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현장탐방> 한국노총 국민회의 당사 농성장

-“‘점거’보다 우리가 ‘떠난 것’을 더 두려워해야”

전격적인 8일간의 점거농성…”더이상 기대할 것 없다” 13일 자리 털고 일어

나

“비밀리에 결행된 농성이라 초기에는 준비가 소홀해 농성자들의 고생이

많았습니다.”

6일 오후 2시 긴급산별대표자회의가 소집되자 영문도 모른 채 회의에 참

석했던 산별연맹 위위원장들은 박인상 위원장에 이끌려 국민회의 이만섭 총

재권한대행 면담에 들어갔고, 이 자리에서 충분한 답변을 듣지 못하자 총재

권한대행실에서 농성을 벌이다가, 바로 옆 회의실로 옮겨 8일간의 농성에

들어갔다.

“위원장 머리속에서 계획되었다”던 첫날 농성은 바닥에 깔 스티로폴 하나

없이 이불도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됐다. 치약, 칫솔, 속옷을

비롯해 농성장의 필수품들은 이후 급조됐다고.

*위원장의 ‘결행’, 전격적인 농성투쟁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농성으로 각 연맹들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한국노총

의 총파업 투쟁 지침이 내려지면서 이에 대한 준비와 연맹 차원의 결의를

위해 중앙위원회 및 운영위, 단위노조대표자회의 등을 시급히 소집했지만,

연맹 위원장들이 모두 농성장에 묶여 있는 상황이었던 것. 그래서 ‘아주 급

한 업무’가 있을 때는 낮 시간을 이용 농성장을 떠났다가 저녁에 다시 귀환

하는 방식으로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노총 위원장과 산별 위원장들이 농성에 들어가자, 그 위력을 과시하

듯 농성장에는 ‘노사문제’와 관련한 웬만한 인사들은 다 다녀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김호진 노사정위원장, 이상룡 노동부장관, 김유배 청와대

복지노동수석을 비롯해 전 노사정위 위원장이었던 한광옥 비서실장, 김원기

지도위원 등도 다녀갔다. 하지만 숱한 사람들이 왔다갔지만 사태 해결에는

별 도움이 안된다는 비아냥을 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산하 조직 간부 및 조합원들의 지지 방문도 줄이어 농성장은

항상 북적거리는 분위기였다.

*”기대할 것 없다”…농성장 이동

50대 안팎의 산별연맹 위원장들은 연일 계속되는 농성에 건강이 말이 아

니라고 한다. 탁한 공기로 다들 기관지염으로 발전하기 직전이었으며, 몸살

기운으로 약을 먹지 않은 위원장을 찾기 어려울 정도. 기자회견에 나온 박

인상 위원장도 얼굴이 심하게 부어 있었으며, 심지어 지난 6일부터 농성장

을 지켰던 금융노련 이용득 위원장은 12일밤 11시경 화장실에서 갑자기 실

신, ‘119 구급대’가 출동해 한강성심병원 응급실로 실려가기도 했다. “입술

을 크게 다쳤으나 그나마 다행”이라고 주변의 걱정을 듣고 있다.

13일 이들은 “국민회의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며 농성을 거두고 당

사를 나왔으며,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한국노총 8층 회의실에서 농성을 계

속할 방침이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한국노총 회관으로 이동한 박인상

위원장은 마중나온 간부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반가움을 나누었으나,

사태를 마무리짓고 오지 못한데 대한 무거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저 자] 진숙경 기자

[출 처] 매일노동뉴스

[발 행 일] 1999.12.14

[발 행 처] (주)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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