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동화작가 박기범의 단식일지] 이제는 싸움의 무기다.

[동화작가 박기범의 단식일지] 이제는 싸움의 무기다.

회의 울진에서 평화모임을 같이 해 가고 있는 일다 님이 답답한 마음으로 얘기했다. 곁에서 지켜보는데 무얼 어떻게 함께 해야 할지, 해도 좋은지 몰라 답답하다는 말씀이었다. 하루하루 날짜는 더해가지, 굶고 지낸 게 열흘을 넘기고 있으니 마음은 마음대로 쓰이는데 그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본 게 없기 때문이다. 울진의 릴레이 단식은 선발대 파병이 있던 8월 3일부터 시작했다. 김선일 씨의 죽음이 있던 6월 중순부터 7월말까지 군청 앞에서 하루도 쉼 없이 피켓 시위를 잇다가 8월로 넘어가면서는 전국에서 함께 하는 10만 릴레이 단식을 함께 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일꾼 몇 사람이 잠정으로 얘기한 건 첫 주는 쉬며 호흡을 가다듬어 둘째 주부터 시작하자는 거였다. 하지만 예고 없이 이루어진 파병이 있고 나니 둘째 주로 미룰 수 없던 마음들부터 밥을 굶고서 다시 군청 앞에 나와 섰다. 그렇게 시작된 군민들의 단식 릴레이. 단식 릴레이는 먼저 시작하고, 굶는 사람들의 군청 앞 시위는 이미 이어지고, 며칠이 지나서야 군청 앞 주자창 바닥에 둘러앉아 회의라는 것을 했다. 두 달이 가깝도록 군청 앞 시위를 잇고, 소박하나마

[동화작가 박기범의 단식일지] 지율, 김재복, 목숨을 건 싸움

[동화작가 박기범의 단식일지] 지율, 김재복, 목숨을 건 싸움

청와대 가는 길 정말 가도 되는 건지, 괜찮은 건지 겁이 났다. 가봐야 굳이 드릴 말씀이 있는 것도 아닌데 괜히 가서 힘들게만 하는 건 아닌가 싶었다. 몸 힘들 때면 사람 하나 만나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 다른 무엇보다 사람에게 치이는 일이야말로 정말 기운을 잃게 하는 일일 텐데 말이다. 주말에 서울 올라와 하루 더, 하루 더 있으면서 오늘 내려가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하나 아쉬웠던 게 김재복 수사님을 한 번 못 보고 가겠다 하는 거였다. 수사님은 파병반대국민행동 지도부가 파병철회를 위한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하던 지난 7월 26일 함께 단식을 시작했다. 여드레가 지나 자이툰 선발대는 달아나듯 몰래 떠났고, 그것을 막기 위해 시작한 국민행동 지도부의 단식농성은 그것으로 마쳤다. 여기에 수사님은 오히려 이런 때야말로 더욱 중요한 시기인데 그대로 단식을 접어버리면 어떻게 하느냐며 명동성당에 폈던 농성장을 청와대로 옮겼다. 그렇게 길가에 나와 굶기 시작한 게 오늘(8월 18일)로 스물 나흘 째. 수사님의 싸움은 외로울 것 같았다. 얼굴이라도 한 번 뵙고 가야지, 이렇게 응원하고 있다고, 함께 하고 있다고 힘을 드리고 가야지 하면서도

[동화작가 박기범의 단식일지] 침략군을 보낸 나라의 백성

[동화작가 박기범의 단식일지] 침략군을 보낸 나라의 백성

침략군을 보낸 나라의 백성 어쩔 수 없이 나는 침략군을 보낸 나라의 백성이 되었다. 이 나라는 침략자들과 한 패거리가 되어 그 땅 사람들을 죽일 것이고, 그 땅 사람들을 죽여 빼앗을 것이다. 내가 아무리 이 전쟁이 시작하기 전부터 반대했고, 우리나라의 군대를 보내는 것에 반대를 해 왔다 할지라도 어쨌든 나는 침략군을 보낸 나라의 백성이다. 내가 먹게 될 음식, 내가 집에서 켜는 전깃불, 내가 물을 데울 때 쓰는 가스, 먼 길을 갈 때 타는 버스……. 그 모든 것들에는 이미 침략과 전쟁으로 죽어간 이라크인들의 목숨이 스며 있다. 내가 세금을 내거나 내가 낼 기름 값, 가스 값, 버스 값, 음식 값 따위들은 그 값은 모두 이 전쟁과 관련이 없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값이 올랐다면 그건 이라크로 보낸 군대의 총과 탱크를 마련하느라 더 높은 세금이나 물건 값을 내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거꾸로 그 전보다 값을 덜 내게 된다 해도 내가 이 침략과 약탈의 공범자가 되는 건 마찬가지다. 만약 세금이나 물건 값이 내려간다면 그건 수많은 이라크인들을 죽이고,

