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까지 일본의 청년 주거 문제가 주목을 받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청년 주거 문제의 유형을 세 가지로 나누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한국에서도 방영된 일본의 PC방 난민들 [출처: MBC 월드리포트 2015-07-05 방영 캡처] |
첫째는 단독세대입니다. 부모 슬하에서 독립해서 나와 혼자 살고 있는 유형을 의미합니다. 지난 호에서 살펴본 ‘넷카페 난민’이 여기에 해당되겠지요. 한국에서 가장 중요하게 문제시되는 계층도 이 부류입니다. 부모로부터 독립하게 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대학에 입학하였는데 원래 살던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거나, 취직을 하였을 때 집에서 나오게 되겠지요. 그 중 아직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할 생각이 없어서 혼자 살고 있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앞서 문제시되었던 넷카페 난민이 여기에 속합니다.
두 번째는 가구 내 단독세대입니다. 결혼을 하지 않고, 독립하지도 않은 채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들은 지난 43호에서 설명해 드린 ‘기생충 족’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결혼을 하여 독립한 가구입니다. 결혼을 계기로 부모와 다른 거처를 꾸린 가구를 의미하겠지요. 이 세 가지 유형과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결혼을 했는데도 부모와 함께 살거나, 독립은 했지만 친척이나 친구와 함께 사는 경우, 대학 기숙사나 병원, 시설에서 사는 경우도 위의 세 가지 유형에 해당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크게 보자면, 이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한국 사회의 청년 주거 문제, 다양한 가구 구성을 고려해야
일본에서는 한국과는 다르게, 가족 내에서의 청년 문제가 매우 심각하게 다루어져 온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한국의 경우, 청년 주거 문제가 가족 내 문제라기보다는 단독가구 문제에 집중되어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청년 주거 문제를 이야기할 때, 청년의 다양한 가구 구성을 전체적으로 볼 필요성이 있는 것입니다. 각 국가별 관심사가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이렇게 양 국가에서 청년 주거 문제가 제기되어온 경향성을 비교하면 청년 주거 문제를 보다 더 넓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래서 위의 세 가지 유형으로 청년 주거 문제를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청년이나 여성, 아동, 장애인 등의 주거 문제는 이들이 단독세대가 되고 나서야 문제시된다는 특징이 있어왔습니다. 예를 들어, 여성 빈곤 문제에서 주요 대상자는 미혼모나 싱글맘입니다. 이들은 주거가 매우 응급하게 필요하다는 점에서 중요한 정책 대상자일 것입니다. 하지만 결혼한 상태의 여성이 나 아직까지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않은 여성들도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주거 문제의 당사자들일 것입니다. 장애인의 주거 문제도, 현재 홀로 살고 있는 장애인 혹은 시설에서 살고 있는 장애인들의 주거 문제가 가장 시급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외에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장애인 주거 문제도 포괄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청년 주거 문제 역시 현재 고시원을 전전하는 홀로 생활하는 청년 문제 뿐 아니라,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싶지만 그럴 여건이 되지 않는 청년의 주거 문제까지도 함께 정책적으로 고민하는 움직임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일단 청년 주거 문제는 다양하다는 점을 말씀드렸고요, 다음 호부터는 이 청년 유형별 주거 문제가 어떻게 드러나는 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