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베이커는 포크리프트에서 내려서서 자신의 폐차장을 한 번 둘러본다. 그의 발 밑에는 토요타 자동차가 흉물스럽게 찌그러져 있다. 폐차장 같은 것은 실리콘 밸리의 약동하는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그의 폐차장은 애플 컴퓨터 등의 업계 최고업체가 말끔하게 늘어선 팔로 알토로부터 1마일도 떨어져 있지 않다. 101번 하이웨이를 넘어서면 바로 휼렛 패커드, 제록스, 알타비스타 등의 건물들이 즐비하다. 팔로 알토와 그 배다른 동생 동 팔로 알토(East Palo Alto) 지역 사이에는 디지털 격차의 심연이 놓여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낙후지역의 경제회생의 일환으로 디지털 격차의 타파를 내세우고 있지만, 여기와서는 그런 소리까지 무색해 진다. 동 팔로 알토지역은 현재 25,000명 가량의 거주자가 살고 있다. 현재 65%의 학생이 영어를 제대로 못하고 있으며, 80%가 급식보조를 받고 있다. 소수 인종이 전체인구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미네소타로부터 최근 팔로 알토로 이사한 미용실 주인 타마라 노드비(Tamara Nordby)는 “동 팔로 알토지역만 빼고는 어디에서 살아도 된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와는 반대로 팔로 알토 지역의 경우 현재 62,000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그 중 82%가 백인이며, 가구당 평균소득이 63,000 달러에 달하고 있다. 미국내 400대 갑부 중 4명이 여기에서 살고 있으며, 돈이 많다보니 집집마다 고속 광섬유 인터넷 접속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흑인과 히스패닉계의 경우 컴퓨터 보유율이 백인들의 절반정도 밖에 안된다. 1998년의 조사에 따르면 연수입 75,000 달러 이상의 가구당 컴퓨터 보유율은 80%를 상회하나 25,000에서 35,000달러 사이의 가구는 35.8% 밖에 안된다. 지역의 디지털 격차는 인터넷에서도 완연하다. 팔로 알토 시청의 웹사이트는 251개의 섹션으로 나뉘어져서 시의회 회의록까지 열람 가능하다. 그러나 동 팔로 알토 시청의 경우 정보량의 3페이지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기껏해야 업데이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인구 정보와 시청의 주소 정도라고나 할까. 그러나 동 팔로 알토지역에도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실리콘 밸리가 경제적으로 풍족하다보니, 홈 데포 등의 유수매장들이 슬금슬금 팔로 알토지역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실리콘 밸리의 부동산 가격이 높아지면, 이들 빈민들이 있을 자리조차 없어지지 않느냐라는 우려가 조용히 제기되고 있다. 앞서 소개한 마이크 베이커 역시 최근 어느 생명기술 기업으로부터 자신의 폐차장을 사겠다는 제의를 받았다. “도시가 변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같은 사람들이 살 구멍도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라는 것이 그의 변이다. 2000.04.16 AP 통신 http://dailynews.yahoo.com/h/ap/20000416/tc/tale_of_two_cities_1.html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