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근의 들꽃이야기] 노동자 같은 나무, 리기다소나무
지난 겨울이 추웠던 탓에 봄이 조금 늦다. 계곡엔 얼음이 드문드문 남아 있고 생강나무는 아직 꽃피지 않았다. 산개구리들만 짝을 찾아 흐느끼듯 울어대고 있다. 겨울 흔적이 다 사라지기 전에 소나무 얘기를 해야겠다. 소나무는 봄, 여름, 가을, 겨울 크게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늘 거기 있지만 겨울이 아니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넓은잎나무들이 잎을 다 떨구고 나면 소나무는 조그만 나무 한 그루까지 모두 모습을 드러낸다. 갑옷 같은 나무 껍질을 두르고 겨울에도 푸른빛을 잃지 않는 소나무는 겨울 숲을 지키는 장수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소나무는 겉모습처럼 강하지 않은 것 같다. 지금 숲 속 소나무는 넓은잎나무와 자리다툼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다. 소나무는 공해나 병충해에도 약하다. 지난 해 소나무 재선충 때문에 많은 소나무들이 죽었다. 재선충 매개 곤충인 솔수염하늘소를 박멸하려고 많은 살충제를 공중에서 뿌려댔지만 소나무 재선충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살충제는 아마 솔수염하늘소보다도 애꿎은 다른 숲 속 동물한테 큰 피해를 주었을 것이다. 솔수염하늘소가 겨울잠에서 깨어나 알을 낳기 시작하면 또다시 더 많은 소나무들이 죽어갈지 모르겠다. ‘소나무가 줄어들면 해충의 삶 터전이 악화되어서 해충도 줄어들게 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