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나니 확실히 바람 느낌이 다르다. 그리고 발에 밟히는 흙 느낌도 다르다. 들로 나가서 푹신푹신한 흙을 밟으면 왜 봄은 '오는' 게 아니라 '일어서는' 건지 알 수 있다. 발효되어 부풀어 오른 빵처럼 땅이 일어서고 있다.
옥수수 창고가 터져 팝콘이 눈처럼 쏟아져 내리는, 어느 영화 한 장면처럼 개나리꽃은 순식간에 세상을 노랗게 물들이며 꽃핀다.
한해살이풀들이 풀씨를 남기고 바삭바삭 말라가고 있다. 이것들은 풀씨로 겨울을 나는 것이다. 땅에 떨어진 풀씨는 새로운 삶을 품고 있다. 그러나 어디로 날아갈는지 날아간 곳이 뿌리내리고 살 만한 곳인지 미리 알 수는 없다.
가을 들녘이 꼭 흰눈이라도 내린 듯 하얀 미국쑥부쟁이 꽃으로 덮여 버렸다. 미국쑥부쟁이가 춘천 중도라는 섬에서 처음 발견된 게 70년대 말이었다.
숲속에서 가장 자주 만나게 되는 나무는 무엇일까? 지금은 신갈나무이다. ‘지금’이라고 했던 것은 전에는 다른 나무였다는 이야기고 또 그게 바뀌었다는 거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만큼 무거워진 마음을 조금 비워 보려고 절에 갔다. 자기를 비우고 낮추는 곳, 절이 절이 아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만큼 무거워진 마음을 조금 비워 보려고 절에 갔다.
개미자리는 쭈그리고 앉아서 눈을 크게 떠야 볼 수 있다. 개미자리는 정말 작다. 애기땅빈대가 작다 해도 그 잎새는 그래도 밥풀만 하다.
산과 들이 만나는 곳은 다른 곳보다 더 다양한 꽃들이 피어나고 그 꽃들을 쫓아 더 많은 벌레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바람이 분다. 바람은 나무 꼭대기 잔가지들은 거칠게 훑으며 몰아쳐 갔다. 텃밭 옆 언덕바지 마른 풀대들이 거친 바람에 버석거리며 부르르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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