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문제 해결, 수익성이 없다는 현실

2023년에는 기록된 역사상 처음으로 지구 표면 온도가 1850~1900년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기준선보다 2.0°C 상승했다또한 전 세계 해양의 90% 이상이 폭염을 겪었고빙하는 기록상 가장 많은 얼음을 잃었으며 남극 해빙의 범위는 측정 사상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난달에는 2024년 5월이 가장 따뜻한 5월로 기록되는 등 지구 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한 해를 보냈다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국립환경정보센터(NCEI)의 데이터와 과학자들에 따르면 지구의 해수 온도도 14개월 연속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NCEI의 전 세계 연간 기온 순위 전망에 따르면 2024년이 기록상 가장 따뜻한 해로 기록될 확률은 50%, 상위 5위 안에 들 확률은 100%.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의 주요 원인인 이산화탄소 배출의 현재 추세로 볼 때지구의 평균 표면 온도는 2015년 파리 기후 회의에서 설정한 기준선인 1.5℃를 올해 말까지 쉽게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실제로 더 과감한 조치가 없다면 CO2 배출량은 금세기 중반 또는 그 이전에 기준선보다 최소 1.8℃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유엔 기후 책임자 사이먼 스티엘은 산업화 시대 이후 지구의 기온이 2.7℃라는 "파멸적으로 높은상승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탄소 배출을 제어하고 기존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대기 중에서 제거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제안되었다또한 화석 연료 생산을 '단계적으로중단하고 이를 재생에너지(풍력태양광수력 등)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은 지난 국제기후회의인 COP28에서 채택된 '강대국'의 공통된 요구사항이다그리고 현재 청정에너지 투자는 화석 연료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하지만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화석 연료 생산은 충분히빠르게 '단계적 폐지'되지 않고 있으며 재생에너지는 화석 연료를 충분히빠르게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국제재생에너지기구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매년 평균 1,000기가와트의 재생에너지 용량을 건설해야 한다고 추정한다그러나 전 세계의 청정에너지 계획은 여전히 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수준의 약 3분의 1에 불과하다.

기후 정책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필요한 수준의 투자에 도달하려면 2021~22년 1.3조 달러에 불과했던 기후 금융이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9조 달러로 증가해야 한다.

그러나 이 자금은 제대로 조달되지 않고 있다부유한 국가들은 2022년에야 비로소 가난한 국가들에 1,000억 달러의 기후 금융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이는 약속보다 2년 늦은 것이다게다가 지난 10년 동안 대부분의 기후 관련 자금 지원은 정부 또는 다자 개발은행의 재정 지원을 통해 이루어졌다정부 원조나 다자 개발은행의 금융 지원은 2013년에서 2022년 사이 380억 달러에서 830억 달러로 거의 두 배 증가했다그러나 OECD에 따르면 2022년 민간 기후 금융은 219억 달러에 불과하여 "고집스럽게 낮은수준에 머물렀다.

게다가 공공 자금도 과장되어 있다일부 자금은 기존 해외 원조 예산에서 가져온 것이며일부는 기후 금융으로 계산되는 자금이 실제로는 건강 및 교육과 같은 개발 프로젝트에 주로 할당되어 기후에 간접적으로만 이익을 주는 경우가 많다옥스팜(Oxfam, 기아 구제를 위한 옥스퍼드 위원회)의 2023년 기후 금융 섀도우 보고서에 따르면이러한 자금을 모두 제외하면 830억 달러 중 210~245억 달러만이 순수한 기후 금융으로 남는다.

왜 기후 목표가 달성되지 않는가왜 필요한 자금이 제공되지 않는가그것은 재생에너지의 비용 때문이 아니다재생에너지 가격은 지난 몇 년 동안 급격히 하락했다문제는 정부가 재생 가능 에너지로의 전환을 주도하는 역할을 민간 투자에 맡기고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민간 투자는 수익성이 있을 때만 이루어진다.

수익성 문제는 두 가지 방식으로 문제가 있다첫째전 세계적으로 평균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모든 투자의 성장도 둔화했다둘째아이러니하게도 낮은 투자와 GDP 성장률은 화석 연료 에너지 사용을 줄여 탄소 배출량 증가를 둔화시킬 것이다. 2002~2015년 동안 탄소 배출량이 '피크 및 감소'한 18개국에 대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과정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약 1%의 GDP 성장률'로 인해 에너지 사용이 감소한 것이었다. GDP 성장률이 0에 가까워질수록 탄소 배출량 증가 없이 성장을 이루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재생에너지 가격 하락이 이러한 투자의 수익성을 낮춘다태양광 패널 제조업체들은 심각한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으며태양광 발전소 운영자들도 마찬가지다이는 생산성을 높여 비용을 절감하려는 자본주의 투자와 수익성 하락으로 투자를 둔화시키는 자본주의 투자 간의 근본적인 모순을 드러낸다.

