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조기총선, 핵심이슈로 반유대주의 부각

쿠르브부아(Courbevoie, 파리 서쪽 근교 도시)에서 10대 소녀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강간을 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번 프랑스 선거에서 반유대주의가 핵심 이슈로 등장했다특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민간인 폭격에 대한 일부 친팔레스타인 입장이 하마스(Hamas)에 대한 찬양으로 변질된 이후 유대인 문제는 정치적 논쟁의 핵심이었다.

라 프랑스 인수미즈(La France Insoumise, LFI)는 2023년 10월 7일 이후 여러 당원들의 모호하고 반유대주의적인 발언으로 주목받았다특히 당의 리더인 장-뤽 멜랑숑(Jean-Luc Mélenchon)이 그 중심에 있었다예를 들어국회의장 야엘 브라운-피베(Yaël Braun-Pivet)에 대해 "학살을 독려하기 위해 텔아비브에 캠프를 차리러 간다"고 말하거나사회당 의원 제롬 게지(Jérôme Guedj)에 대해 "소속된 곳으로 돌아가라"고 하며 그의 유대인 출신을 언급하는 등이다.

이로 인해 유대인 문제는 중심적인 이슈가 되었으며많은 부정확한 주장과도한 일반화과장과 부족함그리고 라파엘 글룩스만(Raphaël Glucksmann, 프랑스의 유대인 작가이자 정치인)이 겪은 모욕과 같은 비난도 발생했다.

만연한 반유대주의

이렇게 반유대주의가 익명의 위협방화 시도낙서 등과 같은 행위의 급증이 아니라 공공 담론의 형태로 나타날 때 이는 종종 반시온주의의 형태를 띠고팔레스타인 지지 활동은 하마스를 자유의 전사로 만든다. 2023년 10월 7일에 일어난 학살은 생략되거나 최소화되며결과적으로 이스라엘 국가의 완전한 소멸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세상의 어떤 정권도 이러한 대우를 받을 권리가 없으며이는 단순한 해체가 아니라 국가 자체의 소멸을 요구하는 것이다이 경우유대인 국가인 이스라엘이 그 대상이 된다이는 반유대주의로 인식될 수 있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팔레스타인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이 테러리스트종교 및 이슬람 조직에 대한 지원으로 왜곡되었다그렇다고 해서 좌파 전체즉 새로운 좌파동맹(Nouveau Front populaire, NFP)을 반유대주의자라고 할 수는 없다. LFI 내부와 유권자 중 많은 사람들이 이 흐름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또한유럽 선거에서 LFI(9.87%) 보다 더 많은 득표율(13.80%)을 얻은 라파엘 글럭스만(Raphaël Glucksmann)의 사회당 등 NFP의 다른 구성원은 유대인에 대한 혐오와는 거리가 멀다.

이념적 반전

이제 정치 스펙트럼의 다른 극단인 극우를 고려해보자알랭 핑켈크로트(Alain Finkielkraut)와 뤽 페리(Luc Ferry) 같은 지식인 및 정치인들이 7월 7일에 있을 프랑스 총선에서 국민연합(RN)이 성공할 것이라 주장한다홀로코스트 생존자로 반나치주의자인 세르주 클라르스펠트(Serge Klarsfeld)는 RN에 투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이러한 입장은 이미 2000년대 초에 나타났다그 당시 중동의 뉴스가 프랑스로 전해지면서 반유대주의로 특정 노동 계급 지역의 유대인들과 그 자녀들이 공립학교에서 견딜 수 없는 삶을 살게 했고프랑스 정부는 그들을 보호하지 못했다이러한 맥락에서 '신유대포비아'와 '이슬람 좌파주의'라는 개념이 우파 진영에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한편비타협적 공화국과 강경 세속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2016년에 창설된 르 프레탕 레퍼블랭(Le Printemps Républicain) 단체는 이러한 발전의 좋은 예시다.

