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춘계회의 마지막날인 17일 세계화 반대주의자 수천명은 온종일 비속에서 행사 저지를 위한 시위를 벌였으며 진압에 나선 워싱턴 경찰은 약 500명의 시위자들을 현장에서 연행했다.
미 전국에서 모인 1백여개 단체 회원들인 약 5천명의 시위자들은 이날 아침 일찍부터 오후 늦게까지 IMF와 세계은행 본부 건물 주변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중심으로 경찰과 대치하며 산발적인 시위를 계속했다.
경찰은 시위가 대체로 평화적으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과격한 행동을 한 시위자들에 대해서는 곤봉을 휘두르고 최루가스 및 후추 스프레이를 뿌려 즉각 진압했다.
이날까지 경찰에 연행된 시위자는 전날 IMF회의 저지시위에 나섰다가 체포된 6백여명을 포함, 1천명을 넘어섰다.
경찰과 시위대는 협상을 통해 ‘평화적인 체포’에 합의했으며 이에 따라 경찰은 바리케이드를 열어 소수의 시위자들이 경계선을 넘어오도록 허용한 후 곧바로 불법집회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그러나 시위자들의 체포과정이 모두 평화적인 것은 아니어서 일부는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으며 찰스 램시 워싱턴 경찰국장도 한 시위자와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시위자들은 조직본부의 ‘전술위원회’가 당초 경찰의 바리케이드를 뚫고 세계은행 본부 건물로 진입, 전세계 금융계 지도자들의 회의를 저지하기로 표결했었으나 추후 항의의 표시로 ‘평화적인 체포’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위자들은 차도를 점거하기 위해 경찰의 순찰차량 앞에 드러눕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이기도 했으며 이들에 대해 경찰은 곤봉, 최루탄, 후추 스프레이를 사용해 진압했다.
이번 시위를 주도한 ‘세계 정의를 위한 동원’이라는 단체의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시위조직자들의 입장에서 이번 시위는 “완전한 승리”라고 평가하고 그러나 경찰의 조치는 지나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경찰이 수도 워싱턴을 군사화했다고 비판하면서 “이런 종류의 무력은 우리의 의지를 강화시켜 줄 뿐이며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워싱턴 경찰은 IMF-세계은행 춘계회의 마지막 날인 이날 시위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인근 버지니아주의 방위군의 병력지원을 받았다.
한편 세계은행 개발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당초 예정보다 앞당긴 아침 6시30분(한국시간 밤 11시30분)에 기습적으로 소집, 본부에서 조찬을 마친 후 채무국의 부채탕감, 무역 및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등 각종 현안에 대한 공식 논의에 들어갔다.
또 미 연방정부는 이날 시위로 워싱턴 시내가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을 것으로 우려, 중심가에 위치한 정부 기관 소속 공무원들에게 비상근무자를 제외하고 하루 휴무토록 지시했으며 IMF와 세계은행 본부 주변의 일반 회사와 상가도 사실상 문을 닫았다.신기섭특파원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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