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고생하던 자이툰, 다이만 부대 병사들이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누르스름한 군복을 입은 채 활짝 웃으며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는 모습을 보는데 나도 모르게 가슴 한 구석이 찡하게 울려 왔다.
아프다. 글을 쓰는 지금도 온몸이 불덩어리다. 출근하려고 집을 나설 때만 해도 아무렇지도 않았던 몸이 전철을 타자마자 오소소 떨리기 시작했다.
동화면세점 앞을 밀고 들어와 꿈쩍도 하지 않는 전경들 너머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명 차량에서 비추는 불빛 때문에 눈이 부셔 소리가 들리는 쪽을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똑 부러지게 발음하는 그녀의 목소리. 오랜만이었다.
부평 GM대우 천막 농성장에 취재 삼아 갔던 날이 마침 한 조합원의 생일이라서 나는 엉겁결에 생일 축하 술자리에 끼어들게 되었다. 술을 마시다가 결국 천막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된 나는 해롱대는 정신으로 바닥에 누워 몇몇 사람들에게 손전화 문자를 보냈다.
11월 28일 금요일이었고, 재능교육지부가 천막 농성을 시작한지 344일째였다. 횡단보도를 건너니 저 앞에 있는 천막 농성장이 보였다. 깃발도 사람도 없이 휑뎅그렁했다.
전국학습지산업노조(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금요 집회가 끝나고 나는 조합원들과 상암동 한솔교육 본사 앞으로 이동했다. 차 안에서 재능교육지부 오수영 사무장에게 들은 한솔교육 이야기는 여느 투쟁 사업장들의 사정과 마찬가지로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전국노동자대회와 이랜드 홈플러스지부 마지막 투쟁 문화제가 끝나고, 나에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가만히 있으면 바람 소리가 들렸다. 날은 이미 어두웠다. 홈플러스 상암점 천막농성장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앉아 있었다.
살아가기에 날이 갈수록 빠듯해지고 흉흉해지는 요즈음, 도대체 이게 뭔가 싶은 우스꽝스러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전국노동자대회가 끝나고 나는 꿈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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