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로부터, 노동자를 지키는 새로운 조치가 즉시 필요하다

바이든 행정부는 무더운 온도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절실히 필요한 새로운 열 기준을 제안했다. 기업 집단은 이에 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CBS New York, 유튜브 영상 화면 갈무리 

또 한 번의 여름, 또 한 번의 기록적인 폭염. 미국 국립기상청은 캘리포니아에 폭염 경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일주일 내내 햇볕을 피하고 수분을 섭취하며 이웃을 살펴볼 것을 촉구했다. 기상학자들은, 2020년과 2021년 화씨 130도로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던 데스밸리 국립공원(Death Valley National Park)에서, 이번 주 폭염이 새로운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동부 해안에서 발생한 폭염은 수십 개의 현지 기록을 경신했다.

기후 변화는 극심한 폭염이 더 자주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홍수, 허리케인, 토네이도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낸 미국에서 가장 치명적인 기상 관련 사건으로, 매우 위험한 현상이다. 작년은 기록상 가장 더웠던 해로 최소 2,300명이 사망했다. 폭염은, 사망 원인으로 자주 언급되는 다른 건강 문제를 악화시키기 때문에 실제 사망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극한의 기온으로 인해 사람들이 휴식을 취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많은 노동자들은 평소처럼 교대 근무를 계속하고 있다. 노동자는 이러한 고용주의 위험에 대한 구제책을 거의 갖고 있지 않고, 그 결과는 치명적이다. 점점 더 빈번하게 더운 날 일을 하다 사망하는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가 넘처난다. 아무리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도 폭염으로 인해 사망할 수 있으며, 이러한 사망은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 

늘어나는 온열 관련 직장 내 사망의 위기에 대한 대응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역사상 최초의 연방 열 기준을 제안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미국 직업안전보건청(OSHA)의 새로운 규정은 고용주에게 여러 가지 변화를 의무화할 것이다. “열 위험 식별, 열 질환 및 비상 대응 계획 개발, 직원과 감독자에게 교육 제공, 휴식 시간, 그늘과 물 이용, 신입 직원을 위한 열 적응을 포함한 작업 관행 표준 시행” 등이 그것이다.

더글러스 L. 파커(Douglas L. Parker) 노동부 직업안전보건담당 차관보는 새 표준에 대해 “전국 곳곳의 노동자들이 일하다 열사병에 걸리고, 열에 노출되어 사망하고 있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의 제안은, 노동자를 보호하면서, 고용주에게도 실용적이고 실행 가능한 '윈-윈'의 최종 규칙을 만들기 위해, 대중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다음 단계다.”

이 규정이 시행되면 화씨 80도(섭씨 26.7도 수준)의 열 지수를 초기 더위 트리거로 설정한다. 작업장이 이 온도에 도달하면 고용주는 식수 및 휴식 시간과 같은 새로운 작업 관행 기준을 제공해야 한다. 작업장의 열지수가 화씨 90도(섭씨 32.3도 수준)에 도달하면 고용주는 노동자에게 최소 2시간마다 15분 이상의 유급 휴식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이 규정은 열 응급 상황의 징후와 증상을 보이는 노동자를 돕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한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고용주는 위반 사항에 따라 1만 6,000달러 이상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고 행정부 고위 관료가 뉴욕 타임즈에 말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 규정은 실내뿐만 아니라 실외 노동자 약 3,600만 명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농업, 조경, 건설업 등 실외 노동자가 기상이변에 취약하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졌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실내 노동자들도 자신들이 직면한 위험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조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최근까지 선출직 공무원과 조직 노동 모두로부터 버림받았던, 아마존 노동자들은, 실외보다 온도가 더 높을 수 있는 거대한 창고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왔다. 아마존의 몇몇 물류창고에서 활동하는 소수 노조인 아마조니언스 유나이티드(Amazonians United)는 물류창고 노동자들을 위해 더 많은 물을 공급하도록 회사 측에 강제했고, 이 승리로 회사는 곧 전국적으로 물 공급을 강화하게 되었다. 인랜드 엠파이어 아마존 노동자 연합(Inland Empire Amazon Workers United)이 작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식수, 시원한 휴식 공간, 폭염 시 회복 시간을 더 많이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은 예외가 아니다. 옥스팜(Oxfam)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160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미국 최대 민간 고용주인 월마트(Walmart)에서 더위 관련 문제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체가 조사한 아마존 노동자의 41%가 지난 3개월 동안 어느 정도 탈수 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한 반면, 월마트 노동자의 91%가 탈수 증상을 경험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서부 해안에서는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이 끓는 듯한 작업장 환경에 대응하여 제한적인 파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산호세의 한 타코벨(Taco Bell) 매장 직원들은 매장 내 온도가 화씨 90도(섭씨 약 32.2도)를 넘고, 상사가 고장난 에어컨을 수리하지 않았다며 안전하지 않은 노동 환경을 문제 삼아 파업에 돌입했다. 전국적인 노조 조직화 운동으로 새로운 활력을 얻은 스타벅스 직원들 역시, 최근 폭염이 지속되는 동안 고장난 에어컨 문제로 점포에서 파업을 벌인 바 있다.

