 공안실장)가 11년만에 돌연 자수했다.
그의 자수를 두고 오랜 도피에 따른 자포자기, 경제적 한계, 재판 시
효 연기에 따른 심경변화, 정형근 의원 관련 정치 공작설 등 추측이
나돌지만 그는 “납북어부 김학성씨 고문으로 동료들이 보고 자수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의 재판시효는 201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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