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보도태도에 매향리가 또 한번 울부짖고 있다.

지난 5일 주요 일간지들은 <매향리사격 잠정중단>(조선일보)<매향리 사격장 폐쇄키로>(한겨레·중앙일보) <매향리 사격장 폐쇄 추진>(경향신문·대한매일) 등의 기사를 통해 한·미 양국 고위 공군 관계자들이 6일 경기도 화성군 고온리·매향리의 기총 사격장 이전을 놓고 협상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사는 또 한·미 양국이 이 자리에서 내륙 기총 사격장을 일시적으로 폐쇄하고 농섬 주변에 인공 사격장을 건설할 때까지 한국군 사격장을 사용한다는데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매향리 주민들은 물론 ‘불평등한 소파개정 국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온 것도 아닌데 언론이 너무 성급하게 문제가 해결됐다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어 자칫 여론을 호도할 우려가 높다며 반발하고 있다.

‘불평등한 소파개정 국민행동’의 한 관계자는 “내륙 사격훈련만 잠시 중단됐을 뿐 항공기 소음 피해를 주고 있는 폭격훈련은 계속될 예정이고, 또 인공 섬을 조성하고 나면 다시 사격훈련을 재개한다고 밝히고 있어 결국 해결된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셈”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도대체 무슨 이유로 매향리 사격장이 폐쇄된다고 제목을 붙였는지 납득이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매향리 미공군 폭격장 철폐 주민대책위원회는 8일 오후 쿠니사격장 인근에서 대규모 항의 집회를 연데 이어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과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연합도 10일 매향리 폭격장 폐쇄와 소파 전면 개정을 위한 시국기도회를 여는 등 언론보도로 가라앉은 매향리 문제를 다시 띄우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각 일간지들은 또 5일자 보도 뒤 한겨레·경향신문을 제외하고는 6일 열린 한·미 양국 사이의 협상 내용에 대해서도 후속보도를 내보내지 않아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고의로 매향리 문제를 왜곡보도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한겨레신문 백현기 편집부장은 “한겨레신문이 이 같은 제목을 뽑은 이유는 그동안 난항을 겪어온 매향리 문제에 큰 변화의 조짐이 생겼다는 것을 부각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비록 한·미 양국 사이의 협상결과가 그동안의 주장에 비해 만족치 못하더라도 내륙 사격장의 폐쇄 부분을 너무 작게 취급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 한 관계자는 “한·미 양국이 6일 공동 대책회의를 갖고 농섬 인근 해상에 인공 사격장을 조성하고, 공사기간 동안 일시적으로 사격장을 폐쇄한다는 부분을 협의한 바는 있지만 확실한 결정은 이번 주 말께나 나올 예정”이라며 “언론이 너무 앞서 나감으로써 내륙 기총 사격장의 폐쇄를 기정사실화 할 지는 몰라도 자칫 주민들과 미국측을 자극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