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인터넷 전자우편 서비스 `한메일’, 새롬기술의 인터넷 전화 `다이얼패드’, 네띠앙의 홈페이지 서비스, 데이콤의 `보라엔피시’ 등은 공짜인가, 공짜가 아닌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한결같이 `공짜’라고 주장한다. 돈을 받지 않으니, 공짜인 게 분명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이런 점을 들어 운영자 실수로 이용자의 전자우편과 홈페이지를 날리고도 보상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다음은 지난 5월 한메일 서버 사이의 충돌로 3000여명의 전자우편을 날린 뒤 “피해를 당한 이용자에게 보상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공짜 서비스인데 보상까지 요구하는 것은 너무 하는 것 아니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데이콤도 인터넷을 통해 고성능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 `보라앤피시’를 제공하면서, 이용자가 이곳에 저장한 자료를 날렸을 때를 대비한 보상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 회사 담당자는 “공짜 서비스인데 그런 것까지 마련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용자 주머니에서 돈을 빼가지 않는다고 공짜일까. 그렇다면 서비스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그 기업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용자들이 무엇인가를 보태주니까, 가치가 높아지는 게 아닐까.

이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그리고 회원으로 가입하려면 회사쪽에서 요구하는 대로 개인정보를 내줘야 한다. 이름,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주소, 취미 등 많게는 20여가지까지 요구하는데, 하나라도 빼먹으면 회원 등록을 받아주지 않는다.

인터넷 서비스 회사쪽에서 보면 이용자 개인정보는 곧 돈이다. 이는 회원을 모집하기 위해 돈과 경품을 내걸고, 인수·합병 때 회원의 개인정보에 높은 가격을 매겨주고 있는 데서도 잘 나타난다.

결국 이용자는 이용료를 내지 않는 대신, 이용료 이상의 값어치를 가진 개인정보를 제공한 셈이다. 이는 서비스를 공짜로 이용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게다가 인터넷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이용자는 자금과 기술 못지 않은 중요도를 갖는다.

인터넷 회사들은 “인터넷이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딴소리를 한다. 대표적인 게 이용자 개인정보, 서비스를 이용해주는 행위 등이 엄청난 가치를 지녔다는 사실을 덮어둔 채 `공짜’ 타령을 계속 하고 있는 것이다.

김재섭 기자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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