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 정치는 바로 우리다

미국 암호화폐의 역외 금융 중심지로서의 역할


출처: Unsplash, Erik Mclean

월스트리트 저널은 2024년 6월 14일 "암호화폐가 미국 부채 위기를 막을 수 있다"라는 제목의 폴 라이언이 쓴 기고문을 실었다. 2015~2019년 자유주의 공화당 하원의장을 역임하고 현재 우파 성향의 미국기업연구소(AEI)에서 일하고 있는 라이언은 다음과 같이 썼다: "달러로 뒷받침되는 스테이블코인(달러화 등 기존 화폐에 고정 가치로 발행되는 암호화폐)은 미국 공공 부채에 대한 수요와,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그는 "재무부와 암호화폐 분석 사이트인 디파이 라마(DeFi Lama)에 따르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국채의 중요한 순매수자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스테이블코인 펀드가 국가라면 "국채를 보유한 국가 중 홍콩보다는 작지만 사우디아라비아보다는 큰 상위 10위 안에 드는 국가"가 될 것이다. 따라서 스테이블코인을 공식적으로 홍보한 결과는 "미국 국채에 대한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 썼다. 

라이언은 "의회의 초당적 지지가 주어진 중요한 시기에 디지털 달러의 사용을 극적으로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짜 논리는 이렇다. 1966년 또는 67년경 체이스 맨해튼의 국제수지 경제학자였던 내게, 국무부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한 은행 임원이 미국을 "새로운 스위스"로 만들자는 제안이 담긴 메모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

즉,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해외 군사 지출로 인한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를 막기 위해 전 세계 마약 자금과 기타 범죄 자금 세탁, 절도범과 탈세자들의 피난처가 되자는 것이다. 

오늘날 러시아와 중국이 서로의 통화로 석유와 공산품을 거래하는 등 외국의 탈달러화가 진행되면서 미국 금융 전략가들은 이것이 달러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비달러 통화로의 해외 무역 거래는 미국 국제수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탈달러화로 인해 미국 은행이 이러한 거래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통화 거래 수수료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무역 수지나 외국인 투자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달러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외화로 표시된 자산을 달러로 전환하는 것이다. 1970년대와 80년대에 스위스 프랑의 가치가 크게 상승하면서 스위스 제조업체의 해외 시장 진출이 어려워졌다. 시바-가이기(Siba-Geigy)와 같은 기업들은 프랑화 가치 상승으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국경을 넘어 독일로 생산을 이전해야 했다. (1976년 그 회사가 나를 데려왔을 때 콜라 한 캔의 가격은 10달러가 넘었고, 일반 식사 한 끼는 100달러였다.)

미국은 달러의 가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높은 가치를 보호하고자 하기 때문에 전 세계 조세 회피자, 범죄자 등의 목적지가 되는 것을 긍정적인 국가 전략으로 보고 있다: "약탈 정치(Kleptocracy)는 바로 우리(미국)다."

이 계획은 세금 범죄와 더 폭력적인 범죄 행위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기능을 위한 은행이 되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자유 시장 민주주의 국가로서 우리는 세계 자본을 위한 안전한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그것이 정당한 방식으로 얻은 것이든, 다른 방식으로 획득한 것이든"이라는 논리다.

끔찍한 부채를 끌어들여 부채 위기를 모면하는 것은 우리에게 필요한 미래가 아니다.

[출처] Kleptocracy is Us

[번역] 참세상 번역팀 

덧붙이는 말

마이클 허드슨(Michael Hudson)은 월스트리트 금융 분석가, 캔자스시티 미주리대학교 경제학 석좌 연구 교수, 장기경제동향연구소(ISLET) 대표다. 주요 저서로 <미국 제국의 경제 전략>, <그리고 그들의 빚을 용서하라>, <호스트 죽이기>, <버블과 그 이후> 등이 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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