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을 사는 많은 시민이 ‘과다노출 범칙금’에서 박정희와 유신의 악몽을 떠올리며 파르르했다. 하지만 박정희의 ‘정치적 아들’을 대통령으로 선택한 51.6%도 동시대에 산다. 박근혜 시대를 맞게 된 건 이런 상반된 기억의 공유와 무관하지 않다. 또 박정희 향수와 박근혜 시대의 도래는 신자유주의와도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제 이성혁의 평론집, [미래의 시를 향하여]를 통해 ‘창조적 자발성의 조직’인 시에 대한 믿음에 또 한 권의 견고한 신뢰를 보탤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하나의 전환이 있다. 노동을 위한 투쟁과 노동에 대한 투쟁의 차이점.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것과 자본주의 만들기를 그치는 것. 이것은 이 책에서 내가 느낀 가장 값진 경험이고 이론이다. 너무나 간단하지만, 사실 그렇기에 자본에게 속고 있었던 것을 저자는 정확하게 지적한다.
임미란 첫 시집『외딴집』의 서정의 특징은 자연으로 열려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도회지 시인들처럼 가끔 산이나 들로 놀러가서 열리는 관계가 아니라 아예 자연과 더불어 형성된, 자연의 그물 한 코로서 열림이다.
문제는 제도/비제도의 구분이 아니라 그 경계를 초과하는 시적인 것의 예술적 힘을 발견하고, 이 힘에 결합하고 공명하며 정동하는 것일 테다. 그런데 바로 임태훈의 작업이 문학과 예술이 지닌 잠재력에 공명하는 길을 새로운 방향으로 열어놓고 있지 아니한가.
당시 형제복지원은 경남 울주군 원장 소유의 땅에 목장과 운전교습소를 만들기 위해 180여 명의 원생을 강제노역에 동원했는데 원생 김아무개 씨가 1986년 뭇매를 맞고 숨졌다. 이 사실을 부산지검 울산지청에서 일하던 한 검사가 밝혀내고 언론이 이를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수많은 허황한 거래를 뒷받침하는 보잘것없는 실물이 어느 약한 고리에서 결락되는 순간, 그 초라한 맨얼굴을 드러내며 연쇄적인 붕괴를 야기한다. 이 책의 주제는 바로 이렇게 실물경제와 유리되어 끝없이 팽창하면서 필연적인 파국을 예약한 금융자본주의에 대한 분석이다.
앞으로의 우리는 그 고장나고 불구가 된 정치공간에 우리의 발자국을 남길 것이다. 우리는 이제 누군가에 의해 대변되고, 누군가가 건네주는 공허한 해결책을 이러 저리 살피다 또 다시 절망하는 일을 멈추기로 했다.
저자의 주장은 이제 개인의 참여를 제도화하지 않으면 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에 우리가 놓여있다는 인식하에서 비롯된다. 요컨대 작금의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가져온 정보기술의 발달은 현재의 대의제, 행정 시스템을 낡은 것으로 만들어 버렸고, 그것을 보완할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또한 가능한 단계까지 와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초콜릿 산업뿐만 아니라 그 나라 전체를 지탱해온 건 결국 한 알 한 알 카카오를 일궈온 농민들의 땀과 노력”임에도 불구하고 왜 그들은 고질적인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에 대한 해답 찾기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 해답으로 제시하는 것이 크게 두 가지, 바로 ‘시장을 통한 공정성 회복’과 ‘민주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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