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연행 각오로 코오롱 본사 로비 점거

화학섬유연맹 60여 명 '정리해고 철회' 요구 경찰과 대치

정리해고 철회 및 노조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9일째 송전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코오롱노조는, 14일 오후 3시경 과천 코오롱그룹 본사 1층 로비를 점거하였다. 이 날 화학섬유연맹 주최로 과천 코오롱본사 앞에서 ‘코오롱투쟁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집회 시작 직전 코오롱노조 조합원이 본사로 진입을 시도하자 화학섬유연맹 조합원 등 150여 명의 집회 참석자들도 함께 본사 로비로 몰려가 코오롱 본사 로비를 점거하였다.

[%=영상1%]
  과천 코오롱본사 진입을 시도하는 조합원

  용역경호원들이 폭력을 휘두르며 조합원들을 막고 있다

배강욱 화섬연맹 위원장은 “지금 코오롱노조 조합원 3명이 15만 볼트가 흐르는 고압송전탑에서 목숨을 걸고 투쟁을 하고 있다. 양심에 걸려서라도 이곳에서 한 발짝도 물러설 수가 없다. 최소한 노조와 언제 대화를 하겠다는 약속이라도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연행을 각오한 점거농성을 벌인다”고 결의를 밝혔다.

또한 최일배 코오롱노조 위원장은 “3보1배도 했고, 단식도 했고, 목숨을 걸고 송전탑에도 올랐다. 협상을 이루기 위해 노조사무실에 ‘단결투쟁’이 아닌 참을 인자를 두 개 써놓고, 대화를 이끌어내려고 공문도 보내며 합법적으로 싸워왔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물러 설 곳이 없다. 법이 노동자에게는 너무 먼 것 같다. 이제 합법, 불법 가리지 않고 싸울 수밖에 없다. 웃으며 감옥을 가겠다”며 지난 400여 일의 투쟁의 감회와 이후 투쟁의 험난함을 말했다.

  화장실도 가지 못하게 경찰이 앞 뒤로 막자 조합원들이 '인권유린'이라고 항의를 한다

이날 본사로 진입을 시도하자 용역경호원들이 막아서며 격렬한 충돌이 있었으며, 이후 경찰들이 농성대오 앞뒤를 둘러싸며 긴장감이 돌았다. 경찰들이 화장실마저 가지 못하게 막자 “인권유린”이라고 격렬히 항의하였고, 항의와 몸싸움 3시간 만에 2명씩 교대로 화장실 가는 것을 경찰은 허용하였다.

오후 8시 30분경 경찰은 로비 경호를 맡을 100여 명의 병력을 남기고 철수하였으나, 용역경호원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어 농성대오는 긴장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오후 10시, 본사 로비 농성을 지속할 60명의 화학섬유연맹 및 코오롱노조 조합원들은 정리집회를 갖고, 이후 투쟁을 결의하는 분임 토의 시간을 가졌다.

  돌아가며 불침번을 서며 첫날 밤을 보냈다

  15일 6시 30분에 기상한 조합원들이 로비에서 체조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