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고 지역을 특별재난구역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사고 발생 12일만에 내놓은 대책인데다, 주민들은 정부의 지원이나 대책 없이 스스로 재난지역에서 대피하는 등 정부는 늑장대응에 대한 뭇매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8일 아침, 정부중앙청사에서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결정했다. 이 회의에는 임종룡 국무총리실장 뿐 아니라 지식경제부와 행정안전부 차관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정부는 1차 정부합동조사 결과 지자체와 주민들의 능력만으로 재난의 수습이 불가능할 만큼 피해가 크다고 판단하고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결정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결정되면 농작물, 주민건강 등 각 분야별 피해에 대해 정부가 행정, 재정적 지원을 하게된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사고발생 12일이 지난 후에야 결정됐고, 또 초동대처에 안이했던 환경부의 태도가 사건을 더욱 키웠다는 비판도 있어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사고현장 인근인 봉산리 주민들은 정부의 결정전에 마을을 빠져나와 대피 중에 있다. 주민들은 환경단체 등과 함께 실시하는 자체 현장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부 상대의 소를 제기하겠다는 의견도 내보였다.
현재 봉산리 주민들은 구미시 자원화 시설이나 친인척 집으로 모두 대피해 봉산리에는 한 명의 주민도 남아있지 않다. 봉산리 주민들은 병원에 입원하거나 대다수의 주민들이 목과 눈의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박명석 봉산리 이장은 8일 아침,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민들이 각자 동물, 식물들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고 특별히 불산에 대한 역학조사는 물론 정부에서도 하고 있는 것과 별개로 환경단체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이장은 “정부의 조사와 결과가 달리 나오면 거기에 따라서 주민들이 집단소송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봉산리 주민들은 현재 변호사 선임 등 법률적 대응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태는 환경부와 지자체의 안이한 대처가 초래한 인재였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홍영표 민주통합당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사고지점 및 주변지역에 대한 제대로 된 과학적 조사 없이, 사고 발생 18시간이 지난 뒤에야 실시한 간이 검사로 진행된 검출치만을 가지고 주민복귀 결정을 내렸다”며 “이후 2차 피해 등 논란이 커지자, 환경부와 지자체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려 하고 있다”며 정부 당국을 강하게 질타했다.
홍 의원은 이어 “생명의 치명적인 불산 가스가 8만톤이나 유출됐는데,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1만원짜리 검지관으로 간이 검사한 결과치만 믿고, 주민복귀를 결정한 것은 국가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경시한 무책임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정부의 안이한 대처로 인해 주민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당장 정부의 구체적이고 정확한 조사결과와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박명석 이장은 8일, SBS 라디오 ‘김소원의 SBS 전망대’에도 출연해 “환경부 측에서는 우리가 정말 여기서 살 수 있는지, 우리가 거주를 할 수 있는지, 내년에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지 빠른 시일 내에 발표가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구체적인 시스템이 구축이 되어서, 화학물질에 대한 연구가 되어야 하고 지방자체단체에서도 이런 시스템이 구축되어서 항상 대피가 잘 될 수 있도록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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