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가 파견근로자보호법에 따라 오는 7월부터 2년 이상 고용한 파견

노동자들에 대해 직접 고용하도록 각 기업체에 권고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파견직들을 초단기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등 허술한 법조항을 악용하는 기업들이

잇따라 이들의 고용조건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

7일 노동계는 에스케이텔레콤이 1998년부터 파견직 노동자를 쓸 수 없는

수납, 전화상담 등 창구업무에 파견직 1400명을 불법 고용해오다 지난 1월

노동부의 시정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게다가 에스케이텔레콤은 시정지시를 받은 뒤 지난 5월까지 파견직 노동자

1400명을 매달 고용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단기 아르바이트직으로 전환해

노동자들의 고용조건을 되레 악화시켰다.

에스케이쪽은 “해당업무의 수요변화가 커 정규직 채용이 어렵다”고

밝혔으나, 한달짜리 단기계약직으로 전환한 노동자 중 40%가 2~4년을 근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파견근로자보호법(6조3항)은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해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에스케이텔레콤말고도 많은 기업들이 고용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파견직 노동자들의 초단기 계약직 전환고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 2년 근속 파견노동자의 정규직 고용을 회피하기 위해 파견노동자의파견

사업장을 서로 맞바꾸는 편법도 속출하고 있다.

<한국방송공사>와 <서울방송>, <와이티엔>에 운전직 노동자를 파견하고

있는 ㈜백산주택종합관리는 지난달 서울방송에서 일하던 8명의 운전직 노동자를

한국방송공사로 파견했으며, <문화방송>과 서울방송, 와이티엔에 운전직

노동자를 파견하고 있는 우리비전도 와이티엔에서 근무하던 9명을 문화방송으로

보냈다.

명백한 불법행위도 잇따르고 있다.

인천 길병원에서 2년 넘게 간호조무사로 파견근로를 해온 80여명의

노동자들에게 파견근로업체쪽은 이달말로 고용계약이 만료된다는 통지를

보냈다.

하지만 파견업체쪽은 7월1일자로 다시 고용해 길병원에 파견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휴대전화 부품을 생산하는 벤처기업인 ㅅ사는 지난 1월 생산직 200여명 중

70명을 정리해고한 뒤, 2월부터 60여명의 파견직을 대신 고용했다.

경영상의 이유로 해고를 한 뒤 2년 이내에는 당해업무에 파견직을 사용하여서는

안된다는 법 규정을 어긴 것이다.

반면 사용자단체들은 채산성 악화 때문에 파견기간이 만료되는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기는 어렵고, 해고하면 업무공백이 생겨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파견기간을 연장하는 쪽으로의 법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김소민 기자firib@hani.co.kr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