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아마존의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애틀랜타, 남부 캘리포니아, 뉴욕시 대도시권에 위치한 7개 시설의 물류센터 노동자들과 배송 기사들이 오늘(12월 20일)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아마존을 대상으로 한 파업이라고 한다. 스태튼아일랜드 JFK8 물류센터의 노조원들도 파업을 승인했으며 곧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 모든 지역의 노동자들—5곳의 배송 스테이션과 2곳의 물류센터—은 이미 노조 인정을 요구하며 과반수의 지지를 확보한 상태다. 팀스터스(The Teamsters, 미국화물노동조합)는 아마존에 최후통첩을 했다. 12월 15일까지 노조를 인정하고 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했지만, 아마존은 응하지 않았다.

“아마존은 고용주로서 책임을 회피하며, 임금 인상과 더 안전한 노동 조건에 대해 협상하려 하지 않는다”고 일리노이주 스코키의 DIL7 배송 스테이션에서 배송 업무를 하는 라일리 홀즈워스(Riley Holzworth)는 말했다.

뉴욕 퀸스의 DBK4 배송 스테이션에서 한 아마존 드라이버가 파업을 지지하며 자신의 밴을 멈췄다가 경찰에 의해 체포되었다. 이후 경찰은 강제로 피켓 시위를 해산시켰다. 스태튼아일랜드 JFK8에서의 파업 가능성을 대비해, 경찰은 사전에 해당 시설 주변에 배치되기도 했다.

팀스터스는 아마존 조직화를 우선 과제로 삼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팀스터스는 이 프로젝트에 800만 달러를 투입하고 3억 달러 규모의 파업 기금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출처 : 팀스터스 홈페이지

"휴식만 떠오른다"

이번 파업 시점은 전략적으로 설정되었다. 연휴는 "피크 시즌"으로 알려진 시기로, 이 기간 동안 소포 물량이 급증하기 때문에 아마존은 혼란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2023년 연휴 기간 동안 아마존은 전 세계 온라인 주문의 29%를 차지했다.

수요 급증을 감당하기 위해 많은 노동자들은 의무 초과근무를 강요받고 있으며, 육아와 다른 의무는 무시되고 있다. “하루 더, 하루에 한 시간씩 더 일하라는 요구를 받는다”고 2018년부터 JFK8에서 근무한 교대조 대표 와즈디 브제지(Wajdy Bzezi)는 말했다. “아들을 거의 보지 못한다.”

JFK8에서 5년간 포장 작업자로 일한 켄 코츠(Ken Coates)는 “연휴라면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다시 관계를 회복하는 때를 떠올리게 된다”며, “하지만 피크 시즌 동안은 휴식만 생각난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수요 증가를 충족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25만 명의 계절 노동자를 고용했다. 이러한 노동자 유입은 파업의 힘을 약화시킬 수도 있지만, 계절 노동자들 역시 동일한 스트레스에 직면해 있고 노동조합을 지지하기도 한다.

피크 시즌, 부상의 계절

계절 노동자에 대한 성급한 훈련은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며, 모두를 더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만든다.

“지난 한 달 동안만 해도 일을 제대로 수행하는 방법을 모르는 새 직원들을 반쯤은 만난 것 같다”고 코츠는 말했다. “그들 잘못이 아니라, 트레이너가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은 것이 전적으로 문제였다.”

예를 들어, 코츠는 재빈(rebin) 작업(컨베이어 벨트에서 지정된 선반으로 물품을 옮겨 포장 작업자가 이를 포장하고 발송하도록 하는 작업)에 배정된 신규 직원들이 물품을 선반의 반대편으로 지나치게 밀어내는 일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물품이 반대편으로 떨어져 포장 작업자들에게 부상을 입히는 일이 벌어진다.

아마존에서 피크 시즌은 곧 노동자들에게는 부상의 계절이다. 올해 7월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HELP)의 중간 보고서에 따르면, 프라임데이(Prime Day)와 연휴 시즌 동안 부상률이 급증한다고 한다.

2019년 프라임데이 주간 동안,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의 기록 가능한 부상률은 100명당 연간 10건 이상으로, 이는 업계 평균의 두 배를 넘는 수치였다. 같은 기간 동안 아마존의 총 부상률(직업안전보건청(OSHA)에 보고할 필요가 없는 부상 포함)은 정규직 노동자 100명당 약 45건에 달했다. 이는 프라임데이 수준의 작업 속도가 계속 유지될 경우, 노동자의 거의 절반이 1년 안에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존에서 일한 해 중 우리가 처리한 소포 수에서 기록을 깨지 않은 해는 없었다”고 코츠는 말했다.

"합법적이어선 안 될 것 같은 일자리"

번잡한 시즌을 제외하더라도, 업무는 극도로 고된 노동이다. 아마존의 가혹한 생산성 할당량은 안전하게 달성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며, 노동자들은 시간당 18달러를 위해 허리와 무릎을 희생할 수밖에 없다.

