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에 이미 허쉬 기자의 <권력의 댓가>와 <목표는 파괴되었다>를 읽은 조갑제는 1983년 세 번째 사건에선 김포공항 어느 사무실에 들어가 미국 정부가 보낸 KAL기의 항적도까지 빼냈다. 지금도 모든 국제공항에는 국정원의 별도 사무실이 있어 내외국인의 모든 출입국 기록을 갖고 있다. 그 방은 공항에선 대부분 ‘101호실’로 부른다. 그 방에 기자가 들어가 자료를 빼내는 건 80년대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도대체 누가, 무엇이, 어떻게 조갑제를 오늘날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지 나는 지금도 의문이다. 적어도 1989년 이전의 조갑제와 1989년 이후의 조갑제는 동면의 양면처럼 확연히 다르다. 조갑제가 이 책 5쪽에 쓴 글을 읽고 요즘 젊은 독자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그대로 소개한다.
진보매체에 적을 두고 있는 사람이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서유럽, 동유럽, 북미, 남미의 진보적 대안언론이 1950-80년대까지 어떻게 살았는지, 내부 구조는 어떠했는지, 한계는 무엇이었는지, 당사자들은 직접 만나 꼼꼼하게 취재하듯이 분석한 책이다.
시몬느 베이유는 낡은 보수주의에도 저항했지만 스탈린식 사회주의에도 격렬하게 맞섰다. 그래서 아나코-생디칼리즘을 가장 완벽하게 실천했다.
30년 지난 고전이지만 지금 읽어도 충분히 현장감 있다. 대학 1학년 때 이 책을 손에 쥐고서 소름 돋는 밤을 보낸 경험을 가진 사람이라면 언제 들어도 코끝이 찡해지는 책 ‘미국 노동운동 비사(秘史)’. 누런 똥종이에 표지도 단순하기 이를 데 없는 이 책은 제목과 달리 ‘비사’가 아니다. ‘정사’다.
미당은 서문에 “자화자찬 같아서 미안하지만 내가 알기로는 전 세계에 걸친 계속적인 이런 방랑의 기록은 세계문학의 오랜 역사 속에서도 내가 아마 맨 처음이 아니었던가”라고 썼다. 미안할 것도 없이 자화자찬이다.
일제하 노동운동을 읽으려면 ‘경성트로이카’를 읽으면 안 된다. 웬 듣보잡이 이런 책을 냈지만 1930년대 이재유를 읽으려면 김경일 교수의 ‘이재유 연구’를 읽어야 한다. 90년대 초 숨어있던 이재유를 발굴할 만큼 내공 있는 사람이 김경일 교수다.
지금 우리가 ‘노동’을 국가안보와 경제성장의 걸림돌로만 여기던 시절에 나온 이 책만큼 폭넓게 세상을 보고 있는지 되돌아보면 참 많이 부끄럽다. 사민주의를 비판하면서도 사민주의만큼도 대안이 없는 우리가 맞이할 다음 세상이 두렵다
내공 있던 출판사 뿌리깊은나무가 32년 전에 내놓은 <이 땅의 이 사람들>에서 다루는 해방 전후사의 주요 인물들은 지금 와서 보면 별 주목을 끌지 못한다. 초등학생을 위한 위인전 수준을 맴돌 뿐이다. 그러나 전직(前職) 승려 고은 등 21명의 필자는 흥미롭다.
이 책은 <한국의 상대적 과잉인구와 고용문제>라는 부제를 달아 1986년에 나왔다. 85년까지의 노동통계치를 분석해 조만간 터질 실업과 비정규직 문제를 전망했다. 당시엔 ‘비정규직’이란 용어 대신 임시고용, 일용직 등을 사용해 ‘불안정, 불완전 취업자’라는 개념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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