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라리온의 다이아몬드 전쟁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00/6 안드레스 페레즈

짧게 끝나버린 평화였다. 프리타운 정부와 혁명연합전선(RUF)은 지난해 7월, 평화협정에 서명했지만 그것도 잠시, 5월 초 300명의 유엔평화유지군(blue berets)이 반군들에 의해 인질로 잡히자 다시 원상태로 돌아갔다. 5월 10일 영국군이 RUF 지도자 포다이 산코를 체포한 것도 분쟁의 중단을 가져오지는 못했다. 이 내전의 이면에는 시에라리온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국제 광산 회사들간의 앞 뒤 가리지 않는 암투가 숨어있다.

국가의 심장부와 민족 전체가 검은 부패 경제로 인해 썩어들어 갈 수 있다는 사실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시에라리온에서의 사건들은 이런 검은 경제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주요 강대국의 지원을 받아 유엔에 의해 수행되는 평화유지 활동을 견제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었다. 시에라리온 유엔 평화유지군(Unamsil, 9천명의 군인들이 파견된 역대 최대 유엔 평화유지군)은 10년에 걸친 장기간의 끔찍한 내전을 끝내고 아프리카 전체에 희망의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기대되었고, 이미 사람들의 관심은 다음 파견처가 될 콩고 킨샤사에 가 있었다.<주1>

누가 이 내전에 관련되어 있는지를 분명히 해보자. 군벌에 의해 야만적으로 길들여져 마약중독에 빠져버린 이 무장 청년들의 필사적인 투쟁이 유엔을 굴복시키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유엔을 이전과는 다른 차별적이고, 새로운, 어떤 교활한 함정에 빠트린 것은 다이아몬드 광산 장악에 혈안이 된 기업가들이 두 경쟁 집단을 지원함으로써 야기된 분쟁이었다. 시에라리온 다이아몬드에 대한 봉쇄 조치나 많은 전문가들이 주장하고 있는 경제적 배타 구역 선언을 거부함으로써 안전보장이사회와 유엔 사무총장은 이 지역을 이 마피아 같은 분쟁에 그대로 방치, 평화유지군 군인들을 이 허술한 지역에 몰아넣어 인질로 만들고 말았다.<주2>

이 지역의 진정한 지배자인 반군, RUF는 시에라리온 절반을 통제하고 있는 한편, 다른 나머지 절반의 지역에서도 불안감을 조장하면서 소규모 “후발” 기업들이 추진하고 싶어하는 대량 채굴 작업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RUF의 기지는 현 라이베리아 대통령 찰스 테일러가 통치하고 있는 (테일러랜드이라 불리는) 군사적, 상업적 요충지에 있다.<주3> RUF의 기지인 몬로비아는 시에라리온 다이아몬드의 밀매가 대량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아프리카와 그 밖의 지역의 무기, 마약, 돈세탁과 연결돼”, 그 규모가 연가 2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주4>

시에라리온 다이아몬드가 그곳에 도착하면 자동적으로 “라이베리아” 산이 된다. 시에라리온 내, 반군과 민병대가 지배하고 있는 지역에서 가내공업으로 성행했던 다이아몬드 채굴업은 밀거래 방식과 연결이 되어 드 비어스, 라자르 카플란 인터내셔널과 같은 기업들에 이윤을 가져다주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질을 자랑하는 것들 중 하나인 시에라이온 다이아몬드는 저가로 구입되어, 가공 전 가격만 1캐럿당 평균 270달러로 팔릴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원석에 대한 접근권을 가진 경영자들에게 최고의 이윤을 보장해주고 있다.<주5>

RUF는 아메드 테잔 카바 대통령 주위의 “적법한” 세력과 맞서고 있다. 시에라리온 정부에는 국방부 장관이자 카마조르 민병대장인 사무엘 힌가 노만과 그 이전의 쿠테타 지도자이자 고문기술자인 조니 폴 코로마 및 그의 민병대가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시에라리온 정부는 과거 15년 동안 국민들에게 어떠한 공공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국제적인 인정을 받고 있으며, 이를 통해 캐나다, 벨기에, 미국, 영국, 남아공 광산 기업들과의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는 것이다. 모든 “쓸모 있는” 시에리리온 땅은 다이아몬드, 금홍석, 보크사이트, 금과 같은 광물 채굴권의 형태로 한치 한치씩 팔려나가고 있다.

이 땅들의 대부분도 지구탐사회사, 렉스광산회사, 다이아몬드웍스(에너지지사와 광산지사), 시에라 금홍석-노드개발사 등 4개의 기업이 분할해서 차지하고 있다. 이들 중 최소한 두 개의 기업(렉스와 다이아몬드웍스)은 평화협정이 조인되기도 전에, 그리고 반군이 차지하고 있는 땅을 차지하기도 전에 이미 시에라리온에서의 채굴 면허를 이용해 토론토 주식시장에 자본을 상장시켰다. 이들 기업 각각은 “대리인”들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어서 순조롭게 채굴 공장을 유지해가고 있다.