같은 상원 위원회의 새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의 부상률은 물류창고 부문의 평균 부상률에 “중대한, 그리고 증가하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아마존은 물품을 운송하며 노동자들의 몸을 망가뜨리는 기업이다. 그리고 이런 착취 수준이 모든 단계에서 보상받고 있기 때문에 놀라운 일이 아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고 요건은 쉽게 우회되며, 회사는 현장 건강시설을 활용해 노동 중 발생한 부상의 실제 숫자를 은폐하거나, 부적절한 작업 방식 사용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내가 몇 번이나 부상을 입었는지조차 말하기 어렵다”고 코츠는 말했다. “화장실에 보면 ‘당신이 당신의 안전에 가장 책임이 있는 사람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거울이 있다. 매번 볼 때마다 화가 난다. 그건 단지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수작일 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작업안정보건청에 보고된 경우에 대한 벌금은 심각한 위반 사항마다 약 16,000달러로 상한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분당 7만 달러의 이익을 내는 회사에겐 이는 단지 사업 운영 비용에 불과하다.

“이건 합법적이어선 안 될 것 같은 일자리처럼 느껴진다”고 홀즈워스는 말했다. “이 업계에서 여러 일을 해봤지만, 이곳만큼 내 고용주가 정말 많은 것을 빼앗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준 곳은 없었다.”

글로벌 전선

공급망의 주요 병목지점에서 조직화에 나선 노동자들은 일부 성과를 이뤄냈다. 시카고 지역 배송 스테이션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과, 샌버너디노와 퀸스의 정직된 항공 허브 직원 복직이 그 예다.

하지만 아마존은 취약성을 줄이기 위해 상당한 투자를 해왔다. 물류 네트워크를 확장함으로써 파업이나 혼란이 발생했을 때 주문을 다른 창고로 재배치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 특정 지역에 대한 의존도를 줄였다. 균형을 뒤집을 만큼의 힘을 쌓기 위해서는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걸친 조직화가 필요하다.

세계 각지에서 아마존은 조직화를 강하게 반대하며, 선거 지연, 감금 청중 회의, 노조 선거 전 대규모 고용으로 투표권을 약화시키는 등 반노조 전술에 의존해왔다.

2022년에서 2023년 사이, 아마존은 노조 파괴 컨설턴트에 1,7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다른 회사들이 관리자를 훈련시키기 위해 이러한 컨설턴트를 고용하는 데 만족하는 반면, 아마존은 때때로 중간 단계를 생략하고 이들을 관리자 직위로 직접 고용하고 있다.

"책임을 좀 져라"

배송 기사들에게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기사들은 공식적으로 배송 서비스 파트너(DSP)라고 불리는 제3자 계약업체에 고용되어 있기 때문에, 아마존은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

작년에 캘리포니아의 ‘실전으로 검증된 전략’(Battle-Tested Strategies)라는 DSP에서 기사들이 노조를 조직하자, 아마존은 계약을 종료하고 업체와의 관계를 끊어버렸다. 이로 인해 84명의 기사들은 해고되었으며(아마존이 해당 업체의 유일한 고객이었다), 이후 업체는 운영을 중단했다.

올해, 아마존은 일리노이주의 ‘Four Star Express Delivery DSP’에서도 동일한 방식을 반복했다.

아마존은 기사들이 DSP에 고용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들에게 노동자들과 협상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기사들은 이를 반박하며, 아마존이 공동 고용주(joint employer)의 법적 기준을 충족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당신들의 로고가 있는 밴을 운전하고, 당신들의 유니폼을 입는다”고 남부 캘리포니아 DAX5 시설의 배송 기사 루비 위긴스(Rubie Wiggins)는 말했다. “책임을 좀 져라.”

"그들의 기준을 여기로 가져올 수 있다"

안전은 중요한 우려 사항이자 조직화의 핵심 이슈이다. 배송 밴은 꽉 찰 때까지 물품으로 채워지며, 일부 기사들은 좌석 뒤나 틈새 공간에 물품을 억지로 밀어 넣기도 한다.

“밴 내부는 마치 무덤처럼 보인다”고 루비의 남편이자 같은 DSP에서 일하는 앤드루 위긴스는 말했다. “많은 기사들이 물품을 대시보드 위에 두거나 가능한 곳에 놓는다. 매우 위험하지만,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하고 있다.”

루비와 앤드루는 UPS 배송 기사들과 정기적으로 대화하며 강력한 노동조합 단체협약의 이점을 듣는다. “그들이 가진 것들을 들으면 정말 놀랍다”고 루비는 말했다. “그들은 현장에서 차량을 점검할 수 있는 정비사가 있다. 우리는 그런 게 전혀 없다. UPS가 아마존보다 수익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기사들을 위해 이런 걸 할 수 있다는 걸 보면, 아마존에도 이렇게 해달라고 정말 말하고 싶어진다.”

“아마존에서는 업무를 수행하려면 머릿속에 완벽한 시스템을 떠올려야 한다”고 홀즈워스는 말했다. “이런 방식으로 물품을 정리하고, 멈추자마자 브레이크를 밟고, 키를 빼고, 안전벨트를 푸는 순서를 매번 동일하게 생각해야 몇 초라도 덜 낭비할 수 있다.”

“아마존이 이런 사업 모델을 가질 수 있다면, 다른 기업들의 미래 작업 환경은 어떻게 될까?”라고 루비 위긴스는 말했다. “우리에게는 조카와 동생들이 있다. 몇 년 후 그들에게 작업 환경이 어떻게 보일까?”

“‘왜 UPS에서 일하지 않느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그녀는 말했다. “우리는 이미 배송 기사들이다. 우리는 그들의 기준을 여기로 가져올 수 있다. 여기서부터 작업 환경을 개선하기 시작할 수 있다.”

[출처] Cops Bust Picket Line As Teamsters Strike Seven Amazon Warehouses

[번역] 이꽃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