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워싱턴, 프라하. 이번엔 서울이다. 신자유주의에 바탕한 세계화에 반대하는 엔지오들이 18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 반세계화 운동의 계기로 삼겠다고 벼르고 있다.

`투자협정·WTO 반대 국민행동’, `민중대회위원회’, `한국민간단체포럼’ 등 반세계화·반신자유주를 내걸고 활동해 온 엔지오들은 이번 아셈회의가 지난해 시애틀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 때 추진하려다 세계에서 몰려든 엔지오 활동가들의 시위로 무산된 `뉴라운드’를 다시 추진하기 위한 목적아래 열리는 것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반대운동을 준비중이다.

이들은 자유무역협정, 농업자유화 등 이번 회의에서 논의될 의제들이 “세계 민중들의 민주주의적 권리와 생존권, 나아가 미래마저 완전히 빼앗게 될 착취 구조의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자유무역협정은 고용불안과 노동착취를 초래할 것이며 농업자유화는 거대 농업자본의 이익만을 보장해 제3세계 소규모 자영농의 파산을 가져올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창근 국민행동 정책위원은 “새천년 번영과 안정의 동반자 관계라는 아셈 서울회의의 슬로건은 초국적 자본의 번영과 그들만의 동반자 관계를 의미할 뿐 지구상의 90%이상을 차지하는 민중들의 이해와는 무관하다”고 비난했다.

이런 이유로 이들 엔지오 단체는 `세계화에 도전하는 민중들의 행동과 연대’를 내걸고 아셈회의를 전후해 다양한 `행동’을 준비중이다. 8일 중앙대에서 `투자협정·WTO 반대 문화공연-시애틀, 프라하…그리고 서울’을 통해 `전의’를 다졌다. 13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한국민간단체포럼은 18일부터 이틀간 아셈회의장 앞 봉은사에서 `아셈 2000 민간포럼’을 연다. 환경·노동 등 분야별 워크숍과 문화행사로 이뤄지는 민간포럼에는 필리핀의 `외채탕감연합’, 태국의 `가난한 자들의 모임’ 등 외국 엔지오의 200여 활동가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미투자협정, 자유무역협정, WTO체제와 민중건강 등을 주제로 한 토론회도 준비되고 있다.

아셈회의의 가장 중요한 행사가 20일로 예정된 정상회담이라면 이에 반대하는 `행동’의 하이라이트는 정상회담 날 열리는 `아셈2000 신자유주의 반대 서울행동의 날’이다. 시애틀과 프라하에서의 시위처럼 초국적 엔지오 활동가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 형태의 행사로 2만여명 가량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평화시위를 내걸고 있지만 경찰이 집회 자체를 막을 경우 회의장 봉쇄 등 실력행사도 불사한다는 게 엔지오쪽의 분위기다. 이종회 국민행동 집행위원장은 “3차 아셈회의는 자유무역지대 창설과 투자협정 체결 등 신자유주의 정책의 실현을 위한 주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며 “노동자와 민중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세계의 엔지오들과 함께 이를 저지시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시키겠다”고 말했다. 권복기 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