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개혁 과정에서 노사정위에 노동계나 기업 모두 참여해 생산적 노 사관계를 만들어가야 앞으로 경제가 안정되고 발전될 수 있다. 노사정위에 다 참여해서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풀어나가자”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9일 2단계 4대부문 개혁보고대회에서 한 당부의 말이다.

이날 발언은 DJ 노동개혁의 몇 안되는 성과로 부각됐던 노사정위가 이제 는 노·사로부터 외면당하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데 대한 우려와 소생 의지의 표현이다. 하지만 이같은 기대는 당분간 실현되기 어려울 것 같다.

* 총선 전까지 변수는 없다

‘8개월간 개점휴업 – 민주노총 불참 속 3기 노사정위 출범 – 2개월 반 부 분 가동 – 또다시 한국노총 탈퇴에 따른 개점휴업’ 사실상 뇌사상태에 빠진 노사정위 현 주소다. 지난해 11월15일 한국노총이 탈퇴한 뒤 17일 현재까지 3개월동안 노사정위는 공익위원만으로 몇차례 소위, 특위 회의를 열었을 뿐 공식적인 대내외 활동은 거의 중단됐다.

일부에서는 사실상 한국노총 박인상 위원장의 민주당행이 결정되자 한국 노총 차원에서도 정책연합 파기를 선언했던 당과의 관계복원을 위한 제스춰 가 있어야 한다며 그 카드가 ‘총선 전 노사정위 복귀’일 수 있다고 점치기 도 하지만 박 위원장의 정계진출에 대한 내부 반발이 거센 것을 감안하면 실현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또한 4.13 총선을 앞두고 노동현장에서 정치활동이 활발해진 데다 IMF 이 후 삭감된 임금을 되찾기 위한 교섭이 ‘연대’고리를 만들기보다는 단위 사 업장별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 노사정위를 통해서 당장 풀어야 할 과제도 마 땅치 않다. 김상남 노동부차관도 최근 “총선 전까지 현 상태가 그대로 유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역시 뾰족수를 찾기가 힘들다는 얘 기다.

이런 와중에 이목희 기획위원은 민주당에 안양 만안구 공천 신청을 하고 지난주말 사표를 제출했으며, 김병석 대변인도 총선 출마를 고려하면서 대 변인직을 내놓을 것을 검토하기도 하는 등 노사정위 내부조차 술렁이고 있 다.

* ‘비’공식 회의 노·사 참여 유도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음에도 청와대와 정부는 정권차원에서 추진 하기 부담스러운 각종 노사현안을 뒷처리하는 기구로 전락한 노사정위를 산 소호흡기로 연명케할 뿐 어떠한 가시적인 조치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민주 노총 관계자는 “대통령이 약속한 삼미특수강 문제나, 법으로 정한 택시월급 제도 이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엇을 믿고 노사정위에 참여하겠느냐”며 “지 금은 누구도 노사정위 얘기를 꺼내지 않는다”고 냉랭한 분위기를 전한다.

반면 한국노총 관계자는 “1,2기때 정리해고, 파견제 등 우리가 잃을 건 다 잃었기 때문에 이제부터 노동계가 챙길 것만 남았다”며 노사정위의 유효 성을 인정하면서 “총선 뒤 정권으로부터 가시적인 조치를 쟁취한 뒤에 근로 시간 단축 등 각종 제도개선 논의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노사정위는 공식적인 참여를 거부하는 노동계 상황을 고려, 각종 회의체 이름을 ‘000 간담회’ 등으로 바꿔 노동계 참여를 독려한 뒤 제 도개선 등을 위한 초동단계 실무자 토론 등을 진행키로 했다. 송영중 사무 국장은 “언제 정상화되더라도 곧바로 토론을 진행할 수 있도록 미리미리 필 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기초 토의를 진행하면서 정상화 이후를 대비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000 간담회’라는 산소호흡기가 유효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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