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 백혈병으로 사망한 박지연 씨의 8번째 죽음에 이은 9번째 죽음이 박씨 사망 첫 날 드러나 빈소의 슬픔은 더했다.
30일 오전 11시경 사망한 박지연 씨의 빈소가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9호실에 차려지고 불과 5시간도 안 돼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김경미 씨의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1999년에 입사한 김경미 씨는 몇 번의 임신에 실패하고 어렵게 아이를 가졌지만 2008년 4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이후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하 반올림) 측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 김씨에게 산업재해를 신청할 것을 권했으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함께 하지 못했다.
박지연 씨의 사망 소식을 접한 김씨의 남편은 ‘충격적이다’며 반올림 이종란 노무사에게 연락을 해 작년 11월 김씨 역시 백혈병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종란 노무사는 “살아계신 줄 알았는데 돌아가셨다니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역학조사를 할 당시 자료를 제출했으니 사측 역시 이 같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 림프종 등 조혈계 암 발병으로 사망한 노동자는 9명이다. 박지연 씨, 김경미 씨에 이어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소속 황유미 씨, 이숙영 씨, 황민웅 씨, 이민호 씨,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여성 노동자 2명과 수원사업장 디스플레이 개발팀 이상해 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