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통일, 민주의 삼위일체’ ‘청년 대표’ ‘강력한 개혁정당과 계보정치 종식’.

다가오는 전당대회서 개혁세력을 대표, 최고위원 경선에 나서는 김근태, 정동영, 김민석 후보의 캐치프레이즈다. 공교롭게도 세 후보의 나이가 각각, 53세·47세·36세로 각 세대를 대표한다는 점도 흥미거리로 작용한다. 다가오는 30일 개최되는 민주당 전당대회서 이들 노장청 의원들의 ‘개혁풍’이 얼마나 거세게 불어닥칠지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내 개혁세력의 선두주자는 단연 김근태 의원이다. 민청련 의장을 거치며 재야세력의 대부로 자타가 인정했던 김의원은 국민회의 부총재와 민주당 지도위원을 역임하는 등 나름대로 무시할 수 없는 세를 과시했던게 사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집요한 견제로 인해 주위에서 기대했던 만큼은 발언력이 크지 않았다는 평도 없지 않았다. 이를 의식한 듯 김의원측도 이번 기회를 통해 당내 위상을 높일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대중적 지명도도 확실히 심어줄 준비를 하고 있다. 평소 말을 아끼던 김의원도 ‘개혁의 리더’를 자처하며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함께 재야 세력을 대표했던 이창복 이재정 임채정 의원이 이끄는 국민정치연구회를 비롯 신기남 이해찬 의원 등 16명으로 구성된 열린 정치포럼이 그의 우군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선주자로 물망에 오르다 불출마 선언을 한 노무현 전 의원과 일부 젊은 원외의원장도 그를 밀고 있어 당선보다는 얼마나 많은 득표를 하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가에선 한화갑 의원이나 이인제 고문에 이어 3등만 해도 당내 입김이 현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으로 전망하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에 비해 20대와 30대등 청년대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민석 의원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80년대 학생권 출신이면서도 깨끗하고 산뜻한 이미지로 민주신당 대변인과 총재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김의원은 김근태 의원에 비해 순탄한 정치 역정을 걸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5월 ‘광주 술판 파문’으로 한때 기세가 수그러들긴 했지만 아직도 ‘차차기 0순위’로 꼽힐만큼 대중적 인기가 높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지난달 19일 원내외 젊은 위원장들이 모여 의견을 나눈 뒤 1일 송영길 장성민 김성호 임종석 의원과 이인영 김윤태 우상호 허인회 황장수 위원장을 포함한 9명이 전폭 지지를 결의하는 등 최근의 행보도 그 가능성을 밝게 하고 있다.

송영길 의원이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우상호 위원장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을 예정이다. 당초 한화갑의원계로 분류되던 장의원의 지지가 눈길을 끈다.

이 자리에서 김의원은 권노갑 고문과 밀접하다는 세간의 평에서 벗어나려는 듯 “이번 결의가 개인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청년개혁세력의 의사를 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변하는 역할을 해달라는 뜻으로 해석한다”며 명실상부한 개혁세력의 대표주자로 다시 태어날 것을 다짐했다.

이에 비해 40대 개혁세력을 대표하는 정동영 의원의 행보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 그러나 오랫동안의 방송생활과 15·16대 대선에서 전국 최다득표를 획득하는 등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는 면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대의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여성층에 인기가 높다는 것과 얼마전까지 당 대변인을 지내는 등 당내 정치적 위상이 안정적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정범구 함승희 의원 등 동년배 개혁세력 의원들이 얼마나 힘을 실어 줄 수 있느냐가 관건.

12명의 경선 후보 중 개혁세력을 자임하는 이들 세 의원의 연대 가능성은 아직까지는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정의원이 ‘후보들간의 연대’는 민주주의에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있는데다 다른 후보들도 일시적 분열 현상은 있겠지만 오히려 각개약진함으로써 예상되는 개혁돌풍이 더 클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7일 여의도로 자리를 옮기고 개소식을 연 젊은 정치인들의 모임 ‘한국의미래, 제3의 힘’도 이들에게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모임에는 원내의 김민석 김성호 김영춘 김원웅 김태홍 김홍신 서상섭 송영길 정동영 의원과 고진화 박종운 우상호 정태근 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386의원들뿐만 아니라 개혁 성향이 짙은 선배의원들까지 자리를 같이했다는 점에서 ‘정치개혁’ 이라는 화두가 젊은 의원들만의 목소리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는 것.

이번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 세 의원은 세대를 달리하긴 하지만 모두 ‘정치개혁’을 부르짖고 있다. 그간 ‘크로스보팅’과 ‘줄서기 거부선언’으로 당 지도부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던 젊은 층을 대표하는 김민석의원과 개혁세력의 대부 김근태의원, 청·장년층을 아우르는 정치개혁을 표방하는 정동영 의원이 얼마나 강한 돌풍을 일으키냐에 따라 향후 정치권의 변화를 점칠 수 있을 것이라는데 정가의 지배적인 분위기다.

(민주신문 173호/김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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