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근무하다 2007년 9월 백혈병이 발병해 치료를 받다 숨진 23세의 고 박지연 씨의 죽음을 추모하는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 소속 회원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김상필 씨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전혀 쓴 적이 없다고 밝힌 이소프로필알코올 같은 독성 물질을 엔지니어들이 ‘스테이션’이라고 부르는 작업대 세정용으로 수시로 썼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삼성전자 기흥공장이 1998년께 아이에스오(ISO) 인증을 받았을 때처럼 외부인이 방문할 경우 관련 독성 물질을 모두 감춰 놓기도 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그는 인터뷰에서 “재직 때 유기용제와 가스 누출 사고가 비일비재했다”며 “많을 때는 한 달에 두세 차례 사고가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워낙 마감에 쫓기다 보니 누출 사고 때 감지 장치가 울리면 그냥 끄고 작업을 진행하는 등 안전기준을 안 지키고 작업을 진행한 적이 많았다”며 “회사 중간 관리자들은 그런 사실을 다 알면서도 묵인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자신도 “삼성전자에 다니는 동안 잘 모르는 수백 가지 화학물질을 공장에서 썼다”며 “나도 (병에) 걸릴까 두렵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기흥공장의 5라인과 에스(S)라인을 30여분간 기자들에게 공개하고 공신력 있는 국내외 연구기관 및 학술단체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백혈병 등의 발병 의혹을 재조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