브렛 크리스토퍼스의 또 다른 저서인 <가격은 틀렸다 자본주의가 지구를 구하지 못하는 이유>의 핵심 메시지는 재생에너지의 가격이 아니라 수익성이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투자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점이다크리스토퍼스는 재생에너지가 화석 연료보다 저렴하게 생산될 수 있지만그 수익성은 화석 연료 생산보다 낮기 때문에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충분히빠르게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재생에너지의 경우 주요 의사 결정권자는 에너지 회사기타 개발업체특히 투자 자본의 조달 여부와 비용의 결정을 내리는 금융기관으로이들은 궁극적으로 태양광 및 풍력 발전소 프로젝트의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그렇다면 재생에너지 개발업체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았을 때 이러한 금융기관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질문은 무엇일까그것은 다음과 같다내가 투자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가그리고 적절한 수준의 재무적 수익을 얻을 수 있는가물론 이 질문에 대한 기본적인 대답은 일반적으로 프로젝트가 수익성이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크리스토퍼스는 스웨덴과 같은 국가에서는 풍력을 매우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그러나 비용이 매우 저렴해지면 수익 잠재력도 떨어진다이러한 모순은 석유와 가스 생산을 빠르게 단계적으로 줄일 수 없다는 화석 연료 회사들의 주장을 강화한다우드 매켄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피터 마틴은 이를 다른 방식으로 설명한다."자본 비용의 증가는 에너지 및 천연자원 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높은 요금은 "높은 자본 집약도와 낮은 수익률로 인해 재생 에너지와 원자력에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크리스토퍼스는 재생에너지의 낮은 수익률을 회사에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Shell의 CEO인 와엘 사완의 말을 인용한다"저탄소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말씀드리겠다우리는 어떤 사업에 진출하든 높은 수익을 추구할 것이다낮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우리 주주들은 우리가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것을 볼 자격이 있다어떤 사업에서 두 자릿수 수익률을 달성할 수 없다면 그 사업을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물론 우리는 계속해서 탄소 배출량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겠지만수익성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JP모건 은행의 경제학자들은 "세계가 화석 연료에서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에 대해 '현실 점검'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리고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데 '몇 세대'가 걸릴 수 있다고 말한다. JP모건은 세계 에너지 시스템의 변화는 "몇 년이 아니라 수십 년 또는 몇 세대에 걸쳐 측정되어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그 이유는 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현재 수준 이하의 수익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석 연료 대기업들은 이 점을 강조한다석유 생산업체 셰브론의 최고 경영자는 지난 10월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시나리오를 만들 수는 있지만우리는 현실 세계에 살고 있으며 현실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자본을 할당해야 한다." 기업 임원 5명 중 4명은 "프로젝트에서 수용 가능한 수익을 창출하는 능력이 에너지 시스템 탈탄소화의 주요 장애물"이라고 답했다사우디 아람코의 최고 경영자 아민 나세르는 "석유와 가스를 단계적으로 퇴출하겠다는 환상을 버리고 현실적인 수요 가정을 적절히 반영하여 투자해야 한다"며 "하루 종일 친환경과 NGO를 주장할 수 있지만 이는 사실이다그 메시지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엑슨모빌의 업스트림 사업 책임자인 리암 말론은 이렇게 말했다.

화석 연료 프로젝트의 주요 금융기관은 JP모건이라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이 은행은 2021년과 2022년에 1,010억 달러의 화석 연료 거래를 인수한 반면, 710억 달러의 저탄소 거래는 인수하지 않았다기후 운동가들이 파리 기후 협약 이후 8년 동안 세계 최대 은행들이 화석 연료 산업에 총 6조 9천억 달러를 제공한 것으로 추산한 보고서에 따르면 JP모건 체이스미즈호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작년에 가장 큰 화석 연료 산업 금융기관으로 선정되었다.

크리스토퍼스는 "시장에서 유통되는 민간 자본이 정부로부터 받은 모든 지원에도 불구하고그리고 기술 비용이 그만큼 빠르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 세계 발전을 충분히 빠르게 탈탄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면이는 자본이 그 일을 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는 분명한 신호다"라고 결론을 내린다.

대신 크리스토퍼스는 탄소 배출량을 빠르게 줄이려면 "재생 에너지 자산의 광범위한 공공 소유가 가장 실행 가능한 모델"이라고 주장하며빠른 전환을 위해서는 화석 연료 생산자에 대한 공공 소유도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한편지구는 놀라운 속도로 계속 뜨거워지고 있다.

[출처] Fixing the climate – it just ain’t profitable – Michael Roberts Blog (wordpress.com)

[번역] 하주영

덧붙이는 말

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는 런던 시에서 40년 넘게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일하며, 세계 자본주의를 면밀히 관찰해 왔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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