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2월 13일 ∼ 1999년 12월 19일 : 제318호
아름답게 돈쓰는 길 열린다
한국인권재단·아름다운재단·한국여성기금 결성
시민들의 힘으로 시민운동 지원하는 전문 재단
시민과 공익 운동을 연결하는 각종 재단이 잇달아 결성되고 있다. 참
여연대가 주도하는 ‘아름다운 재단’이 지난달 22일 창립이사회를
가졌고, 한국여성기금도 지난 13일 추진위원회를 결성해 1천억원을 목
표로 기금조성에 돌입했다. 한국인권재단 역시 지난달 9일 이사진을
구성하고 사업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한국인권재단(이사장 신용석 전 국민회의 총재 특보)은 인권운동 발전
과 인권연구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재단. 지난해 ‘인권선언50주
년기념사업위원회’에서 활동한 몇몇 위원들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인권운동 지원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재단 결성으로 뜻이 모아졌다.
초대 사무총장을 맡은 조용환 변호사는 “여전히 인권에 대한 사회
인식이 매우 낮고, 인권에 대한 학술연구조차 부족한 상황에서 이를
활성화하고자 재단을 설립했다”며 “인권문제에 관한 학술연구를 지
원해 연구자와 활동가가 교류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인권운동단체를
다각적으로 지원하는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인권재단은 따라서 인권교육의 확산을 도모하고 개별 단체로는
진행하기 어려운 연구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20
억원, 3년 안으로 1백억원의 기금을 마련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다양한
기금조성 방안을 모색중이다.
우선 내년 2월에 열릴 인권학술회의 준비가 한창이다. 인권현안 및 인
권운동 흐름을 정리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행사로 매년 연례화해 진행
할 계획. 음악회·전시회 등을 열어 대중적으로 인권문제를 알리는 문
화행사도 마련할 예정이다.
국내 첫 민간여성기금인 한국여성기금(명예추진위원장 이희호)은 여성
을 위한 종합적 공익 재단을 표방하고 있다. “딸들의 밝은 새천년을
연다”는 취지를 내건 여성계는 “모든 생활 영역에서 남녀가 조화롭
게 공존·발전하는 사회풍토를 만들고, 투명하고 지속적인 기부문화
형성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의 두 재단이 특정 분야의 운동을 지원하는 기금이라면 “자선은
과학이며 예술”이란 구호를 내건 ‘아름다운 재단’(이사장 박상증
참여연대 공동대표)은 공익활동 지원을 지향하는 모금전문 재단. 소수
의 부자보다는 다수 국민의 소액에 의존하는 대중 재단으로 일종의
공동체 재단(Community Foundation)의 성격을 띤다. 참여연대 박원
순 사무처장은 “한 개인이 재단을 만드려면 비용과 전문성이 걸림돌
이지만 ‘아름다운 재단’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며 “개
인이나 작은 모임에서 돈을 모아 ‘아름다운 재단’에 맡기면 이를
전문적으로 컨설팅해 지속적인 지원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속가능한 시민운동이 되려면 무엇보다 안정적인 재정구조가 확립돼
야 하고, 공익 활동을 지원하는 재단의 설립은 바로 이를 타개할 열쇠
인 셈. 한국인권재단 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신혜
수 회장은 “시민운동이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성장하면서 활동영역
이 넓어지고 할 일이 많아졌지만 이에 비해 여전히 재정상황은 열악
하다”며 “잇따른 재단 설립은 재정 어려움으로 NGO 활동이 위축되
거나 정부·기업 후원으로 자율성·독립성을 침해받지 않으려는 자구
책”이라고 말한다.
참여연대 박원순 사무처장도 “시민단체가 공익을 위해 밤낮으로 일
하지만 하루하루를 걱정해야하는 어려운 재정상황 때문에 내일을 기
약할 수 없다”며 “공익운동과 시민들을 연결하는 기금 마련은 한국
사회 발전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서정은 기자 punda@kng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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