지난 10년간 전쟁의 불길에 부채질을 하면서 무고한 시민들, 특히 어린이들을 희생시켰던 양 진영간의 끔직한 분쟁은 평화에 대한 모든 희망을 없애버렸고 유엔 활동의 본질을 바꿔놓았다. 그리고 매년 보석 가게에서 팔려나가는 (십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상당한 양의 다이아몬드, 세계 두 번째 규모의 금홍석 산지, 그리고 전세계 시가에 영향을 미치는 보크사이트 매장량이야말로 이해가 걸린 문제였기 때문에 과거 식민 종주국이었던 영국은 샌드라인 인터내셔널(전문적인 용병을 보유하고 있는 민간 군사 기업-역자주)사 용병들의 연막 뒤에 숨어야 했던 이전과 다르게 시에라리온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자진해 나서면서 자국의 군사력을 배치했던 것이다.

국제적 인정을 필요로 하고 있는 찰스 테일러는 이 문제에 대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난 5월 RUF 반군에 의해 인질로 잡혀 있는 유엔 평화유지군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사실상 자신에게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RUF의 어린 군인들이 부르는 노래 중에 “칼라쉬니코프(러시아제 기관총) 삶이 우리를 먹여살린다”<주6>는 귀절이 있다. 총을 든 (태어나서 살인자로 살아가다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전쟁의 이중적인 저주를 받은) 이 어린아이들은 지난해 3월 다이아몬드 광산을 향해 이동하는 유엔 평화유지군을 보면서 자신들을 전장에서 끌어내 풍부한 교육과 건강과 그리고 사회적 보호와 혜택을 주기 위해 온 국제사회의 대표자들로 생각할 수 없었다. 평화유지군은 그들의 부유한 자원과 삶을 박탈하고, 흥미진진한 상업적, 군사적 모험을 빼앗아 가기 위해서 자신들을 영토에서 쫓아내려는 또 하나의 집단일 뿐이었다. 그들은 테일러땅에서, 그 덕분에 살아가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이들 어린이들<주7>이 유엔 뱃지를 단 평화유진군을 보았을 때, 그들은 1994년 민간 기업에 의해 고용된 구르카 안전경호대의 용병들이나 이그제큐티브 아웃컴사(1996)와 샌드라인 인터내셔널사(1997) 소속의 용병, 혹은 경호원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게다가 지난 12월, 인도에서 활동중인 평화유지군에 다이아몬드 광산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할 예정인 구르카 용병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도한 BBC 라디오 방송은 이들에게도 들려왔다. 심지어 지난 5월 유엔 고위급 인사가 (이그제큐티브 아웃컴사와 샌드라인 인터내셔널사, 그리고 이스라엘의 레브단사를 포함해) 여러 민간 군사 기업을 만나 공동 작업을 모색했다고 알졌다.

무분별한 채굴 허가권발행

모든 평화협정이 광산 회사의 경영이 착수되는 시점에서 늘 파기되었다. 즉, 지난해 2월에서 6월 사이에 RUF와 정부간의 로메 평화협정이 맺어질 것이라 예측되었을 당시, 소규모 광산 회사들 사이에서, 사실상 반군의 수중에 놓여 있던 땅에 대한 다이아몬드 채굴권을 프리타운의 정부로부터 되살 것인지 아니면 단지 계약을 갱신할 것인지의 여부를 둘러쌓고 난리 법석이 벌어졌다.

1999년 1월 프리타운 전투에서 (2주 동안 6천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흘린 피가 여전히 가시지 않을 즈음인 2월에서 6월 사이에 프리타운 최고급 호텔은 또다시 엔트워프, 봄베이, 텔아비브, 모리셔스 등에서 팔 수 있는 물건을 찾느라 혈안이 된 다이아몬드 상인들로 초만원을 이루었다. 그리고 우기가 끝나면 최소한의 기본시설과 헐값의 노동력으로 다이아몬드를 채굴할 수 있는 땅에 대한 허가증을 구하려는 “후발” 기업의 대표단들도 있었다. 1998년 3월 서아프리카 경제공동체 감시 기구(Ecomog)와 샌드라인 인터내셔널사(영국정보기구에서 민영화된 일종의 자회사)의 용병들에 의해 다시 복귀된 시에라리온 정부는 수십 개씩의 허가권을 할당하고 새롭게 갱신하기 시작했다.

