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최근 새 동영상 생성기 소라 2(Sora 2)를 출시한 것은 인공지능(AI) 역사에서 하나의 분수령이 되는 순간을 의미한다. 몇 줄의 텍스트만으로 수 분간의 초현실적인 영상을 생성하는 그 능력은 놀라울 정도이며, 정치와 언론에서의 진실성에 대한 즉각적인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소라 2는 엄청난 연산 수요 때문에 천천히 출시되고 있으며, 이는 생성형 AI 자체에 대해 똑같이 시급한 의문을 제기한다. 그 진정한 환경 비용은 무엇인가? 그리고 영상 생성은 그 문제를 훨씬 더 악화시킬 것인가?
최근 오픈AI, 오라클(Oracle), 소프트뱅크(SoftBank), MGX가 함께 미국 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기 위해 5,000억 달러 규모로 공동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Stargate Project)’의 출범은 그 이해관계가 얼마나 큰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업들이 이처럼 대규모의 컴퓨팅 역량 확대 경쟁에 나서면서, AI의 에너지 사용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AI의 환경적 영향을 둘러싼 논쟁은 기술 정책 분야에서 가장 난해하고 첨예한 논쟁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읽는 자료에 따라, AI는 다가오는 생태학적 재앙으로 묘사되기도 하고, 혹은 전 세계 에너지 사용량에서 미미한 오차 수준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AI가 빠른 속도로 영상 영역으로 진입함에 따라, 그 환경 발자국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해지고 있다.
두 가지 상반된 서사
한쪽 관점에서 보면, AI는 전 세계의 에너지 및 수자원 시스템에 급속히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랫동안 비트코인 채굴의 전력 사용량을 추적해온 연구자 알렉스 더브리스가오(Alex de Vries-Gao)는 2025년 중반에 AI가 곧 그 수치를 추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AI가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수치는 연말까지 두 배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의 최대 1.5%를 사용했으며, 그 소비 증가 속도는 전 세계 전력 수요 전체보다 네 배나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IEA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며, 그 주요 동력은 AI 연산 처리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MIT의 <테크놀로지 리뷰>(Technology Review)가 인용한 연구도 이러한 전망에 동의했다. 해당 연구는 2028년까지 AI의 전력 소비량이 “현재 미국 내 모든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량”을 초과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미국 가구의 22%를 1년 동안 가동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엄청난’ 물 사용량
AI의 물 사용량 또한 눈에 띄게 많다. 데이터센터는 서버를 냉각하고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초순수(ultra-pure water)에 의존한다. 연구자들은 GPT-3를 훈련하는 데 마이크로소프트의 미국 시설에서 70만 리터의 담수가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전 세계 AI 관련 수요가 2027년까지 연간 40억~60억 세제곱미터에 이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하드웨어 교체 주기도 추가적인 부담을 초래한다. 2023년 발표된 한 연구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초순수, 고에너지 화학 공정, 그리고 코발트·탄탈럼과 같은 희귀 광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I 붐을 견인하는 고성능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제조하는 과정은 대부분의 소비자 전자제품보다 훨씬 더 큰 탄소 발자국을 남긴다.
이미지 하나를 생성하는 데에는 전자레인지를 5초간 작동할 때와 같은 전력량이 소모된다. 반면 5초짜리 동영상을 생성하는 데에는 전자레인지를 한 시간 넘게 가동할 때와 맞먹는 전기가 든다.
텍스트와 이미지에서 고화질 영상으로의 다음 도약은 AI의 환경적 영향력을 극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다. 초기 실험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텍스트-투-비디오(text-to-video) 모델에서 영상 길이가 두 배로 늘어날 때 에너지 사용량은 네 배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데이터센터 한 곳의 시설만으로도 하루에 수백만 갤런의 물을 소비할 수 있다. 출처: Unsplash, Dylan Carr
관점을 위한 논거
다른 시각에서는 이러한 위기론이 과장되었다고 본다. 기술 및 정책 싱크탱크인 데이터 혁신 센터(Center for Data Innovation)의 분석가들은 AI의 에너지 사용량에 대한 많은 추정치가 부정확한 외삽에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GPU 하드웨어는 매년 더 효율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새로운 데이터센터의 전력 대부분은 재생에너지에서 공급될 전망이다.
최근의 벤치마크는 AI의 환경 발자국을 맥락 속에서 보여준다. 일반적인 챗봇 질의응답을 생성하는 데는 약 2.9와트시(Wh)의 전력이 소모되는데, 이는 구글 검색의 약 10배 수준이다. 구글은 최근 일반적인 제미니(Gemini) 프롬프트가 단 0.24Wh의 전력과 0.25mL의 물만 사용한다고 주장했지만, 독립 전문가들은 그 수치가 전력 생산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소비된 에너지와 물 사용량을 제외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맥락이 핵심이다. 넷플릭스에서 한 시간 동안 고화질 영상을 스트리밍할 때 소비되는 에너지는 텍스트 응답을 한 번 생성할 때보다 약 100배 많다. AI 질의 한 건의 환경 발자국은 극히 미미하지만, 데이터센터는 이제 매일 수십억 건의 요청을 처리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 많은 영상 기반 요청이 이어질 것이다.
