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나누기

[상상나누기] 우측보행, 너무 과하지 아니한가

[상상나누기] 우측보행, 너무 과하지 아니한가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09년 10월1호 밥보다 문화 우측보행, 너무 과하지 아니한가 김성윤(문화사회연구소 연구원) 요즘 지하철역에는 우측보행 캠페인이 한창이다. 역사 곳곳에 우측통행을 고하는 포스터가 도배되다시피 했고, 다니는 길마다 우측보행 화살표가 덕지덕지하다. 좌측보행을 규율하던 시절이 떠올라 씁쓸한 미소가 흘러나온다. 돌이켜보면 초등학교 시절의 쉬는 시간은 쉬는 시간이 절대 아니었다. 차라리 쉬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를 배운 셈이었는데, 복도를 뛰어다니면 안 됐고 큰 소리를 내도 안 됐으며 ‘우측보행’을 해도 안 됐다. 심지어 좌측통행을 하면서 맞은편 친구들과 하이파이브를 해서도 안 됐다. 이런 규율사항을 어길 때면 어김없이 어디선가 교사가 나타나 체벌을 하곤 했다. 왜 왼쪽으로 걸어다녀야 하는 걸까. 사실 그 시절엔 근거 따윈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윗사람의 말이라면 무조건 복종하는 것이 관습이었고 그게 거의 유일한 ‘과학적’ 근거였으니 말이다. 그렇다. 좌측이냐 우측이냐 하는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쉬는 시간에 내가 배웠던 것은 좌측보행이 아니라 윗사람한테 복종하는 방법이었다. 윗사람이 나를 어떻게 다스리는지 그 언어를 습득하고 그런 식의 명령을 거부하면 얼마나 끔찍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지를 학습하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상상나누기] 한 줄로 서야, 우리가 보이나요?

[상상나누기] 한 줄로 서야, 우리가 보이나요?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09년 10월1호 일상의 순간 한 줄로 서야, 우리가 보이나요? 발칙한공기 (문화연대 청소년 자원활동가)

[상상나누기] [주황색끈]배우고 싶은 건 직접 기획하는 청.바.다에 놀러오세요

[상상나누기] [주황색끈]배우고 싶은 건 직접 기획하는 청.바.다에 놀러오세요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09년 10월1호 기획기사 배우고 싶은 건 직접 기획하는 청.바.다에 놀러오세요 정소연 (문화연대 대안문화센터 활동가) 청소년을 위한 강좌는 많다. 그러나 그 곳엔 정작 청소년은 없다. 청소년을 위한 강좌인데 왜 청소년이 없을까? 입시 공부 하느라 바빠 죽겠고, 학교를 다니지 않으면 기회조차 없고, 몇 십 만원씩 하는 강의료가 없어서…. 그들은 그곳에 없다. 청.바.다. “청소년이 바라는 세상을 말하다”는 그렇게 탄생 했다. 청.바.다는 청소년들이 바라는 세상을 말하고 만들고 살아갈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모아내고 소통하는 청소년 인권 아카이브를 만드는 모임이다. 직접 배우고 싶은 것들을 기획해서 그 배움을 나누는 그들 청.바.다에 놀러가보자. 2009년 7월 청.바.다는 사진, 영상, 만화 이렇게 세 개의 강좌를 열었다. 선착순으로 열 명을 모아 진행하고 모든 강좌는 무료로 진행되었다. 무료인 대신, 7월 31일 ‘대한민국에서 청소년으로 산다는 것은’ 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출품해야 했다. 제출된 작품은 청.바.다의 궁극적인 목적인 청소년들의 인권 아카이브가 될 홈페이지에 실릴 예정이다. 청.바.다 창작강좌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표현 할 수단을 익히고 서로 만날

[상상나누기] 용산국민법정을 준비하며

[상상나누기] 용산국민법정을 준비하며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09년 10월1호 특집기사 ③ 용산국민법정을 준비하며 이호중(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용산국민법정 준비위원) 용산, 진실의 꽃으로 살아나라!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에 대한 국민법정이 10월 18일 열린다. 국민법정이란 용산참사의 은폐․왜곡된 진실을 밝히고 강제진압과 철거민 사망의 책임자를 분명하게 짚어냄으로써 주권자인 국민이 직접 정의를 실현하고자 세우는 법정이다. 이미 시민기소인 10,000여명이 함께 하고 있다. 시민들이 나서서 용산사건의 책임자를 지목하여 법정에 세우고 헌법과 국제인권규범에 따라 민주주의와 인권의 잣대를 통해 그들의 책임을 묻기 위함이다. 왜 국민들이 직접 나서야 하는가? 2009년 1월 20일 용산 남일당 건물. 세입자들의 생존권을 철저하게 짓밟는 재개발사업, 철거용역들의 온갖 폭력과 협박, 성희롱 등으로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어 망루로 올라간 철거민들. 주거권과 생존권의 박탈 위기에 내몰려 생존권 보장을 외치던 이들을 경찰은 도심테러범이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단 하루 만에 경찰특공대를 투입하여 무자비한 강제진압을 자행하였다. 철거민 5명의 소중한 목숨이 희생되었고 수많은 철거민들이 부상을 입었건만, 검찰은 철거민들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 등의 혐의로 기소하였고, 강제진압에 나섰던 경찰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다고 하여 면죄부를 주었다. 경찰과 검찰의 시각에서는 철거민들은 ‘떼쟁이’요, 도심 한가운데

[상상나누기] 여전히도 우리는 용산 참사 현장을 떠나지 못한다.