안달이 난 후발 기업들 사이에서 새로운 골드러쉬가 일어났다. 예를 들어 벨기에계 렉스광산회사는 시에라리온 정부가 자신들의 경쟁사인 브랜치에너지(세금 피난처 맨섬에 등록되어 있지만 사실상 캐나다계 다이아몬드웍스사가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에 남부 통고 지방의 채굴권을 주었다고 불평했는데, 브랜치에너지는 이그제큐티브 아웃컴사의 용병들과 조직적으로 연계하고 있다. 또 하나 묘한 것은 시에라리온이라는 불모지에서 수많은 창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태국의 라케시 사세나(그는 지금 금융관리법 위반으로 기소중에 있다)가 소유하고 있는 지구탐사사는 놀랍게도 (동부에 있는) 코노와 (남부에 있는) 통고 및 콤보야 구역에서 작업중에 있는 채굴권을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로랑 카빌라가 정권을 장악하기 이전에 이미 다이아몬드 채굴 계약을 맺어 유명해진 억만장자 장 레이몬드 볼르는 노드 리소시스와 제휴한 기업, 시에라 금홍석사를 통해 채굴 이윤을 뽑아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활동 개시와 열띤 라이세스 및 채굴권 발행은 그곳에서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는 사람, 즉 당시 시에라리온 테일러랜드 통치자였던 전 상등병 산코에 의해 허가된 것이 아니었다. 지난해 7월 초에 로메에서 조인된 평화 협정들은 준비중이었던 교전국의 무장해제와 선거 실시에 대한 책임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계획된 것이었다. 광산 채굴권은 RUF와 정부 사이에서 쪼개져 분배되었지만 산코의 부하들이 저지른 극단적인 행위를 포함해 모든 관련 당사자들이 범한 전쟁 범죄에 대한 사면이 있었다. 유엔은 점진적으로 병력을 보내면서 평화유지작전에 착수했지만 다이아몬드 채굴산업에 대한 봉쇄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산코는 프리타운으로 돌아와 부통령직과 그 이름도 화려한 전략적 자원 경영, 민족 재건, 발전을 위한 위원회의 수장을 맡는데 동의했다. 7월 말, 평화유지군의 전력 배치가 신중하게 재개되었고, 또한 조심스럽게 나이지리아군이 철수하기 시작했다. 프리타운을 방문한 미 국무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는 평화 이행 약속이 받아들여지면 5천 5백만 달러를 대출해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놀랍게도, 산코는 신중하게 행보를 취했고 승인된 모든 채굴권에 대한 철저한 재고와 외국 기업들과의 투명한 협상을 위한 감시를 요구했다. 분명히 그는 자신의 대량학살이 그를 둘러싸고 벌어졌었다는 것을 헛되이 설교하고 있었고 프리타운의 최고 공직자 중 어느 누구도 그의 업무 수행에 호의적이지 않았으며 유엔 평화유지군은 그를 완전히 적으로 바라보았다. 동시에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다이아몬드 채굴 지역을 통제하기 위해 평화유지 파병대를 강화하고 3개 대대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총 1만 3천 명의 병력을 파병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산코와 코피 아난 사이에서 이어진 언쟁은 유엔 사무총장을 매우 놀라게 하는 악의에 찬 것이었다.

지난 가을, 사태는 급속도로 악화되었다. RUF의 지도자는 그의 자리가 (결코 충족되지 못하는) 빈 껍질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또한 프리타운으로부터 그의 군대에 대한 통제권을 더 이상 쥘 수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힌가 노만 국방장관과 같은 다른 권력가들이 세력을 모으고 있었다. 유엔평화유지군이 그의 영토로 군대를 보내려고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는 오지를 향해 치고 빠지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러나 테일러랜드는 더이상 쓸모없게 된 “통치자” 중 한 명을 몰락시키는 방법을 알 고 있다. 그는 영국군에 의해 생포되었다. 인질로 잡혀 있는 평화유지군의 위험스런 상황, 영국군 배치, 반군 지도자 생포 드라마는 다른 진실들을 효과적으로 숨기고 있다.

<1> 엘리자벳 블런트의 『시에라리온의 허약한 평화』,「르몽드 디플로마티크」영어판, 1999, 12. 를 보라.

<2> 아프리카, 캐나다 협력 기구에서 발행하고 스밀리에, 란사사 베리에, 랄프 헤즐리톤이 작성한 보고서, 『문제의 본질-시에라리온, 다이아몬드, 그리고 인간안보』를 보라. 캐나다 금속 노동자들과 기독교 조직들, 그리고 공공 기금에서 지원을 받은 이 보고서는 많은 광산 기업주들의 반발을 샀고 시에리리온 다이아몬드를 거래하는 구매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인터넷상(http://www.web.net/pac/pacnet-1)에서도 일부를 볼 수 있다.

<3> 1995년 캠브리지대학 출판부에서 출간된 윌리암 리노의 『시에라리온의 부패와 국가정치』를 보라.

<4> 『문제의 핵심』

<5> 프랑수와 미세르와 올리비에르 발리의 『아프리카 광산 산업의 새로운 이해관계』, 「마니에르 드 부아」, No. 51, 『아프리카 르네상스』, 2000, 5-6월호 p. 27를 보라

<6> 윌리암 르노, 군사 지도자 정치학과 아프리카 국가들, 라인 라이더 풀판사, 런던, 1998

<7> 폴 리처드의 『열대우림을 위한 싸움. 시에라리온에서의 전쟁, 청년, 그리고 자원』, 하이네만/제임스 커레이, 옥스퍼드 1996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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