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슬라비아의 또다른 선거: 세르비아인들의 코소보 선거 거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2000/10 장-아르노 데렝*

10월 5일 슬로보단 밀로세비치의 몰락과 함께 유고슬라비아의 새 역사가 시작되

었다. 그의 계승자인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는 서구와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으

로 환호되었다. 그러나 그 역시 민족주의자이다. 이제 세계는 그가 코소보를 어떻

게 다룰지 지켜볼 것이다. 10월 28일 있을 지역 선거에서는 코소보의 다양한 알바

니아계 정당들이 권력 장악을 위한 경쟁을 벌일 것이다. 이들 간의 유일한 공유점

은 독립에 대한 갈망이다.

유엔 행정관 베르나르 쿠슈네르는 9월 24일의 유고슬라비아 연방 선거에서 코소

보의 투표를 허용한 것에 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었다. 당시 코소보의 세르비

아인들은 투표를 할 수 있었다. 코소보의 알바니아인들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

다. 투표는 그들에게 유엔 결의안 1244호에 따라 코소보가 여전히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일부라는 사실을 일깨워줬을 뿐이었다. 이와는 반대로 세르비아인들은 코

소보 자체의 지역 당국을 선출하는 10월 28일의 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것임이 분

명하다.

어쨋거나 20만명 이상의 세르비아계, 몬테네그로계, 그리고 이슬람계 슬라브 난

민들은 투표를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 중 아직 코소보에 살고 있는 10만

명 가량은 투표를 거부하고 있다. 8월 18일 강력한 폭발이 프리슈티나 시내의 유

럽안보협력기구(OSCE) 건물을 뒤흔들었다. 이 건물에는 여러 소수민족 정당들이

입주해 있다. 주된 타겟은 코소보의 이슬람계 슬라브 주민들의 정당인 민주행동당

(SDA)이었다. 그들은 위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으며, 터키인들도

마찬가지로서 알바니아인들에 동화하든지 아니면 떠날 것을 요구받고 있다. 이런

위협에도 불구하고 몇몇 소수민족 주민들은 유권자 등록을 마쳤다. 이들은 공공연

하게 코소보민주동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브라힘 루고바가 이끄는 코

소보민주동맹이 알바니아 극단주의자들의 입김에 대응해주길을 희망하고 있는 것

이다. 일부 알바니아어 사용 집시들, 특히 아쉬칼리 계파의 경우 이러한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코소보에 남아있는 대부분의 로망스인들은 등록을 하

지 않고 있다.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계 주민들은 몬테네그로나 세르비아로 떠날

것을 강요받고 있다.1) 세르비아에서는 베오그라드 당국이 난민들을 유권자로 등

록시키기 위한 OSCE의 독려를 방해하고 있다. 하지만 당국이 OSCE의 작업에 협력

하고 있는 몬테네그로에서도 오직 소수의 난민들만이 등록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을 뿐이다.

코소보만을 놓고 볼 때, 거의 모든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투표 거부 편에 서있다.

약 10만에 이르는 세르비아 주민들 사이에 패인 깊은 정치적 분열의 골에도 불구

하고 거의 모든 세르비아계 지도자들은 코소보내 세르비아인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한 투표에 나갈 수 없다는데 의견을 함께 하고 있다. 미트로비차의 세르비아

국민회의 의장 올리버 이바노비치는 처음부터 이런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통제하에 있는 코소브스카 미트로비차에 작은 세르비아 공화국의 수립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세르비아국민회의를 지지하는 그라차니차 지역의 온건파

세르비아인들과 정교회 역시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회 자체는 미묘한 처지에 처해 있다. 국제 행정 당국이 만든 공동 관리 기구

에 대한 참여와 거부 사이에서 동요하면서 교회는 세르비아인들의 여론에 혼란을

주고 있으며, 이제 더이상 기층의 지지에 의지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바노비

치는 북부 미트로비차와 그 이웃의 스베찬, 수빈 포톡, 레포사비치 등에 살고 있

는 5만여 세르비아인들 거의 모두의 굳건한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주민 거의 대부분이 세르비아인들인 코소보 최북단의 도시 레포사비치는

