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노조 사측과 첫 면담 세 시간

[인터뷰] 최일배 위원장, "사측의 대화는 명분 쌓기에 불과"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코오롱 사측과의 면담은 3시간이 넘게 진행되었다. 면담의 주 내용은 최일배 코오롱노조 위원장을 사측에서 대화 상대로 인정하는 문제였다.

사측은 화섬연맹과는 대화할 의향이 있으나, 현 노조집행부는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하며 현 집행부와 교섭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면담 직후 면담결과를 가지고 집행부와 상의하고 있는 최일배 위원장

이에 화섬연맹은 문제의 당사자인 노조를 배제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고 문제제기를 하였고, 사측은 월요일까지 노조를 대화상대로 인정할 지를 결정하여 공문으로 화섬연맹에 보내겠다고 답변을 했다.

또한 면담요청을 위해 코오롱 회장실을 올라가려다가 연행된 39명이 전원 석방되지 않는 한 농성을 멈출 수 없다고 대표단은 제기하였고, 경찰은 전원 석방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얻었다.

집회 참석자는 연행자가 전원 석방될 때까지 코오롱 본사 로비에서 농성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연행자가 석방되면 코오롱 본사 점거농성은 풀 예정이다.

최일배 위원장 인터뷰

사측의 대화 노력은 명분 쌓기에 불과

면담 요청 중에 자해를 시도했는데
  최일배 위원장

노동조합 대표자라는 책임감과 900여 조합원의 자존심이 뭉개진 상황을 보며 갈등을 했다. 노동자 대표로 회사 대표를 만나러 가는 게 무슨 잘못이라고 경찰에게 막히고, 연행되는 수모를 겪어야 하는지 너무 억울하고 분했다.

면담 중 사측과 진전을 본 내용이 있는가

월요일 서면으로 답변을 주겠다고 했지만, 아직 회사는 노조와 대화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 같다. 노조와는 교섭을 하지 않고, 화섬연맹하고만 대화하겠다는 것은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 회사가 대화 의지가 있다는 명분 쌓기를 위해 벌이는 언론 플레이에 불과하다. 문제 당사자를 교섭 상대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대화의 물꼬를 열 수 있겠는가. 월요일 답변에서 조합원의 손으로 뽑은 대표성을 지닌 노조와 교섭하겠다는 전향적인 사측의 답변을 간절히 기다린다.

면담을 마치고 내려오실 때 심정은

오늘 (자해 시도는) 계획된 행동은 아니었지만, 계단에서 대치할 때 자해를 했더라면 더 원활하게 풀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 착잡한 심정으로 내려왔다.

이후 투쟁은

회사가 아직은 버티는 힘이 더 강하다. 지금보다 더 강한 투쟁을 준비하지 않으면 돌파구가 열리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이 앞선다.

철탑농성이 열흘이 넘어갔는데

단순히 (철탑농성) 사수로 갈거냐, 아니면 좀 더 무리수를 두는 투쟁을 할 거냐는 조합원들과 이야기를 해서 정리하겠다. 지금 상황에서는 앞으로 철탑농성보다 더 강한 투쟁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