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6.’지난해 12월 시애틀에서 세계무역기구 각료회담을 무력화시킨 그 시위를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 총회가 열리는 16일에 재현해 국제금융기관을 혼내주자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운동권 연대이름이다. 영어로 4월(April)의 첫자와 총회가 열리는 16일을 합친 말이다.
이 연대에는 시애틀 때보다 더 광범위한 단체들이 참가하고 있다. 환경보호단체와 인권단체, 소비자보호운동과 교회, 최근 미국 대학가에 싹트고 있는 새로운 젊은 저항세력, 여기에다 시애틀 시위에 감명을 받은 운송노조 등 일부 노조 지도부까지 가세하고 있다.
미국의 진보적 주간지 <네이션> 최근호는 이러한 움직임을 60~70년대의 민권운동이나 반전운동에다 견주었다. 이 새로운 연대의 목표는 `반세계화’로 모아진다. 대기업의 이익을 옹호하고, 약하고 가난한 나라를 더욱 약하고 가난하게 만드는 무자비한 세계화 정책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절박한 도덕적 부름’이 이 새로운 저항운동의 바탕이 되고 있다.
이들은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관은 강자들의 기업 자본주의를 뒷받침하는 경제질서와 금융구조를 유지 관리할 뿐이며, 가난한 나라들을 질식케 하는 대규모 부채문제에는 냉담하고 무관심한 반응을 보여왔다며 부채탕감을 주장해왔다.
이 새로운 저항운동을 주도하는 젊은 세대는 인터넷을 통해 광범한 조직망을 구축하고, 최대한 효과적인 시위를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조직한다. 이번 주 국제통화기금 총회를 방해하기 위한 시위에 대비해 지금 플로리다주에 있는 한 캠프에서는 시위에 참가할 단체의 지도자들을 상대로 고층빌딩 유리벽을 타는 훈련, 경찰이 공격했을 때 시위대열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방법과 특히 길을 봉쇄하는 방법을 직접 훈련시키고 있다. 시애틀의 시위의 대성공은 각료회담 개최 자체를 봉쇄한 때문으로 보는 이들 시위대는 이번 시위의 목표도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총회 개최 자체를 막는 데 두고 있다.
이같은 신세대 시위의 핵심은 그동안 이런 시위를 줄곧해온 환경보호운동가와 인권운동가들로 이들이 지금 시위훈련장의 선생을 맡고 있다. 이 훈련장에는 특히 대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저항정신과 젊음의 혼을 잃어 버렸다고 비판받아온 미국 젊은 세대 가운데 일부가 세계화라는 괴물 앞에서 정치적 깨달음을 갖기 시작한 셈이다.
사전훈련뿐 아니라, 시위장 당일의 조직도 매우 치밀하다. 수천명의 시위대에게 음료수와 먹을 것을 대줄 이동식당, 시위중 다친 사람을 치료할 이동병원, 복잡한 교통혼잡 속에서도 음식물과 필요한 물품, 그리고 정보를 날라다줄 자건거 부대 등도 준비돼 있다.
그러나 이에 대비하는 워싱턴 경찰의 준비도 만만치 않다. 시애틀 현장 비디오를 보면서 시애틀 경찰의 잘못이 뭔지를 되새기는가 하면 워싱턴 근교의 훈련장에서 매일 시위진압 훈련을 받고 있다. 워싱턴 경찰당국은 “평화로운 시위는 허용할 것이지만 총회 개최 자체를 방해하는 시위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16일 백악관 남쪽 공원에서 열리는 대규모 시위(1만명 참가 예정)가 과연 워싱턴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 총회의 개최를 좌절시켜 워싱턴을 `제2의 시애틀’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워싱턴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 갇힌 울타리속의 시위로 끝나고 말 것인지,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 세계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정연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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