약간 예외적인 경우이다. 레포사비치는 10월의 선거에 세르비아인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공연히 나오는 유일한 도시이다. 밀로세비치에 반대하는 모든 세

르비아계 정당들의 동맹인 레포사비치연합의 주장으로서 국제 기구들과의 협력을

통해서만 코소보내 세르비아인들의 미래가 보장될 수 있다고이야기하고 있다. 7월

OSCE로부터 나온 비공식적인 수치에 따르면 전 코소보를 통틀어 400명 정도의 세

르비아인들만이 유권자로 등록했으며, 그 중 300이 레포사비치 주민들이다.

정교회 교구의 대변인 사바 신부는 그의 절망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는다. “국제

적인 주둔군이 코소보에 배치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세르비아인들은 여전히 매일

매일 공격을 당하고 있다. 알바니아 극단주의에 대한 무능력한 대응은 세르비아

극단주의에 대한 댓가이다.” 세르비아인들의 선거 거부 이후에는 세르비아인들의

입헌적 지위에 대한 새로운 대화가 불가피하다. 고립된 섬같은 마을들은 가까운

미래가 불투명하지만, 북부 미트로비차 지역은 코소보의 나머지 지역으로부터 급

속히 분리될 것이다.

알바니아인들의 경우, 공식적으로 25개 정당이 선거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주된 경쟁은 세 대정당 사이에 있을 것이다. 이브라힘 루고바가 이끄는 코소보민

주동맹(LDK)과 하심 타치가 이끌고 많은 전직 코소보해방군 성원들이 참여하고 있

는 코소보민주당(PDK), 그리고 역시 전 KLA 지휘관인 라무시 하라디나이가 창립한

코소보의 미래를 위한 동맹(AAK)이 그들이다.

7월 코소보로 돌아온 이후 루고바는 국제적인 행정 당국이 건설한 기구들에 대

한 참여와 정치적 폭력의 비난에만 치중하고 있다. 나머지에 대해선 아무것도 말

하지 않고 있다. 그의 당은 정치적인 무기력에 빠져있는 것으로 보인다. 밀라심

크라스니키 같은 주도적인 성원들은 실망한 채 당을 떠났다. 하지만 몇몇 주석가

들은 루고바가 어쩌면 기다리는 게임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전 KLA

게릴라들이 날뛰도록 내버려 둔 다음, 선거에서 그들의 실수를 이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사실 여론 조사는 LDK가 뚜렷이 앞서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루고바가 세르비

아 당국에 맞선 오랜 투쟁을 상징하는 지도자로서의 자신의 역할에 대한 대중적

승인을 기대할 만한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그에겐 전략적 고려를 펼칠만한 여유

가 없다. 실제적으로 코소보의 많은 도시들에서 LDK는 지하로 숨어들 수밖에 없는

사태에 처하고 있다. 코소보 서부의 데차니에서는 LDK 건물들이 여러번에 걸쳐 폭

탄 공격을 당했으며, LDK는 나토군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당의 대중적 존재 자체를

유지하기도 힘들어 보인다. 지난 11월에는 스르비차의 지부장 하키 이메리가 암살

될 정도로 더욱 험악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역의 LDK 활동가들은 테러 위

협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KLA 동조자들에 의해 인도주의적 지원마저 박탈당하

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유엔코소보행정청(Unmik)이 통제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지방 위원회의 핵심 지위를 장악하고 있는 것은 KLA 동조자들이다.2)

최종 순간 황급히 결합한 자들을 포함해서 전직 KLA 성원들은 코소보에 대한 불

관용의 지배를 강제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KLA는 작년에 해체되었다. 하지만 KLA

를 지배했던 초민족주의 신봉자들이 가진 힘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들의 기반은

정치적일 뿐만 아니라 군사적이기도 하다.

