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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사람] [달리는 포장마차]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역설

[월간 사람] [달리는 포장마차]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역설

크레타 사람들은 거짓말만 한다”고 크레타 사람이 말하면, 그 말은 참말일까 거짓말일까? 일단 참이라고 가정하면 이 말을 하는 사람 역시 크레타 인이므로 거짓말만 할 것이고, 따라서 그의 입에서 나온 이 말은 거짓이 된다. 반대로 거짓이라고 할 경우, 이 말을 하는 크레타 인은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므로 이 문장은 참이 된다. 말하자면 이 문장은 참말이면서 거짓말이다. 무슨 말장난이냐고 하겠지만 논리학에서는 이를 가리켜 집합론적 역설이라고 한다. 역설은 불합리해보이지만 타당한 논증이다. 좀 어렵게 말해 ‘하나의 진술이 명백히 타당한 추론에 의해 두 개의 모순되는 결론을 낳을 때’ 생기는 게 역설이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해 대체복무를 허용한다는 발표가 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보수적인 집단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국가적·반사회적 행위로 국민개병제의 근간을 훼손”시킨다는 재향군인회 논평쯤은 예상하던 바이지만, 대선용 아니냐는 <조선일보>의 주장에는 살짝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어쨌거나 눈길을 끄는 건 보수적 개신교의 입장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 한 목사는 “특정 종교에게 주는 특혜이므로 불쾌하다”고 반응을 보였다는데 또 한편 “종교를 이유로 대체복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정 종교가 종교라는 것인지, 종교가 아니라는

[월간 사람] [인권 안의 법, 인권 밖의 법] 유엔인종차별철폐위원회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월간 사람] [인권 안의 법, 인권 밖의 법] 유엔인종차별철폐위원회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 8월 9~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제71차 유엔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 이하 CERD)가 열려 한국 13, 14차 정부통합보고서에 대한 심의가 있었다. CERD는 같은 날 17일에 한국 정부부고서 심의에 따른 총 27조의 최종견해를 발표하였다. CERD의 최종견해가 발표되면서 한국의 주요 언론은 이 최종견해를 보도하였고, 이는 한국사회에서 ‘단일민족’과 ‘순혈주의’에 대한 논쟁을 촉발시키면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아래 민변) 국제연대위원회는 한국의 정부보고서가 CERD에 제출된 후, 4개월에 걸쳐 관련 NGO들과 함께 반박보고서를 작성, 제출하고 제네바 현지에서 심의과정에서 로비를 통해서 정부의 의견이 아닌 현장 NGO들의 의견을 전달하려 노력하였다. 필자는 반박보고서 전 과정에 관여하며 현지 제네바에서 한국 NGO의 의견을 전달하는 행운을 가졌다. 이 경험을 중심으로 CERD 한국정부보고서 심의 전에서부터 심의과정에서의 한국정부 측의 시각과 NGO의 의견, 심의 이후 CERD의 최종견해와 최종견해의 의의와 한계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NGO 반박보고서 작성 한국 정부는 인종차별철폐협약 9조에 따라 2006년 7월에 제13, 14차 한국 정부 통합보고서를 제출하였고, 2007년 3월 말, CERD에서는 한국 NGO들의 정보(LIST OF ISSUES, 반박보고서)제공 여부를 물었다. 이에 민변 국제연대위원회는 긴급하게 관련 단체들과 함께 반박보고서

[월간 사람] [인권 톺아보기] 노숙인 쉼터에 대한 장기적 계획이 필요

[월간 사람] [인권 톺아보기] 노숙인 쉼터에 대한 장기적 계획이 필요

대구소식 |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노숙인 쉼터에 대한 장기적 계획이 필요 시설비리로 문 닫은 노숙인 쉼터, 겨우 임시거처 마련 IMF이후 대량 실업으로 인해 많은 실직 노숙인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옴에 따라 정부는 급기야 2005년부터 ‘부랑인 및 노숙인 보호시설 설치.운영규칙’을 개정하여 노숙인 쉼터를 지원하고 있다. 그렇게 설치된 대부분의 노숙인 쉼터 중에서 상당히 많은 곳이 비리를 낳고 있는데, 이번에 대구에서 문제가 된 법인은 노숙인 쉼터와 무료급식소 2곳을 운영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자치단체 보조금과 지역사회 후원금 등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러나 유령직원을 통해 인건비를 횡령하고, 급식비를 조작하고, 생활인을 부풀려 과다청구하거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강제로 노동을 시키고, 부당한 이익과 자신을 위한 명예를 챙기는 등 회계비리와 횡령, 그리고 인권유린이 시설휴지 결정에 따라 한꺼번에 드러났다. 또한 사회복지사업법에는 시설 휴지를 하기 위해서는 3개월 전에 시.군.구에 신고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설비리가 밝혀지자 5월말에 문제가 된 이 법인과 달서구청, 대구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시설운영을 중단시켰다. 형식은 시설휴지이지만, 시설폐쇄와 같은 조치를 거의 하루 만에 일방적으로