[상상나누기] 여전히도 우리는 용산 참사 현장을 떠나지 못한다.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09년 10월1호 특집기사 ② 여전히도 우리는 용산 참사 현장을 떠나지 못한다– 용산 참사 현장의 하루 신유아(문화연대 대안문화센터 활동가) 너무도 추웠던 겨울, “살아갈 수 있게 해 달라”며 망루에 올라간 철거민들이 있었다. 하지만 공권력은 이들의 외침을 무참히도 짓밟아버렸고, 이들에게 ‘도심테러범’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씌워버렸다. 그토록 추웠던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가고, 여름이 가고, 이제 가을이 왔다. 하지만 여전히도 그들과 남은 그들의 가족들은 용산 참사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도 용산 참사 현장에서는 하루가 시작된다. 이른 아침 6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단장을 하고 분향소로 나가 상식을 올린다. 정성스런 의식이 끝나면 주방으로 사용하는 공간에선 솔솔 밥 냄새가 올라온다. 지난 9개월 가까이 생활해온 용산참사의 식구들(전철연. 유가족. 활동가. 신부님들..)은 거리에서의 노숙이 고스란히 잠긴 모습으로 수저를 든다. 어떤 날은 앰프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기운차기도 하고 어떤 날은 서러움에 눈시울이 글썽이기도 한다. 식사를 마친 사람들은 상을 치우기도하고 닳고 닳아 빗솔이 얼마 남지 않은 빗자루를 들고 골목을 청소하기도 한다. 분향소 앞에 놓인 정수기에서 봉지커피를 들고 마시기도하고 옹기종기 어제 있었던

[상상나누기] 용산참사 9개월, 어디까지 왔나?

[상상나누기] 용산참사 9개월, 어디까지 왔나?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09년 10월1호 특집기사 ① 용산참사 9개월, 어디까지 왔나? 박래군 (용산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 기어이 추석도 넘어 버렸다. 용산참사가 발생한 게 1월 20일, 엿새 뒤가 설날이었다. 눈물의 떡국을 상식상에 올렸던 유가족들은 다시 추석에도 눈물의 상식을 올려야 했다. 정운찬 신임 국무총리가 추석날 참사현장에 마련된 분향소에 와서 유가족들을 위로했지만, 중앙정부가 책임질 문제가 아니라는 데에는 다시 분노가 인다. 이 글을 쓰는 필자도 용산참사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자유를 잃고 갇혀 살아야 했다. 수배자가 되어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에서 6개월 넘도록 4층 실내 공간에서 살아야 했고, 지난 9월 초부터는 명동성당으로 옮겨와서 다시 이곳 영안실에서 생활한다. 설날에 입었던 상복을 유가족들은 지난 추석에도 벗지를 못했다. 추석에도 집에를 가지 못하고 용산참사 현장인 남일당 건물 앞 농성장을 지켜야 했다. 신부님들도 용산범대위 상황실 사람들도 분향소를 지켰다. 이런 상황이니 수배자의 처지를 한탄할 수도 없다. 추석 전에 정부와 협상을 타결하고, 장례를 지낸 뒤에 감옥에 갈 수도 있겠다는 작은 꿈도 무산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설날 이전에 발생한 용산참사 문제는 9개월이 다 되도록 장례조차 지내지 못하게 되었는가?

[상상나누기] So, I say “Thank you for the music!”

[상상나누기] So, I say “Thank you for the music!”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09년 9월1호 후일담 So, I say “Thank you for the music!” 김선주 (문화연대 회원) 친구가 인천에서 열리는 모던 락 페스티벌에 함께 가자고 제안했을 때, 귀가 솔깃했던 것은내가 좋아하는 인디밴드 <브로콜리 너마저>가 공연을 하기 때문이었다. 그때까지 나는 “콜트․콜텍”이 어떤 회사인지, “콜트․콜텍” 노동자들이 어떤 현실에 부딪혀 싸우고 있는지 몰랐을 뿐 아니라, 이 공연이 어떠한 취지로 열리는지 알지 못했다. 그러니까 이번 공연은 나에게 여름이면 해마다 여기저기에서 열리는 흥겨운 음악 축제 중의 하나였던 것이다. 역사의 한 획을 긋는 “거사”란 늘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모양이다. 공연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일행이 깜짝 놀란 것은 <브로콜리 너마저>의 공연이 취소되었기 때문도 아니고, 공연의 퀄리티가 기대 이하였기 때문도 아니다. 아니, 오히려 살짝 오버하자면, 별 기대 없었는데 인디밴드들의 음악성에 반해 기절할 정도였다. 우리가 놀란 것은 “콜트․콜텍” 회사 측의 횡포 때문이었다. “콜트․콜텍”의 박영호 사장이 공연 장소를 쓰지 못하게 시설 보호 요청을 한데다가 공연 당일에는 용역들을 고용해 공장 입구를 컨테이너 박스로 막아 공연장이 봉쇄되었다. 그 때 즈음부터 나는

