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총선이 남긴 최대의 화두는 역시 `지역감정’이었다.
그리고 그 한복판에는 노무현 전 의원이 서 있었다.
선거 하루전날까지도 유력여론조사 기관들이 8%포인트 안팎을 앞서는 것으로 점쳤던 노 후보는 개표결과 득표율로 18%포인트, 표수로는 1만300여표의 상당한 차이로 낙선의 고배를 들었다.
노 후보는 16일 “개표할 때까지도 그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답답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그러나 “부산 시민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우리나라 어느 지역이라고 지역감정으로부터 자유롭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다만 “부산 지역과 관련이 있는 여러가지 정책과 산업을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해왔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노 후보쪽은 아무도 이런 선거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 전까지 10%선에 불과했던 부동표가 하루전날 조사에서 35%선까지 늘어나 마음에 걸렸으나 투표일 오전 출구조사에서도 근소한 차이나마 앞서는 것으로 나와 “설마”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후 출구조사에서부터 3%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낙선의 불길한 조짐을 예감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결국 부산 인심은 한 택시 기사가 알려줬다.
낙선을 확인하고 개표장 앞에서 택시를 잡아타자, 운전기사는 “그전에는 투표를 안하겠다던 사람들이 남북정상회담 발표 뒤에 전부 가서 1번을 찍었다.
나도 1번 찍었다”고 했다.
개표 뒤 그의 홈페이지(knowhow.or.kr)와 청와대, 민주당 홈페이지에는 네티즌들의 분노와 안타까움이 몰아닥쳤다.
불과 3일 사이에 1500명 이상이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한 네티즌은 “정치 일번지 종로에서도 당당하게 국회에 입성했던 그가 고향 부산에서 다시 눈물의 잔을 들이켰다”면서 노 후보에게 `바보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한 부산의 네티즌은 “정말이지 제게 자격만 된다면 이곳 부산 사람들을 대신해서 노무현의 당선을 바랐던 수많은 타 지역 사람들에게 무릎 꿇고 사죄라도 드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썼다.
노 후보는 이에 “농부가 밭을 탓할 수는 없겠지요”라며 “이제부터 시작입니다”라고 답장을 올렸다.
그러나 노 의원은 이날 “무엇을 시작할 것이냐”는 기자의 물음에 “우선좀 쉬고 싶다”는 말밖에 하지 못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