[논평] 만민공동회가 이름값을 하려면

[논평] 만민공동회가 이름값을 하려면

만민공동회가 3차 집회를 진행하면서 작은 규모지만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8.15범민족대회의 규모에 비할 데 없이 적은 인원이었지만, 파병 반대 투쟁의 뚜렷한 정치적 방향을 제기하고 지속적인 실천을 약속하고 있어 이후 활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만민공동회를 준비하고 있는 단체들은 앞으로도 한 달에 한 번씩 만민공동회를 여는 것으로 하고, 해당 시기 상황에 맞추어 다양한 방식의 집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인권단체에서 제안한 민중법정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결합한다는 계획이다. 파병반대 투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동안 세 차례 만민공동회가 열렸다. 1차 만민공동회는 김선일 씨 죽음 이후 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국민행동)이 전개해온 6월 26일, 30일, 7월 3일 전국동시다발 범국민추모대회가 행사 참여자들의 의지와 요구를 담아내는 데 한계를 보였다고 지적하고 기존 촛불집회 형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하였다. 1차 만민공동회 제안문에 따르면 “여중생 살인미군 처벌 투쟁이나 탄핵반대 투쟁이 집권세력이 아닌 미국과 한나라당에 대한 투쟁이었기에 정권에 대한 분명한 태도를 밝히지 않고도 대중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지만, 이라크 파병이라는 사안은 대중들의 참여와 정치의식을 높여나갈 수 있는 정치적 폭로와 이를 강행하려는 정권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포토]815 파병철회 범국민대회 격렬한 공방전

[포토]815 파병철회 범국민대회 격렬한 공방전

지난 8월15일 미대사관으로 나아가려는 번국민대회 참가자들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 양쪽은 격렬한 공방을 벌였고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동화작가 박기범의 단식일지] 전범은 노무현 정권이다

[동화작가 박기범의 단식일지] 전범은 노무현 정권이다

다시 광화문 2시부터 예정했던 광화문 집회에 조금 늦었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본집회가 거의 끝나고 행진을 준비하던 때였다. 사회자는 되풀이해서 미대사관으로 가자는 말을 외쳤다. 무대 뒤편 경찰 버스로 쳐 놓은 바리케이트 앞에는 선봉대를 비롯한 시위대들이 달라붙어 몸으로 밀고 당기는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그리고 잠깐 교보문고 쪽으로 길이 뚫리면서 한 떼의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세종로 쪽으로 치고 나갔다. 뚫렸던 길이 다시 막혔고, 시위대는 바리케이트가 된 경찰 버스들을 손으로 밀었다. 버스 위에 올라선 경찰 쪽에서는 물대포를 쏘기 시작했다. 바로 몇 미터 되지 않는 거리에서 사람들의 몸과 얼굴로 직접 물대포를 쏘았다. 그리고 분말소화기. 잠깐 소동이 있는 듯 하더니 방패를 찍고 휘두르며 달려 나오기도 했다. 그렇게 하기를 한 시간 한 시간 남짓. 시위대는 맨몸으로 경찰과 경찰차를 밀었고, 경찰 측에서는 계속 물대포를 쏘며 대응했다. 그대로라면 어느 한 쪽에서 더한 물리력을 쓰지 않는다면 그러한 형세가 바뀌지 않을 듯 했다. 몸싸움 과정에서 몸을 다쳐 몸을 다치는 이들도 나왔다. 그러다보면 흥분하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고, 그런 이들 가운데 몇몇이 돌을

파병철회까지 전 민중이 결사 투쟁해야

파병철회까지 전 민중이 결사 투쟁해야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국민행동)과 통일연대는 8월15일 광복절을 맞아 1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광화문에서 ‘파병철회 범국민대회’를 열고 파병을 강행한 노무현정부를 강하게 규탄하고 미대사관 진출을 시도했다. 미대사관 진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참가자들과 경찰사이에 격렬한 공방이 한 시간여 동안 진행되어 양측에 많은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번국민대회에서 오종렬 전국연합 상임의장은 “파병은 절대 안 된다고 작년 3월부터 국회, 청와대, 광화문에서, 정부기관 마다 동포들이 모이는 곳마다 가서 외쳤는데도 노무현정부는 기어이 8월3일 파병을 강행했다”면서 “우리에게 손가락질 한 번 안 한 이라크인이, 자기 나라의 독립을 하겠다는 이라크인이, 인간 살육전에 가담하기 위해 훈련하는 내 아들들을 볼 때 심정이 어떠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오종렬 의장은 또 “이제 피로 피를 쓰는 보복의 악순환만 남았다”면서 “지금부터 파병 철회라는 절대적인 요구를 내걸고 서희 제마 부대까지 돌아올 수 있도록 전 민중이 일어서서 결사 투쟁해야 한다.” 이어 연단에 오른 강승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은 하반기에 파병 철회 투쟁을 가장 중심에 두고 투쟁해 나갈 것”이라며 “현장에서부터 파병 철회, 분단을 끝장 내는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현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은 “우리는 미국과 함께

