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公共性)’이라는 주제로 문화역서울284(구舊 서울역사)에서 개최되고 있는 디자인 전시회의 포스터다. “안녕, 낯선 사람”하며 인사를 건네는 포스터 속의 손이 너무나 섬뜩했다. 공공성은 ‘우리 모두와 관계된 것’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바로 그 공공성이라는 이유로 서울역 주변의 거리홈리스들은 지금껏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쫓겨나지 않았던가? ‘우리 모두’ 속에 거리홈리스들은 애초에 들어가 있지도 않았다. 그런데 홈리스들을 쫓아내던 그 손이 이제 “안녕”하고 인사를 건네고 있다.
서울역에는 늘 낯선 사람들이 있다. 서울역 뿐만 아니라 도시라는 공간 뒤편에는 언제나 낯선 사람들이 있다. 한국사회가 결코 이웃으로 받아들여주지 않는 사람들, 언제나 낯선 사람, 위험한 사람, 지저분한 사람으로 남아야만 하는 도시빈민들 말이다. 공공성을 내걸고 안녕하냐는 인사를 건네기 전에, 그 공공성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먼저 물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