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자본주의 복귀의 어두운 면
[맑스주의 방어를 위하여] 6/22 줄리아나 그란트
헝가리의 2000년 1사분기 GDP 성장률은 6.8%에 이르며, 연말까지는 5-5.5%의 성장률을 기
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헝가리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건설붐이나 거리에 가득 찬 새 자
동차들, 잘 먹고, 잘 차려입은 사람들을 보며 이런 인상적인 수치들을 곧 인정하게 될 것이
다. 자본주의의 도래가 헝가리에 풍요의 뿔(그리스 신화, 제우스에게 젖을 먹인 염소의 뿔
로서 풍요의 상징)을 가져다 준 것일까, 아니면 이것은 그리 정직하지 못한 그림일 뿐인가?
먼저 6.8%라는 이 나라의 성장률이 제조업과 조립산업 양 부문의 산업에 기인한 것이라는
사실을 지적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1사분기의 산업 성장률은 20.7%였다. 하지만 전
통적으로 강력했던 농업 부문은 이제 허덕거리고 있다. 육류와 곡물 생산은 줄어들고 있으
며, 농업 종사 인력은 이런 기록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30만 명 이하로 떨어졌다. 생산자
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사상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농민들은 현재 주요도로들을 막고,
보조금 철폐와 농무부의 농민 지원기금 착복, 그리고 약속받은 저리의 대출이 늦어지고 있
는 사실 등을 항의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벌어진 대규모 농업의 해체가 이제 그 성과를 토해내고 있는 것이다. 인구의
도시 유출은 전통 시장의 붕괴와 농가 부채 가중, 파산, 그리고 그나마 남아있던 집단 농장
의 최종적 폐쇄 등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총리를 비롯하여, 모든 ‘충성파’ 각료들은 이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식품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르거나, 희소해지기 시작할 때, 헝가리인들은 혁명을 생각하기 시작할 것
이다. 이 지점에서 이 나라의 독특한 역사가 주는 교훈이 도움이 될 것이다.
산업 분야를 살펴보면, 1사분기 20.7%의 성장률을 이끌어 낸 주요한 부문이 어디인지에
관한 상세한 수치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의심의 여지도 없이 그것은 헝가리에
서 제조와 조립을 해서 바로 수출하는 외국계 사업체들일 것이다. 서유럽의 호황이 계속되
면서 헝가리는 놀라운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00년 6월 2일 [넵사바드삭(헝가리 최대 부
수의 전국 종합 일간지)]에서 아우디 헝가리의 관리 이사 유르겐 D. 호프만은 헝가리의 경
제 상황과 조건에 대해 호평했다. 아우디로 하여금 지금까지 16억 마르크의 투자를 가능케
했으며, 아우디는 앞으로도 새로운 엔진 공장과 연구·개발 센터 등에 6억 5천만 마르크를
더 투자할 예정인 것이다. 그는 투자 확대의 주요한 이유로 헝가리의 훌륭한 경제 지표와
안정성 뿐만 아니라 괜찮은 물류 상태(그의 공장은 오스트리아 국경 근처에 있다)와 숙련된
노동력, 유연한 생산 구조, 저임금 등을 들었다.
세계 정보기술(IT) 혁명은 헝가리에도 영향을 미쳤고, 모든 정보기술 회사들(주로 소프트
웨어 부문)은 약 20에서 25% 정도의 성장을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는 최근 너무 급속한 성장과 예상보다 더 빨리 늘어나는 국제수지 적자 그리고 인플레이션
감소의 둔화 등을 이유로 들면서 헝가리 경제가 과열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부르주아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헝가리 산업계의 거물들은 이것을 과소평가하며 이에 대해 필자로서는
들어본 적도 없는 냉소적인 주장들을 펼치고 있다. 물론 몇몇 주장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 모든 성장의 주된 동력이 외국계 회사들이 생산하는 상품에 대한 서구의 수요이기는 하
지만 상품들이 곧장 수출되어버리기 때문에 고용 창출을 별도로 한다면 헝가리 경제에 미치
는 영향은 매우 미미하리라는 것이다. 극도의 근시안적인 시각이 확산되어 있으며, 이들은
호황이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투자율이 둔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투자는 여전히 늘고 있다. 지난 3년간을 놓고 볼 때 첫
분기의 성장률은 1998년 12.1%에서 1999년에는 6.4%로, 올해에는 7%를 기록하고 있다. 이것
은 누가 봐도 명백히 경고 신호이다.
