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언론보도에 대해 관계당국 또는 이해집단이 극단적인 대응을 하면서 보도 위축은 물론 언론 길들이기·탄압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고엽제후유의증전우회’ 회원 2200여명은 지난 27일 한겨레에 난입해 기물을 부수고 신문제작을 방해하는가 하면 사원을 폭행했다.
고엽제 전우회는 한겨레의 ‘베트남 양민학살’ 보도가 자신들을 살인자로 매도하고 고엽제 피해 집단소송을 방해하고 있다며 난동을 부렸다.
북한은 같은 날 금강산 호텔에서 열린 남북적십자 회담을 취재하려던 조선일보 김인구 기자의 입북을 불허했다. 이에 따라 김인구 기자는 북한 장전항에 정박중이던 금강산호에서 체류하다 28일 서울로 귀환했다. 북한측의 이같은 조치는 조선일보의 사설 <김정일 물러나야> 등 일련의 대북보도에 대한 보복조치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지난 20일 중앙일보의 ‘북한 노동당 규약 개정’ 보도가 비보도 약속을 깬 것이라며 김진국 기자의 출입을 정지시켰다가 지난 26일 이를 해제했다. 청와대는 출입정지 조치를 6일만에 해제하면서 당초의 강경입장과는 달리 아무런 이유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같은 일련의 조치에 대해 언론계에서는 ‘기세싸움’의 성격이 짖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중앙일보와 조선일보 사례의 경우 남북 정상회담 이후 활발하게 이뤄질 대북보도와 관련 보도범위와 논조를 사전에 조율하기 위해 ‘충격요법’을 동원한 것이라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언론계에서는 대북보도의 경우 남북화해와 협력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사안에 접근하지 못한 언론 책임도 적지 않으나 그렇다고 해서 언론외적인 충격요법을 동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또 최근의 현상들이 구체적인 보도를 계기로 빚어진 점과 관련 언론계에서는 이같은 대응이 자칫 보도위축으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언론 전반의 위축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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