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밥알, 길 위에서 구체적인 삶의 얼굴들을 만나다.
내 두 다리는 오늘도 부지런히 움직였다. 이제 6일 째. 연구실에서의 일주일은 참 빨리 지나갔었는데. 쉼 없이 걸었던 지난 6일은 무던히도 길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 느린 속도 속에서 나는 내 몸이 변하는 걸 느낀다. 처음엔 한 편의 그림처럼 낯설게만 느껴졌던 논밭의 풍경도 이제는 친근하다. 한껏 물을 머금고 있는 흙 속에서, 삐죽삐죽 치기를 자랑하는 연둣빛 못자리를 바라보면서 싱긋 웃음이 난다. 도시에서 태어나고 도시에서 쭉 자란 내게 바로 코앞에서 접하는 농촌의 풍경이란 매우 낯선 것이었다. 땅에서 눈을 떼고 고개를 들어 들판을 바라볼 때면, 어느 지점에 눈을 둬야할지 몰라 두리번거리기 일쑤였다. 산, 들, 나무, 꽃, 바람… 그 모든 것들은 내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급한 마음에 뭔가 끊임없이 물어보려고도 했다. 그렇지만 뭔가 답을 얻는 것에 급급했던 나의 질문은 쓸모없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어느새 그 모든 것들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만들어지는, 고요한 가운데 피어나는 싱그러움에 취해있으니까. 산, 나무, 꽃, 바람이 함께 하는 풍경은 어쩌면 도시 속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서울에도 자연이 어우러진 쉼터를 자처하는 공원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