'공화주의자'들은 2018년에 RN이 된 FN(Front National)과 거리를 두었지만이슬람주의뿐만 아니라 이민과 이슬람에 대한 FN의 두려움과 의심을 이미 공유하고 있었다예를 들어그들은 부르키니(무슬림 여성이 입는 전신 수영복논란을 빠르게 지적했고, 1989년의 헤드스카프 사건까지 그들의 긴장감을 찾아볼 수 있다. FN의 반유대주의가 아니었다면 두 운동은 더 가까워졌을 것이다공화주의자들에게 유대인에 대한 증오는 주로 아랍계 무슬림 이민자들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 초 국민전선(FN)이 제도화되면서 그 과정은 가속화되었다. 1983년 마린 르펜(Marine Le Pen)이 당 대표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집단주의 단체이자 전국적 포퓰리즘 정당이었던 FN은 이후 제도를 존중하는 민주 정당을 표방하며 '탈신화화'에 나섰다.

또 다른 단계로마린 르펜(Marine Le Pen)이 점점 더 뚜렷하게 전환을 이루었다는 점이 있다그녀는 특히 반유대주의 때문에 2015년에 아버지를 FN(Front National)에서 제명했다고 주장하며자신은 반유대주의를 포기했다고 정기적으로 선언한다또한하마스(Hamas)의 공격 후 이스라엘 국가에 대한 지지로 전환했다이러한 작업이 완료되면서 '공화주의자'들과의 연대가 가능해졌고, RN처럼 아랍계 무슬림 이민자들을 이민 정책의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

FN이 1983년부터 성장한 주제는 바로 이러한 것이었다이제는 '공화주의자'와 민족주의자들을 가르는 벽이 더 이상 거의 없으며, RN의 주권주의는 이러한 연대를 더욱 쉽게 한다.

부당한 것을 정당화하기

공화주의 진영의 많은 부문때로는 좌파에서 전향한 사람들까지 포함한 극우로의 경향특히 셰브네망주의자(chevènementistes, 강력한 국가주권과 공화주의를 주장하던 셰브네망을 따르는 사람들출신들이 2023년 10월 7일의 공격 이전부터 존재한 것에 기인한다.

'유대인 문제'는 RN과 새로운 좌파 동맹을 대립시키거나주로 RN과 비슷한 정치적 입장에 있는 사람들에 의해 과장되고 왜곡되어기존에 존재하던 경향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RN 내부의 정치인이나 유권자들은 유대인에 대한 혐오와 경멸을 가지고 있다이는 일부 입후보자들의 행동이나 반복되는 발언에서 드러난다.

2023년 11월에도 조르당 바르델라(Jordan Bardella)는 장마리 르펜(Jean-Marie Le Pen)을 반유대주의자로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다양한 언론 조사에 따르면유대인을 계속해서 혐오하는 사람들과의 은밀한 관계가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또한 RN의 제도화를 거부하는 극우파는 여전히 반유대주의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알랭 소랄(Alain Soral)의 노선을 따르는 지식인들네트워크신나치주의자나 스킨헤드 그룹이 그 예이다.

출처 : Unsplash, Thomas de LUZE

공개토론에서 제외된 인종 차별 문제

반유대주의는 최근 이민 온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며좌파 일부에서 발견된다고 해서 전체 좌파에 만연한 것도 아니다반유대주의는 극우파에서도 사라지지 않았으며정치적으로 활동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이들은 현재의 정치 및 미디어 분위기에 따라 반유대주의적인 태도를 강화할 수 있다.

그리고 반유대주의가 정치적 목적으로 부각되고 이용되는 동안다른 형태의 인종차별은 공론장에서최소한 우파와 극우파의 담론과 그들의 권력 장악을 돕는 미디어에서는 사라진다.

오늘날 프랑스에서는 반아랍반무슬림반흑인외국인 혐오의 폭력과 혐오 발언차별이 충분히 논의되지 않고 있다. 2023년 이후 이러한 차별이 증가하고 있다는 최근 내무부의 통계에 따르면, “남성, 25세에서 54세 사이의 사람들아프리카 출신 외국인이 피해자 중 과대 대표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불행히도이러한 인종차별에 대한 망각생략축소는 극우파의 권력 장악을 준비하는 정치 게임에서 반유대주의 비난과 함께 자주 나타난다.

[출처Au cœur de la campagne : la question juive

[번역참세상 번역팀

덧붙이는 말

미셸 비비오르카(Michel Wieviorka)는 사회분석 및 개입센터(CADIS, EHSS-CNRS) 소속 사회학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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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인종차별 이슬람 반유대주의 조기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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