[월간 사람] [인권운동 길찾기] 보편성은 또 하나의 교리인가

[월간 사람] [인권운동 길찾기] 보편성은 또 하나의 교리인가

지난 호에는 연재를 쉬고 조효제 교수와 특별대담 순서를 가졌다. 이 연재는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 있고 믿고 있는 인권 논의들을 재검토하기 위한 기획이다. 이를 통해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인권 논의를 심화해 보겠다는 의도를 갖고 출발했다. 지금까지 네 번 나갔는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역시 반론은 없다. 앞으로 연재되는 내용들에 대한 반론을 기대해본다. 인권이 대전제로서 보편성 ‘보편성’은 인권의 출발점이자 귀환점이다.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서 평등하다. 사람은 이성과 양심을 부여받았으며 서로에게 형제의 정신으로 대하여야 한다.” 세계인권선언 제1조의 내용이다. 공식 번역문인 이 문장에서 인권 논의의 출발점으로서 중요한 지점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번역문에서 눈에 거슬리는 대목은 “형제의 정신”이다.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서술인 것 같은데, 영어의 “a spirit of brotherhood”를 그대로 번역한 표현이다. 영어 표현 자체도 형제로 되어 있으므로 사실 원문이 문제다. 여성의 권리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던 때에 채택하였던 흔적이 이런 데서 드러난다. 아무튼 세계인권선언이든 어떤 인권조약이든 이와 같이 인간이 존엄하고,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정신으로부터 시작된다. 여기에 현실에서 대면하는 각종 차이를

[월간 사람] [한상희의 쇳소리] 간통죄 위헌논란, 그러나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월간 사람] [한상희의 쇳소리] 간통죄 위헌논란, 그러나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가족이데올로기domestic ideology라는 것이 있다. 빅토리아시절 중세 공동체적 생활의 방식을 핵가족에 터 잡은 경제단위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이 부르주아 이데올로기는 이성애에 의한 일부일처제와 혈연에 기한 부양의 관계를 그 핵심으로 한다. 순결한(따라서 금욕적인) 사랑과 헌신적 보살핌이 가족의 본질로 규정되었지만, 그것은 언제나 모성의 의무가 강제된 여성의 희생을 기반으로 하였다. 더불어 이 가족의 가치를 내세우는 과정에서 동성혼이나 비혈연가족, 비혼가족 등은 ‘비정상가족’으로 배제되고 배척되었다. 사랑과 배려의 미덕으로 치장하였지만, 그 결과는 ‘정상가족’의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권력으로 변질된 것이다. 얼마 전 서울과 경주의 법원에서 형법상의 간통죄에 대해 연이어 위헌심판을 제청하자 세간은 이를 둘러싸고 격한 논쟁으로 시끄럽다. 혹자는 성적 자기결정권은 형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위헌을 주장하고, 혹자는 가정은 여전히 보호되어야 하기에 그 폐지는 시기상조라 한다. 하지만 이 논란은 2%가 부족하다. 그 모든 주장들 이면에는 저 유구한 빅토리아조의 가족이데올로기의 재생산이라는 혐의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위헌론은 이성애에 고착된 남녀 간의 사랑의 문제로 가족과 인간에 대한 배려와 책임의 문제를 넘어서려 한다. 형사벌까지 동원해서라도 보호해야 할 공동체적 가치-그 최소한의 단위가 가족이다-를 성적

[월간 사람] [人터뷰] 사자에게 덤벼드는 물소처럼

[월간 사람] [人터뷰] 사자에게 덤벼드는 물소처럼

노래운동사에서는 1988년 가을, 김호철이 혜성같이 등장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1980년대 후반 들불처럼 일어난 노동운동. 노동자는 있었으나 노동가요는 없었고, 너무나 많은 투쟁 속에 투쟁의 노래는 턱없이 모자랐던 시절, 그가 만든 민중가요의 고전 ‘파업가’와 ‘단결투쟁가’는 아직도 투쟁현장에서 그칠 줄 모른다. 수많은 민중가요가 만들어진 녹음실이자 노동문예운동단체 ‘노동의 소리’ 사무실이기도 한 사당동 어느 주택에서 그를 만났다. 김호철의 학력은 생뚱맞게도 한국체대 중퇴로 되어 있다. 동네 아저씨 같은 인상의 그는 태권도가 전공이다. 장애가 있는 형의 ‘보디가드’가 되라고 아버지가 시킨 태권도로 한국체대를 특차로 들어갔으니 상당한 고수임에 틀림이 없다. 대학에 들어간 해는 1978년. 폭풍전야와 같던 시기, 그는 예기치 않게 역사의 현장에 툭 던져졌다. 며칠 먼저 겪은 80년 광주 “대학 2학년 때 부마항쟁이 일어났어요. 우리학교는 전국에 있는 학생들이 모였으니까, 부산 마산에 체고 출신 학생들 통해서 소식이 들려오는데, 참 철없이 ‘부산 마산 학생들은 다들 고향으로 돌아가서 정권과 한 판 붙자!’라는 대자보를 붙였죠. 그게 문제가 돼서 수배를 받고 학교를 떠났다가 10.26이 터져서 흐지부지 다시 학교로 돌아왔고. 그게 80년이었으니까 학생회 선거가 처음 생겨서

