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2월 13일 ∼ 1999년 12월 19일 : 제318호
“쓰레기 속에서 희망을 건져라”
쓰시협, 쓰레기감량·재활용 사례 발표회 열고 쓰레기문제 대안 모색
장난감 바꿔쓰기, 음식물사료화, 재활용 차량 등 다양한 사례 선보여
쓰레기 속에서 희망을 건지자. 전국 4백여개 시민·환경단체 연합체
인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협의회’가 쓰레기 속 희망을
건지기 위해 나섰다.
쓰시협은 지난 10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던 개인·단체
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공유하는 ‘쓰레기속의 희망 21’ 행사를
가졌다. 전국에서 올라온 사례발표자들은 1일 쓰레기 배출량을 0.19kg
까지 줄인 것, 도시에서 남는 옷을 농어촌의 작업복으로 실어 나르는
이동차량 이야기, 소각장 반대투쟁을 시작으로 쓰레기 감량·재활용운
동을 벌이는 주민모임 이야기까지 다양한 운동 사례들을 발표했다.
쓰시협 양장일 사무국장은 “쓰레기문제 해결은 21세기 환경친화적
사회로 나가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라며 “다양한 감량·재
활용 사례와 경험을 함께 나누며 미래를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이 행
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소각장반대에서 쓰레기감량운동으로
△녹색가게와 함께 하는 장난감 축제=원주녹색가게는 어린이 장난감
을 교환·재활용하는 행사를 소개했다. 어린이들이 늘 가지고 다니지
만 망가지거나 실증을 느껴 쉽게 효용가치를 잃는다는 데서착안한 것
이다.
원주녹색가게는 이러한 장난감을 교환·재활용하고 어린이들에게 장
난감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한 ‘장난감 축제’를 마련했다. 조립장난
감 대회, 모자이크 그림그리기, 어린이 노래자랑, 영화상영 등 어린이
와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한편엔 장난감 녹색
가게를 마련해 초등학교와 유치원·어린이집에 공문을 보내 접수 받
은 1천여점의 장난감을 전시했다.
아이들의 반응은 가지가지였다. 망가진 것을 수리해가는 아이가 있는
가 하면 큰 장난감을 가져와 작은 것으로 가져가는 아이도 있었다. 어
른들에겐 이해할 수 없는 경제개념이지만 아이들에겐 가능한 일.
특히 아이들이 버린 장난감 인형들이 새주인을 찾아 헤매는 내용을
다룬 ‘잊혀진 장난감’ 영화상영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장난감의 소
중함을 일깨웠다. 원주녹색가게는 새로운 운동으로 장난감 바꿔쓰기,
장난감 수리센터 운영을 계획중이다. 이는 재활용의 폭을 넓혀 어른들
에게만 국한되었던 환경운동을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쓰레기 없는 세상 우리가 만든다=소각장반대운동을 벌이다 쓰레기
감량·재활용운동을 ‘제대로’ 벌이게 된 지역공동체의 사례도 소개
됐다. 부천 중동 소각장 주민지원협의체는 92년부터 소각장 건설문제
를 놓고 시와 대치중이다.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다양한 반대운동을 펴
고 일본 견학까지 다녀왔지만 소각장 건설을 막지는 못했다.
주민들은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가동중인 소각장 감시운동을
벌이는 한편 소각장의 대안으로 쓰레기 줄이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각장 반대운동이 한창이던 94년 ‘푸른마을회’를 구성해 쓰레기분
리수거부터 본격적으로 벌이기 시작했다. 플라스틱이나 폐비닐처럼 소
각할 때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을 과다 배출하는 품목들을 사전에 분
리하는 일부터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까지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연리 위원장은 “주민들이 나서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하는 모습
이야말로 21세기 쓰레기 속의 희망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환경운동서도 소외된 농촌 찾아갑니다”
△농민과 함께 하는 순환의 기쁨을=음식물쓰레기 사료화 운동 연수구
민모임(이하 구민모임) 이영철 사무국장은 도농간 음식물 결연운동에
대해 발표했다.
인천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이 처음 시작한 것은 가정·식당·집단급식
소 등을 대상으로 녹색식단짜기·알뜰구매·급식소 잔반통 없애기 등
을 통한 음식물쓰레기 줄이기였다. 그러나 음식물 쓰레기감량에는 한
계가 있었고, 재활용과 연계되지 않고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
다.
모임을 만들고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방법 모색에 나섰지만 간단치가
않았다. 전문가들조차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시
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았다. 급기야 자체 내에 기술위원회를 구성
해 연구 평가 작업을 시작했다. 연구결과를 토대로 음식물쓰레기 사료
화 시범아파트를 선정, 강화도 축산농가와 연결했다. 물론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기 위해 강화도 축산농가, 쓰레기장 등 현장 견학과 주민
설명회 등을 거쳐야했다. 주민들의 승낙을 얻어 98년 10월 31일 강화
환경농민회 축산농가와 계약을 맺었다.
현재는 5천7백세대가 참여하고 있으며, 강화환경농민회의 폐닭 6천마
리, 오리 5백마리가 이들이 분리수거한 음식물쓰레기를 먹고 자란다.
이영철 사무국장은 자치단체의 정책과 지원체계 부족을 지적하며
“안정된 수거체계 등 지원이 있어야 장기적인 재활용정책이 가능하
다”고 강조했다.
△사랑 싣고 달리는 재활용 이동차량=재활용·재사용 운동에서도 소
외된 농어촌으로 시선을 돌린 사례도 있다. 거제YMCA는 상설 녹색
장터가 제한된 도시인들에게만 혜택을 주고 있음에 착안, 농어촌 이동
녹색장터를 개설했다. 주1회 농어촌지역을 돌면서 작업복·어린이 도
서류·장난감·의류 등을 무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사례발표에 나선 정성철씨는 “거제시 인구의 약 20%가 농어민인데
여건상 많은 작업복을 필요로 한다”며 “도시에서 작업복 수거운동
을 벌여 농어촌을 돌며 나눠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차량은 작업복뿐 아니라 농기계·가전제품 수리, 무료의료 진료,
지역민을 위한 사랑의 음악회 등도 함께 싣고 다닌다. 실제로 이동차
량이 들르는 곳은 시골장터를 방불케 할 만큼 사람이 북적거린단다.
정씨는 “순회 차량 부족문제, 효과적 홍보를 위한 기관과의 연대 문
제, 예산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며 “순회차량은 재활용 의
미를 넘어 도농간 나눔의 공동체 형성에도 기여한다”고 평했다.
<강혜정 기자 kanghj@kng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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