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 제로. 우연한 5분입니다.
우연한 5분
쌀쌀한 늦가을,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다 길거리 옷가게나 레코드점에서 문득 흘러나오는 노래에 문득 가슴이 먹먹해진 적이 있었나요? 그런 순간의 감정들은 뭐라 말로 표현되거나 기억되지 못하고, 찰나의 흔적만을 남기고 사라지곤 하지요.
옳고 그름보다는 내 지갑에 들고날 일에 더 편협해지고, 승리보다는 패배가 더 익숙해지는 요즘. 가끔은 특별히 거대하지도 작지도 않은, 생의 순간순간에 사라져버릴 단 한곡의 노래에 위안을 받고는 합니다.
그런 소소한 감정들을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주제도 없고, 형식도 없습니다. 길거리에서 또는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문득 귀에 들어온 노래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전해주세요.
- 방송 : 매주 금요일 14:30
- 연출 : 조정민
- 기술 : 김지희
- 웹제작 : 정서
- 구성 : 올빼미 (IT노동자)
- 목소리 : 변정필
우연한 5분 10회 방송 대본 보기Vanilla Unity - 좋아좋아
우연한5분 10회 일탈.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몸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보았다 단 한 번 궤도를 이탈함으로써 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 지라도 캄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 그 똥, 짧지만, 그래도 획을 그을 수 있는, 포기한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는 것을" 우연한 5분 10번째 시간. 김중식의 '이탈한 자가 문득'의 한 구절로 인사드립니다. 제 주변의 한 친구가 드디어 집으로부터 독립을 하게 되었답니다. 몇 년 전부터 독립! 독립을 외치며 허리띠 졸라매 살아 왔는데. 집에 힘 빌리지 않고도 운 좋게 빨리 기회가 왔다며, 걱정 반, 설레임 반. 아주 입이 째졌습니다. 자기만의 더럽고 작은 공간. 맛없는 밥을 혼자 해결하고, 먼지 가득한 방에서 뒹굴어야 하는 궁상맞은 불편함을 뛰어 넘는 삶의 은유가 숨어있는 공간이겠죠. 아마도 최선을 다한 방황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들려드릴 곡은 새로 시작하는 친구를 위해 힘 좀 들어간 곡을 골랐습니다. 서태지 필 나는 요새 좀 뜨는 국내 인디락 밴드중 하나죠. 바닐라유니티(Vanilla Unity)가 부른 하드락 스타일에 일기예보의 '좋아 좋아'입니다. 저희 방송에서 틀기엔 좀 센 노래지만, 많이 아시는 노래일 것 같습니다. 같이 따라 부르셔도 좋을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