[상상나누기] 문화연대 문화콘텐츠포럼과 함께 살아가기

[상상나누기] 문화연대 문화콘텐츠포럼과 함께 살아가기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09년 9월1호 후일담 문화연대 문화콘텐츠포럼과 함께 살아가기 오유나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활동가)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활동가로 산다는 것은 ‘문화연대 문화콘텐츠포럼’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5년 6월 10일, ‘제 1회 문화콘텐츠포럼-<떨리는 가슴>의 문화적 의미’ 을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는 오랜 시간 동안 ‘문화콘텐츠포럼’과의 쉼 없는 동고동락을 함께 해 왔다. 미디어 프로그램/텍스트 비평 담론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비평공간, 비평담론의 한계와 부족함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에서 출발하여,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궁극적으로 미디어 비평의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탄생한 ‘문화연대 문화콘텐츠포럼’은 대화를 통한 비평과 생성, 의미의 발굴과 가치의 보호를 통해 다양한 미디어 프로그램/텍스트의 사회․문화적 의미를 짚어보고, 그 미학적 수준을 점검하며, 미디어 안의 문화다양성 확대와 대안적 모형 및 방향을 공동으로 모색해 나갈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서 꾸준하고 굳건한 자리매김을 해왔다. 무엇보다 회를 거듭해 나가는 동안 문화연대 미디어 문화센터의 운영위원들과 활동가를 두텁게 묶어주는 동지애의 끈으로, 포럼에 참여하는 사람들과의 연대의 다리가 되어 주는 고맙고 소중한 존재. 지난 8월 28일, 환경재단 레이첼 칼슨 홀에서

[상상나누기] 장수의비결,작가와의 소개팅

[상상나누기] 장수의비결,작가와의 소개팅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09년 9월1호 후일담 장수의비결,작가와의 소개팅 윤지은 (문화연대 10주년 전시회 “장수의 비결” 큐레이터) <장수의 비결-문화연대 10주년 기금마련전>은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문화연대가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기 위한 토대를 모색하는 자리로 기획되었다. 단순히 문화연대의 발전기금을 모금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간 문화연대와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어온 예술가들과의 관계를 다시한번 확인하고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마련한 자리인 것이다. 총 57명에 달하는 건축가, 디자이너, 만화가, 사진가, 시인, 설치작가, 학자, 화가들은 작품을 출품해 달라는 부탁에 흔쾌히 응했을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전시에 대한 조언과 의견을 주며 의욕을 보이기도 하였다. 특히 전시기간 중 총 나흘간(9월 15일~18일) 진행되었던 부대행사 ‘작가와의 소개팅’ 은 문화연대와 이번 전시에 대한 작가들의 열의를 확인할 수 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작가와의 소개팅’첫째 날 (9월 15일 화요일) _만화가 김대중 만화가 김대중이‘작가와의 소개팅’의 첫‘소개팅남’이었다. 만화작가이자 대안만화 전문 출판사로 알려진‘새만화책’을 공동 설립하여 발행인으로 일하고 있는 김대중은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그리고 전업으로 만화에 투신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경력임에도 주목 받는 작가 중의 한 명이다. 작품에 깊게 깔려있는 대담한

[상상나누기] ‘엣지’ 있게 살고 싶어? 그렇다면 ‘엣지’를 버려

[상상나누기] ‘엣지’ 있게 살고 싶어? 그렇다면 ‘엣지’를 버려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09년 9월1호 밥보다문화 ‘엣지’ 있게 살고 싶어? 그렇다면 ‘엣지’를 버려 최남도 (문화사회연구소 연구원)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소비하는 것을 인간의 본성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주변에서 엄청난 속도로 번져가다가 사라져간 수많은 것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우리가 살아가면서 쉴 새 없이 쏟아내는 말들 가운데도 새롭게 만들어 졌다가 사라지는 것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는 그 사람의 계급과 학력 등의 사회적 자본을 가늠하게 하는 척도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좀 배웠다는 사람들은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다른 사람에게 전할 때, 좀 더 일상적인 언어나 쉬운 말들로 표현하기를 고민하는 한 편으로 자신들만의 용어나 특정한 어휘를 사용하여 은연중에 자신의 지적 고귀함이나 독특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은연중의 드러남을 통해 상대방이 느끼게 되는 난망함이나 당황스러움 또한 그들이 노리는 효과이기도 하다. 최근 나를 당황스럽게 만드는 말은 ‘엣지(edge, 에지)’다. 언제부터인가 인터넷에서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주요 일간지에서도 볼 수 있는 말이 되었다. 사실 내 기억에 ‘엣지’라는 말은 탁구 경기에서 탁구공이 탁구대 모서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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