경제 분석 회사인 GKI의 관리이사인 아카르 라즐로는 2000년 6월 2일 자 [넵사바드삭]지
에서 수출과 관광 수입이 적정 수준 이상으로 수입을 촉진시키고 있으며, 헝가리 국내 소비
수준은 임금이 너무 낮아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금이
매우 느린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월 최저임금은 4만 포린트(약 16만원) 정도에 묶여 있
다는 사실이 이러한 냉소적인 전망에 설득력을 더해 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최저임금에 대한 언급은 거품이 아닌 진짜 경제에서 생활을 영위해야 하는 헝가리인들이
처한 상황을 웅변해주고 있다. 실업 상태에든 아니든 이들에게 있어서 6.8%의 성장률이란
그들과는 다른 사회적, 경제적 행성에서 살며, 메르세데스를 몰고 다니는 사람들 사이에서
만 통용되는 수치일 뿐이다.
최근에 있었던 노동자 축제에서 헝가리 사회당(MSZP)과 헝가리 노총(MSZOSZ)은 이 나라
노동자들의 상황을 부각시키기 위해 보다 면밀히 협력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MSZP가
의회에서 제1야당의 지위를 차지하게 되면서 MSZOSZ는 이 같은 협력을 통해 뭔가 얻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한 연구 보고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무직, 생산직을 막론한 노동자들은 이제 자신들이 작업장에서 전에 없이 취약한 지위에
처해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동자들은 열악한 계약 조건과 그
악화를 감수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또한 현재 헝가리 전체 고용의 대략 40% 정도가 고용
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1990년에서 1993년 사이 166만 5천 개의 일
자리가 “사라졌다.” 일자리에서 밀려난 사람들은 최종적으로 세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진다.
첫 번째 그룹은 자영업자가 되는 길을 택한 사람들이다. 두 번째는 조기 퇴직한 사람들로서
최소한 30만 명에 이른다. 세 번째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경우로서 농촌 출신으
로 농업 “구조조정”의 희생양이 된 사람들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예기되었던 사회적 폭발을 가로막은 것은 부분적으로는 사람들이 이
전의 저축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주되게는 암거래 시장의 폭발적인 확장이었다. 암
거래 시장은 모든 분야에서 성행하고 있으며, 정상적인 고용까지 위협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비율의 임금이 “현찰로 거래”되어 고용주들로 하여금 세금이나 고용 기금을 포탈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네 번째 그룹을 추가하고 싶다. 범죄로 빠져든 사람들로
서 사상 최대로 늘어나고 있다. 범죄율은 지난 10년간 폭발적으로 늘어왔으며, 실제 범죄수
치는 집계된 것보다 열 배는 넘을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MSZOSZ와 몇몇 산하 노조들은 현재 임금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상정하고 있으며, 만약 경
제가 6.8% 성장한다면, 노동자들도 그 성과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의 평균 소득증가율은 연 1.2%로서 이윤증가율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교사를 비롯한 여타
공공 부문 노동자들은 정부와 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임금 수준은 여전히 매우 낮다. 과
거 헝가리 노동조합 운동의 찬란한 투쟁의 전통은 지난 40년간의 스탈린주의 통치에 사라졌
으며, 21세기 자본주의 헝가리의 새로운 노동자층은 아직 태동중이다.
뻔뻔스러울 정도로 명백한 불평등은 점점 더 커져만 가고 있으며, 보통 사람들에게 엄청
난 불쾌감을 안겨주고 있다. 학교들이 폐쇄되고 있으며, 교사들은 실업 상태로 내몰리고 있
다. 보건 서비스는 현금 부족에 쪼들리고 있으며, 노동 시간은 확대되고 휴일은 줄어들고
있다. 신생 헝가리 부르주아의 장기적인 전망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장미빛이 아니다.
헝가리 부르주아의 경제는 서구의 호황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서 그 호황이 끝날 때쯤이면
조금 놀랄지도 모른다.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유럽은 감기에 걸린다. 하지만 동유럽은 폐
렴에 걸릴 것이다.” 현재의 상황을 설명해주는 말이다. 오늘의 이 번영도 빈곤과 노동조건
의 악화, 늘어만 가는 분노 등을 가리고 있는 거죽이며 얇은 치장막일 뿐인 것이다. 서구의
호황이 끝나면, 새로운 주인 국가인 독일과 미국에 예속된 서너 번째 국가로서 헝가리의 진
짜 모습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서야 노동자와 청년들, 도농의 보통 사람들이 나서서 자신들의 경제와 국가를
되찾고, 이윤이 아닌 인간의 필요에 따라 운용하게 될 것이다. 지난 10년은 자본주의를 헝
가리와 여타 동유럽 국가들에 다시금 자리를 잡게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자본주의의
무덤을 파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하며, 이들의 잠재적 힘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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