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이야기가 나오자 성호 씨의 목소리 톤이 올라간다. 구미에 있는 아내가 마트에서 일하면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고,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고 있어 이곳까지 오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많이 보고 싶지만...’ 성호 씨가 말 끝을 흐린다.”
“어느 날 퇴근하는데, 공장 근처 작은 가게에 거기서 일하시는 분 두 분이 앉아 계신 걸 봤습니다. 소주 한 병을 절반씩 잔에 나누어서 원 샷을 하고 왕소금 찍어먹고 가시더라고요. 제 부모님 연배이신데, 그렇게 해서 자식들을 키우셨겠죠. 그리고 그 자식들은 지금 비정규직으로 살고 있을 테고요.”
“밀폐된 공간에서 신나 같은 화공약품을 많이 만지면서 작업하니까 질식할 거 같더라고요. 페인트 분진가루는 진폐증이 생길 수도 있고...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일 할 때는 신나에 취하고, 퇴근하면 술에 취해 살았습니다.”
“소모품 같은 비정규직으로 일하다가 블랙리스트에 올라 해고 되고 여기까지 올라왔습니다. 우리가 오죽했으면 이렇게까지 하는지, 우리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 올라왔는지 많은 사람들이 알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50년 가까이 살면서 노동조합 가입하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저는 지금이 가장 행복해요. 여기 올라와서 세상을 알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조합원들이 우리 전체를 공격하는 것을 막아내는 방어막으로 경비나 식당 외주화를 허용해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 위한 겁니다. 어떤 사업장에서는 실제 그런 것들이 통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가 가장 약한 우리의 동료들을 버리는 행위에 동의하기도 했었습니다.”
회사가 이야기한 9,500만 원 연봉은 2014년도 기준인데, 그때 통상임금 판결 때문에 일시적으로 연봉이 올라갔던 겁니다.
오후 두시. 연대동지들이 정문 사수를 마치고 일어나자 조합원들이 다시 그 자리를 메운다. 한여름 낮 더위도, 수십 년 동안 일해 온 자신들의 공장을 지키겠다는 노동자들의 의지도 여전하다.
7월 12일, 장마전선 북상으로 내릴 거라던 비는 내릴 기미가 안보이고, 30도를 웃도는 온도에 습도까지 높아 종일 후덥지근하다. 저녁 무렵, 동양시멘트 강원도 삼척과 동해 공장에서 일하다가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500일 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광화문으로 향한다.
20년 동안 일했던 공장의 일방적인 폐업 이후 공장 분할매각 중단과 노사 합의에 따른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2014년 5월 27일 구미 스타케미칼 구미 공장 굴뚝에 올랐던 차광호 씨(스타케미칼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대표)의 굴뚝 농성이 일주일 뒤면 일 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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