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2월 13일 ∼ 1999년 12월 19일 : 제318호

20세기 마지막 인권의날 ‘흐림’

인권단체들, 남은 과제 청산할 ‘진실과 화해위’ 구성 제안

국보법 폐지, 양심수 석방, 국가인권위 설치 등 과제 산적

“분명한 과거청산이 이뤄지고 인권을 보장할 확고한 제도 마련이 시

급하다” 새천년을 눈앞에 둔 20세기 마지막 인권의 날(12월 10일)을

맞아 지난 9일 인권단체 대표자들이 반드시 매듭 짓고 가야할 우리

사회 인권현안을 총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우선 과거 인권침해에 대한 청산 작업이 지속적·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독재 투쟁 과정의 고문 및 의문사 사

건, 제주 4·3사건, 노근리 사건 등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

하는 한편 피해를 배상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법제도가 시급히 만들

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해 가칭 ‘진실과화해위원회’ 구

성을 제안했다.

“오랫동안 국민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국가보안법은 부분

개정이 아닌 전면 폐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즉각 폐지가

어렵다면 적어도 유엔의 거듭되는 권고만큼은 수용해야 한다”며

“첫 단계로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보법 최대 독소조항인 제7조의

완전 삭제만은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대사면을 실시해 양심수를 전원 석방

하고 학생과 노동자에 대한 수배를 해제하라”고 촉구했다. 또 “사형

수 전원에 대한 감형을 단행해 우리 사회에서 사형이라는 야만적 제

도를 청산하는 첫걸음이 내딛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올바른 국가인권위원회를 설립해야 한다”며 정부여당이

입법추진하고 있는 특수법인 인권위원회 안에 확고한 반대의사를 표

명했다. “특수법인 인권위원회는 법무부 산하기구일뿐 독립성 있는

인권기구일 수 없기 때문에 철회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인권관련 법령의 제개정 및 인권정책이 법무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도되면서 그 취지가 번번히 왜곡되는 현실을 심히

우려한다”며 “대통령과 정부가 인권지도자와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

을 수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인권단체들이 지적하는 인권 관련 현황 및 문제점들이다.

△과거 인권침해 청산=민주화운동명예회복보상법은 현재 한나라당과

자민련 일부 의원들의 반대가 계속되고 있어 이번 정기국회 회기를

넘길 경우 자동폐기될 위기에 놓여있다. 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안의 경

우 3당 모두 법 제정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찬성하고 있지만 법사위

에서 제대로된 진상규명을 할 수 없도록 법안을 왜곡·후퇴시킬 가능

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 1일 열린 법사위에서 여당 안으로 제출된

법안과 민간단체에서 청원한 법안을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핵심 조항을 제외한 상태.

△인권법=지난 1년반 동안 논란을 벌여온 인권법안은 정기국회에서

강행처리될 위기에 놓여있다. 최근 대통령 재검토 지시에 따라 수정돼

국회 법사위 심사에 다시 회부됐지만 수정 법안 역시 법무부의 저항

과 여당의 의지 부족으로 인권위원회 위상을 특수법인으로 상정했다.

△양심수=민가협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99년 11월 현재 양심수는 모

두 1백38명이며 학생 81명, 노동자 15명, 재야 및 기타 33명, 군인 7

명, 장기수 2명이다. 이들 가운데 국보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있는 양

심수는 82.6%인 1백14명. 또 국민의정부 출범 이후 국보법 관련 구속

자는 11월 현재 6백49명으로 집계됐다.

<서정은 기자 punda@kng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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