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투쟁, 사회양극화를 해체하는 투쟁”

민주노총 서울본부, 최저임금위원회 앞 노숙투쟁 전개


오는 9월부터 내년 12월까지 적용되는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민주노총을 비롯해 제 노동사회단체들이 본격적인 최저임금 투쟁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는 9일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최저임금 815,100원, 비정규권리입법 쟁취 결의대회’를 열고, ‘비정규직철폐, 사회양극화 극복, 사회공공성 강화’를 촉구하며 밤샘 노숙투쟁을 전개했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을 비롯해 민주노동당, 사회진보연대, 전국학생연대회의 등 각 단체 회원과 학생 600여 명이 참여했고, ‘노동자들의 아름다운연대, 차별철폐 서울실천단’이 주관했다.

오후 9시부터 시작된 이날 투쟁선포 결의대회에서 이수호 위원장은 “정부와 자본은 전체노동자 반 이상을 비정규, 저임금노동자로 만들고 있다. IMF이후 재벌들의 이익은 점점 더 쌓여가지만, 노동자들에게는 최저임금도 못 주겠다고한다”며 “한국 사회는 노동자들에게는 지옥이고, 자본가들에게는 천국이 되어가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이어 “그 누구도 우리의 권리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 권리를 찾아야 한다”며 “최저임금의 당사자인 우리 스스로 투쟁해 우리의 권리를 반드시 쟁취하자”고 말했다.

이어 “집회에 오기 전에 라면과 김밥 한줄 먹고 왔다”며 발언을 시작한 정종권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라면과 김밥만 먹었는데도 3천원이었다. 계산을 해보니 하루 세끼를 그렇게만 먹어도 한 달이면 27만 원이다. 그런데 자본가들은 한 달에 61만원을 받고 살라고 한다”며 재계가 제출한 최저임금 요구안을 비판했다. 경총을 비롯한 재계는 지난 달 27일 개최된 제 2차 임금수준전문위원회에 시급 2,925원, 주 40시간 기준 한 달 611,325원을 요구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정종권 위원장은 또 “한국에서 가장 크다는 현대자동차, KT노조 등도 조합원 숫자가 3만, 5만에 불과하다”며 “최저임금 투쟁은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125만 명의 노동자들이 함께하는 투쟁”이라고 강조하며 최저임금 투쟁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최만정 전국일반노조협의회(준) 의장은 “상하위 각 10%의 임금격차가 17배 이상 난다는 통계가 보여주듯 한국사회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우리의 최저임금 투쟁은 그야말로 사회양극화를 해체하는 투쟁이자, 전 국민적 지지를 받는 투쟁으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결의대회가 끝난 후에는 연영석 씨의 노래공연과 청소용역노동자들이 꾸민 집체극 등의 문화공연이 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