“노무현, 당신의 눈물은 안약보다 더 싸구려다”

“노무현, 당신의 눈물은 안약보다 더 싸구려다”

14일 오후 4시 30분부터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 인도에서 3차 만민공동회가 열렸다. 100여 명이 참석한 3차 만민공동회는 자유발언과 선전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참가자들은 같은 장소에서 열린 8.15대회 참가자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숫자였지만 만민공동회의 주장이 정당하다는 생각을 같이 하고, 앞으로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만민공동회를 계속 진행할 것을 약속했다. 김유진 전학투위 선봉대장은 “내일부터 7박 8일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파병철회 노무현퇴진’의 시원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고 말하고 “‘파병반대, 노무현퇴진’ 구호가 전체 파병반대 투쟁에서 작고 힘없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대중 속에서 노무현정권 박살, 퇴진 구호가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작지만 힘차게 외쳤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전학투위 소속의 한 학생은 파병철회 노무현퇴진 내용을 담은 ‘뮤지컬 구호’와 ‘떴다 구호’를 선동,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사회를 맡은 최인기 전빈련 사무처장은 “만민공동회는 명망가가 있고 특정 조직이 이끄는 것이 아니라 노무현정권에게 파병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개인과 단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집회”라며 만민공동회의 위상을 피력하기도 하였다. 질풍노도 아이디를 쓰는 민지네 회원은 “노무현은 끝내 파병을 강행했다. 파병반대 운동은 이제 더 이상 파병철회를 요구하며 청원하는

[동화작가 박기범의 단식일지] 11월로 미룰 수 없는 싸움이다

[동화작가 박기범의 단식일지] 11월로 미룰 수 없는 싸움이다

동화의 편지 동화에게 메일이 왔다. 동화는 내가 모르던 또 많은 소식들을 전해왔다. 바그다드의 최대 빈민지역으로 200만 명이 넘게 사는 사드르 시티는 전기와 물의 공급이 모두 끊겼다 한다. 그곳으로 들어가는 길도 모두 막았다고 한다. 동화는 지금 사드르 시티의 상황을 4월의 팔루자와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 바그다드에서 ‘시티’의 개념은 우리나라의 서울이나 부산, 광주 같은 대도시로 치면 ‘구’에 해당하는 개념. 그러니 지금 사드르 시티에 전기와 물이 모두 끊겼다고 하는 건 서울의 동대문구나 관악구, 양천구나 송파구 같은 지역 한 곳에 물과 전기를 끊었다고 하는 말과 다르지 않다. 내가 알기로 바그다드에는 모두 5백만 정도가 산다고 알고 있으니 그렇다면 사드르 시티는 (흔히 빈민지역이 그렇듯) 인구밀도가 몹시 높은 곳일 것이다. 지금 사드르 시티가 봉쇄되어 있다는 것은 서울로 빗대어 본다면 못잡아도 ‘성북, 강북, 노원, 중랑, 동대문구’를 더한 만큼의 지역이 꽁꽁 막혀 있다는 것이다. 전기와 물이 끊기고 바깥으로 통하는 길이 모두 막혔다. 50도를 넘나드는 불볕에도 선풍기 하나 돌릴 수 없고, 해가 지면 암흑이다. 그리고 언제라도 가능한 죽음에 대한 공포. 동화는

[사회화와노동] 왜 미국의 침략과 점령에 의한 “민주주의 이식”은 불가능한가?

[사회화와노동] 왜 미국의 침략과 점령에 의한 “민주주의 이식”은 불가능한가?

이라크 “주권이양” 이후 진실이 드러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철저히 친미적이며 이라크 내부의 본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일에도 철저히 무기력한 임시정부의 현실. 미국은 자신이 “임명”한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보호하고자 저항세력 제거를 위한 총공세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임시정부를 더욱 궁지로 몰고 있다. 설사 앞으로의 정치일정이 어떻게든 지속된다고 하더라도, 저항게릴라 활동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임시정부를 이끄는 시아-수니의 엘리트들은 과거의 “영화”를 회복하자는 민족주의적 색채를 내세우지만, 억압적인 국가기구를 통해 시민적 권리를 제약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을 모르는 듯하다. 한국군 파병지인 북부 쿠르드 지역은 장차 이라크의 미래가 걸린 그야말로 “화약고”와 같다. 쿠르드가 장차 민족적 반역을 추구한다면 한국정부는 어떻게 할 것인가? 노무현 정부는 아무런 답도 없는 듯하다. “미국의 입장이 곧 정답”이라고 믿을 뿐이다. 이라크에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으나, 미국은 그것의 해결방향도 해결능력도 없다. 결국 미국에 의한 “민주주의의 이식”은 잠시 말하기 좋은 단지 허울이었다. 미군, 나자프 저항세력 제거를 위해 총공세에 나서다 8월 12일 오전 7시 미국은 시아파 지도자 알 사드르를 제거하기 위해 남부 나자프와 쿠트 지역에서 총공세를 개시했다.

기사 9,785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