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하청노동자 고 김승모 씨가 숨진 HL만도 평택공장 사고 이후 석 달도 지나지 않아 익산공장에서 또다시 끼임사고가 발생했다. 금속노조는 평택공장 사망사고 이후 마련한 재발방지 대책이 다른 공장에서도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긴급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개최를 요구했다.
금속노조 만도지부는 15일 HL만도 대표이사에게 공문을 보내 익산공장 산업재해와 관련한 긴급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개최를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14일 익산공장에서 작업자 1명이 작업 도중 갈비뼈가 골절되는 산업재해를 입었다.
이번 사고는 지난 7월 22일 평택공장에서 김승모 씨가 작업 중 숨진 사고 이후 발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시 사고를 계기로 만도의 안전관리체계와 재발방지 대책을 둘러싼 문제가 제기됐지만, 다른 공장에서 다시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금속노조는 사고 당일 회사가 본사 노사협력실 명의로 안전보건 법령과 사내 규정에 따라 안전과 보건을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회신을 보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회사가 안전관리 강화를 약속한 바로 그날 익산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한 만큼, 안전보건 관리체계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는지 노사가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와 단체협약 제83조 등을 근거로 긴급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소집을 요구했다. 산업안전보건위원회는 사업장의 산업재해 예방계획과 안전보건교육, 작업환경 점검 및 개선, 노동자의 안전과 보건을 위한 사항 등을 노사가 함께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노조가 요구한 안건은 사고 발생 경위와 재해자의 치료 현황, 사고 원인 조사 결과 및 재발방지 대책, 사고가 발생한 공정과 설비의 위험성평가 재실시 등이다. 특히 평택공장 사망사고 이후 마련한 재발방지 대책이 다른 사업장에서 얼마나 이행됐는지 확인하고, 사고 설비와 유사한 공정의 작업 재개에 앞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고 노동자의 근무형태와 작업조건도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노조는 재해자의 연장근로와 휴일근로 여부, 작업부하 등을 확인해 사고와 노동조건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볼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산업재해 발생 보고와 기록, 산업재해조사표 작성 과정에서 노동자대표가 확인할 수 있는 절차가 지켜졌는지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회사에 사고 경위서와 현장 사진·영상, 작업내용과 근무일정, 원인조사서와 재발방지 대책, 기존 위험성평가 자료, 안전교육 이행 자료 등을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개최 전에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노동자위원들이 사고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관계자의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현장 보존과 참관 방안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금속노조는 사고 원인이 규명되고 필요한 안전조치가 이뤄지기 전까지 해당 설비와 유사 설비·공정의 작업 재개를 보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단체협약에 따른 노동조합 참여 사실조사를 즉시 실시하고, 노동자위원의 현장 확인과 위험성평가 참여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오는 19일 긴급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개최할 것을 회사에 요구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익산공장 사고 원인뿐 아니라 평택공장 사망사고 이후 마련된 재발방지 대책이 전체 사업장에서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