제번스의 역설(Jevons paradox)
AI의 훈련과 사용을 구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GPT-4나 클로드 오퍼스 3(Claude Opus 3) 같은 최전선 모델을 훈련하는 데에는 수천 개의 그래픽 칩을 수개월간 가동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기가와트시(GWh) 단위의 전력이 소비된다.
모델을 사용하는 데에는 질의당 에너지 사용량이 매우 적지만, 이것이 매일 수십억 번씩 반복되기 때문에 결국 AI 사용으로 인한 전력 소비가 훈련 단계의 소비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지 않는 비용은 하드웨어 생산에서 발생할 수 있다. 새로운 세대의 칩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제조 라인, 막대한 광물 투입, 고도 냉각 기술이 필요하다. 이탈리아 경제학자 마르첼로 루베르티(Marcello Ruberti)는 “각 업그레이드 주기는 사실상 탄소 시계를 다시 0으로 돌린다”라고 지적하며, 반도체 공장이 매번 고순도 장비를 처음부터 다시 구축하기 때문이다.
AI 모델이 점점 효율적으로 발전하더라도, 총 에너지 소비는 계속 증가한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제번스의 역설’(Jevons paradox)이라고 부른다. 19세기 영국에서 석탄 채굴 비용이 줄어들자 석탄 소비가 오히려 늘어난 현상을 말한다. AI 연구자들이 지적하듯, 질의당 비용이 낮아질수록 개발자들은 AI를 더 많은 제품에 통합하려는 유인을 갖게 된다. 그 결과는 더 많은 데이터센터, 더 많은 칩, 더 많은 자원 사용이다.
출처: Unsplash, Levart_Photographer
규모의 문제
AI는 생태학적 위협일까, 아니면 관리 가능한 위험일까? 진실은 그 사이 어딘가에 있다.
단일 프롬프트(명령어)는 미미한 에너지만을 소비하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막대한 데이터센터, 끊임없는 칩 생산, 24시간 가동되는 냉각 시스템은 전 세계의 에너지와 물 사용 패턴을 재편하고 있다.
IEA의 최신 전망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30년까지 1,400테라와트시(TWh)에 이를 수 있다. 이는 세계 전력망에 중형 국가 여러 개를 추가하는 것과 맞먹는 규모이며, 그 중 AI가 전체 증가분의 4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명성이 핵심이다
AI의 에너지 사용량에 대한 여러 수치는 신뢰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AI 기업들이 거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개되는 제한된 데이터조차도 불일치한 단위나 상쇄 회계(offset accounting, 실제로 온실가스나 오염물질을 줄이지 않아도, 다른 지역이나 프로젝트에서 감축·흡수한 양을 ‘상쇄(offset)’로 계산해 총 배출량을 줄어든 것처럼 회계 처리하는 방식)를 사용해 실제 영향을 흐리게 만든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분명한 방법 중 하나는 공시 규정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즉, 모델 훈련 및 운영에 사용된 에너지와 물의 양을 표준화된 방식으로, 지역 기반 데이터로 보고하도록 해야 한다. 유럽연합의 ‘인공지능법’(AI Act)은 이미 ‘고영향‘ 시스템을 개발하는 기업들에게 연산 및 에너지 사용량을 문서화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조치를 다른 지역에서도 도입하면, 새로운 데이터센터가 어디에 세워질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예컨대 재생에너지와 수자원이 풍부한 지역이 우선될 수 있으며, 이는 매년 칩을 교체하기보다 하드웨어 수명을 늘리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
창의성과 비용의 균형
생성형 AI는 놀라운 창의성을 열어젖히고 실질적인 효용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무료’로 얻는 이미지, 문장, 동영상 하나하나에는 보이지 않는 물질적·에너지적 비용이 숨어 있다.
이러한 비용을 인정한다고 해서 혁신을 멈춰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AI의 환경적 비용이 얼마나 큰지, 그리고 그 대가를 누가 지불하고 있는지를 투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소라 2가 이제 소셜 미디어 피드를 현실처럼 보이는 영상으로 채우기 시작하면서, 앞으로의 질문은 “AI가 넷플릭스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가?”가 아니라 “우리가 디지털 인프라를 얼마나 책임감 있게 확장해 AI와 넷플릭스 모두가 공존할 공간을 만들 수 있는가”가 될 것이다.
[출처] OpenAI’s newly launched Sora 2 makes AI’s environmental impact impossible to ignore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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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디앱(Robert Diab)은 톰슨 리버스 대학교(Thompson Rivers University) 법학부 교수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