노조가 있는 소수의 노동자들도 더위로부터의 보호를 우선 순위로 삼고 있다. UPS에서 일하는 34만 명의 팀스터스(Teamsters)는 최근 이 물류 대기업이 자사의 대표적인 갈색 차량에 에어컨을 장착하도록 요구했는데, 이는 여러 명의 UPS 직원이 더운 날 소포를 배달하다 사망한 이후 더욱 절실해진 오랜 요구였다.

캘리포니아주 직업안전보건청(Cal/OSHA)은 고용주가 실외 노동자를 열사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열 기준을 준수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지만, 이 기준은 실내 노동자는 제외한다(캘리포니아주는 이러한 보호 조치를 취하는 5개 주 중 하나이지만 뉴욕, 뉴저지, 매사추세츠는 자체 규정을 검토 중이다). 지난주 Cal/OSHA는 이러한 (실내) 노동자를 포함하는 표준을 채택했지만, 아직 시행되지는 않았다. 주목할 것은, 이 새로운 표준은 교도소 노동자를 보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데, 이는 연방 차원을 포함한 다른 곳의 규칙 제정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이 규칙이 제안된 대로 시행된다면 말이다. 그러나 제안된 규칙은 이제 의견 수렴 및 검토 기간을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제안된 규칙이 너무 비싸고 부담스럽다고 주장하는 기업 집단의 도전이 있을 것이다. 국가가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때, 그것이 얼마나 최소한의 것인지 상관없이, 흔히 그렇듯, 자본은 이 의무를 무력화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싸울 것이다.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산업 집단들은 "이 규칙이 시행되는 즉시, 아마도 올해 말, 이 규칙의 적법성에 이의를 제기할 의향이 있음을 밝혔다." (고용주들이 취할 방향에 대해, 이 신문은 미국 최대 기업 로비 단체인 미국 상공회의소의 부사장 마크 프리드먼의 말을 인용했다. "직원마다 더위를 다르게 경험하기 때문에 [고용주들이] 더위가 언제 위험을 초래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의회는 새로운 보호 조치를 법으로 제정해야 하지만, 많은 입법자들이 기업의 이해관계에 사로잡혀 있어, 그러한 움직임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렇다고 해서 제안된 표준이 그대로 시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노동자들이, 심히 자금이 부족한 OSHA가 자신들을 안전하게 지켜줄 가능성에 기대어, 숨죽여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미국 전역의 많은 작업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함께 연대하고, 불안전한 노동조건을 거부하고, 교섭 테이블에서 서면으로 보호 조치를 확정하는 것만이, 우리가 더 많은 우리의 동료 인간을 더위로 잃지 않는 것을 보장할 수 있다.

[출처] Workers Need New Heat Protections Immediately

[번역] 류민

덧붙이는 말

알렉스 프레스(Alex N. Press)는 자코뱅에서 노동 조직화를 취재하는 스태프 작가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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