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부여당을 향한 노동계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산업 노조들을 중심으로한 해외매각 반대파업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고, 10일부터는 직장의보노조도 파업에 돌입한다. 이난 9일에는 농협노조들이 통합농협법 반대를 주장하며 집회를 갖기도 했다.

이런 노동계의 총선투쟁의 특징은 일차적으로 정부여당을 중심으로 한 정 치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매각 반대나, 의보통합 반대, 통 합농협법 반대 모두 정책제도적인 과제들이다. 노동계에서 이런 정책과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은 총선시기에 맞춰 최대한 정치권을 압박하자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 정치권으로서는 한표가 아쉬운 판에 노동계의 정책적인 요구 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과연 이런 노동계의 총선에 즈음한 정치권 압박투쟁이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일단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은 여야 할 것 없이 노동계의 요구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태도는 요지부동이다.

최근 금속산업노조와 금감위간에 몇차례 접촉을 가지면서 국민대책기구 구 성 등에 대해 논의를 해왔으나 정부측은 매각방침은 되돌릴 수 없다는 입장 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바로 여기에 노동계의 고민이 있다. 노동계의 총선투쟁은 총선이라는 기 간 내에 유리한 투쟁이다. 노동계로서는 아직 어떤 보증수표도 확보하지 못 한 상황에서 4.13총선은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현재 자동차산업 노조들의 투쟁도 무한정 투쟁동력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노조로서는 가능하면 총선전 에 가시적인 승부를 내는 것이 유리하다. 반대로 정부여당으로서는 기존의 정책을 수정하는 것은 또다른 화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이번 주는 이렇게 가시적인 성과를 쟁취하려는 노동계와 이를 우회하려는 정부 여당간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그 힘겨루기는 노정간의 갈등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산업 노조 를 중심으로한 해외매각 반대투쟁이 며칠 째 계속되면서 현대차노조의 정갑 득 위원장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대우차에서는 회사측이 노조의 파업에 대응해 부평공장의 생산라인 가동을 전면중단하고 경찰에 공권력 투입을 서 면으로 요청했다. 정부는 10일 ‘불법파업과 집단이기주의 근절을 위한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고 “총선 분위기에 편승한 집단이기주의적 행태와 불법행 위에 대해 법에 따라 엄정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정부의 태도가 강경해지는 것은 노동계의 정부여당 압박작전이 총 선전에 가시적인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을 정도의 돌파력을 갖고 있지 못 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노동계로서도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노총이 전국 동시다발 집회를 하며 자동차산업노조 들의 투쟁에 적극 나선 것도 그런 문제의식의 반영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노동계의 총선투쟁이 안고 있는 또하나의 변수는 양대노총의 임단협 이 본격화되는 5월투쟁과의 연계다.

현재 양대노총은 임단협 투쟁시기를 5월 말 정도에 총력 집중할 계획을 갖고 있다. 민주노총도 특히 5월1일 노동절의 전국동시다발 집회를 계기로 본격적인 임단협 교섭에 돌입해 5월말 경에 투쟁시기를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한국노총도 총선 이후부터 단위노조별로 임단협 협상에 들 어간 뒤 연맹단위로 투쟁시기를 집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금융노조가 관 치금융철폐 및 2차 구조조정저지를 위해 오는 5월30일 총파업을 이미 결의 했고 철도노조도 철도산업 민영화계획이 취소되지 않을 경우 6월1일 총파업 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노동계의 총선투쟁이 가시적인 결론을 내지 못할 경우 쟁점은 계속 불씨로 남게 되고, 노동계로서는 산발적인 투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 경우 노동계의 임단협투쟁과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민주노총 내에서는 자동차산업노조들의 4월투쟁을 발판으로 민주노총의 임 단협 투쟁과 연계시키기 위해 5월31일로 예정된 총파업 시기를 앞당기는 방 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능성들이 어떻게 현실화 될 것인지는 이번주에 판가름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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