[월간 사람] [흔적담기] 잿더미

[월간 사람] [흔적담기] 잿더미

저녁 8시 반, 화장품 용기 코팅 가열기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도 않고 돌아간다. 시너를 넣은 색료를 화장품 케이스에 칠하고, 뜨겁게 입을 벌린 가열기에 케이스를 넣어 코팅을 서둘러 해야 했다. 일한 지 12시간, 이제 한 시간 반만 더 일하면 이 피곤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갑자기 가열기에서 불씨가 튀었다. 불씨는 시너에, 화학약품에 옮겨 붙었고, 불길은 삽시간에 3층 공장 전체를 휩쓸었고, 공장 한가득히 유독가스가 채워졌다. 좁은 3층 공장엔 비상구가 있을 리 없었다. 60, 70대 여성노동자들이 출구를 찾기 위해 발버둥친 것도 잠시, 여성노동자들은 하나둘씩 의식을 잃었고, 그중 몇 명은 창문을 깨고 뛰어내렸다. 그녀들은 주간 8,90시간을 일했다. 일요일조차 쉬지 않고 죽도록 일했다. 하지만 그녀들에게 주어진 것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과 최소한의 안전장비도 갖춰 있지 않던 작업환경. 이제 더 이상 여성노동자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자. 여성노동자들의 억울한 죽음을 잿더미에 덮어두지 말자. 그리고… 여전히 슬픈 현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출처: [월간]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

[월간 사람] [사람이 사람에게] 다른 세계를 상상하기

[월간 사람] [사람이 사람에게] 다른 세계를 상상하기

항쟁은 다시 오지 않았습니다. 20년을 맞는 6월항쟁에 대한 기념행사는 그래도 다채롭게 진행이 되었는데, 노동자대투쟁에 대해서는 눈에 띄는 행사도 없었습니다. 6월항쟁과 노동자 대투쟁의 분리가 이후 민주화 과정을 절차적 민주주의로 제한시켰던 원인이었다는 진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다만 이랜드-뉴코아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연대투쟁이 3개월째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몇몇 대기업 노동현장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해 구사대와 경찰의 폭력이 발생했습니다. 대기업 노동조합의 연대투쟁을 바랄 수 없는 노동현장은 ‘만국의 노동자는 하나’이기 때문에 이들의 단결을 통해 잃을 것은 쇠사슬뿐이라던 옛 혁명가의 말씀으로는 해석이 불가능합니다. 자기해방의 과정을 통해 자본주의를 부정하고,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주체가 된다는 ‘진리’는 현실에서 부정되고 있습니다. 자본은 끊임없이 노동계급을 여러 등급의 노동자로 분류하면서, 서로를 반목하게 합니다. 비정규직들의 문제는 이랜드 이전에도 있었고, 본격적으로 비정규직법이 적용되는 내년에는 더욱더 심각한 문제로 다가올 것입니다. 생존권을 지키는 일마저도 힘겨운 이 계절에 차기 대통령을 뽑는 부르주아 정치 게임이 진행 중입니다. 진보정당조차도 계급적으로 다른 비전을 내놓지 못하는 이 마당에, 현실성 없거나 현실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 빤한 대동소이한 공약들을 내건 정당 후보들

[월간 사람] [국제인권] 연대가 절실한 버마 민주화 시위

[월간 사람] [국제인권] 연대가 절실한 버마 민주화 시위

군부가 갑작스럽게 휘발유 가격을 인상하고 그 이후에 일어나는 일련의 시위들은 분명 예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20여 년 간 군부의 통제로 침묵을 강요당해왔던 버마 민중들이 곳곳에서 일어나 시위를 이어가고 있고, 국민들의 신임을 받는 승려들이 수백 명, 수천 명씩 시위를 벌이다 연행되는 상황이 전국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은 이런 상황을 두고, 버마의 군부는 충분히 진압할 수 있다는 자신감 또는 지금까지도 어떤 외부의 압력에도 견뎌왔다는 역사적 경험 때문인지는 몰라도 여전히 강경책을 유지한 채 태도의 변화를 보일 기미가 없다.

[월간 사람] [특집] 당신은 국가에 충성할 수 있나

[월간 사람] [특집] 당신은 국가에 충성할 수 있나

한국군이 파병된 아프가니스탄에서 23명의 한국인이 납치되었다. 나흘 뒤인 7월 24일 대한민국 국무회의는 새로운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담은 ‘대한민국 국기법 시행령’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그 국기법이 시행되는 첫날, 비정규직 대량해고에 항의하며 또 다시 매장점거에 들어갔던 뉴코아-이랜드 조합원들은 국가공권력에 의해 처참하게 끌려 나와야 했다. 이것이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과거의 국가폭력 행위자이자 인권침해의 가해자였던 국가는 인권옹호의 탈을 뒤집어쓰고 더욱 지능적인 폭력을, 더욱 교묘한 통제와 억압을 일삼고 있다. 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고, 법과 제도에 스며들며, TV 드라마에서까지 활개를 치는 국가주의의 문제를 이번 월간 <사람>에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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