정치적으로 이들은 작년 4월 하심 타치가 알바니아에서 선포한 바 있는 임시 정

부와 PDK에 기대고 있다. 이 임시 정부는 코소보 전역의 도시에 지역 책임자를 임

명했다. 유엔코소보행정청의 민간 행정관들은 때때로 전 게릴라들과 협력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이들 전 게릴라들은 잠재적인

경쟁자들을 제거하고 지역에서 독점적인 권력을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공식적으로

PDK는 정치적 폭력을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PDK 지도자들은 “동조자”로 간주된

전 지지자들에 대한 신체적 상해 뿐만 아니라 소수민족에 대한 폭력 행위에 빈번

하게 연루되고 있다.

KLA의 주된 군사적 버팀목은 공식적으로는 민간 기구인 코소보보호단(TMK)이다.

사실 이 기구는 5천명에 이르는 전 KLA 게릴라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군사적 경계

선을 따라 조직되었다. 여섯개 지역 사령부는 KLA의 이전 작전 구역에 정확히 상

응하며, 이전의 게릴라 군대와 지속성을 갖고 있음을 의식적으로 알리고 있다.

KLA의 정보기관 역시 해체된 것 같지 않으며, TMK는 세르비아 남부의 세 도시에서

산발적으로 준동하고 있는 프레스보 및 메드베쟈, 부야노바치 해방군(UCPMB)과 긴

밀한 연계를 유지하고 있다.

KLA는 단지 말로만 무장 해제를 이야기할 뿐이다. 국제 주둔군은 여러 힘든 작

전을 통해 드레니차 지역 전반에서 무기고들을 적발했다. 국제 행정 당국은 전

KLA 전사들을 새로운 코소보 경찰(KPS)로 모두 합류시키는 것을 거부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개인적으로 합류할 수 있었으며, 이들은 전 KLA 군경찰(PU)과 협력하

고 있다. PU는 역시 공식적으로는 해체되었지만 여전히 활동 중인 또다른 조직이

다. 농촌 지역에서 타치 “정부”가 부과한 불법적인 세금을 거두는 것과 같은 야비

한 임무를 기꺼이 떠맡는 것이 바로 이들이다.

국제 경찰 병력에 고용된 전 KLA 전사들 뿐만 아니라 TMK와 PU의 많은 성원들이

정치적이고 인종적인 폭력에 직접적으로 연루되어 있다. 타치 임시 정부에서 공공

질서 장관을 맡고 있는 렉셰프 셀리미는 KLA의 민간정보기관인 쉬크와 PU를 통제

하고 있다. 쉬크는 역시 같은 이름으로 불리며 전 대통령 살리 베리샤에게 여전히

충성을 바치고 있는 알바니아 국가정보기관 쉬크로부터 기술적인 지원을 받고 있

는 것으로 추정된다.

성업 중인 조직범죄단

초민족주의라는 측면에서, PDK는 알바니아판 맑스-레닌주의를 공식적으로 폐기

하지 않고 있는 소집단인 코소보민족해방운동(LKCK)로부터 강력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주요한 위협은 조직범죄단 간의 다툼이다.

2월 프리슈티나의 라미스-사디쿠 스포츠 대단지에서는 수일동안 총격전이 벌어

졌다. 이 단지의 지하에는 “레미 사령관”(본명은 루스템 무스타파)이 지배하는 시

장이 번성하고 있었다. 레미는 프리슈티나에서 암시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모든 코소보 간선도로 주변의 주유소들에 대한 통제를 놓고 타치와

다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3)

전쟁 중 서코소보의 두카진 지역의 사령관이었던 라무시 하라디나이 역시 TMK의

총사령관 아김 체쿠의 부사령관이 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자신의 출신지를 장악하

고 있다. 하라디나이는 프리스렌에서 페치에 이르는 알바니아와 몬테네그로 국경

지대를 지배하고 있으며, 불법적인 석유와 담배 밀거래를 통제하고 있다. 그로 하

여금 AAK를 창립하게 한 정치적 균열의 기원은 두말할 것도 없이 조직범죄단 간의

다툼에 있다. 하라디나이와 무스타파 모두 최근 몇 달 새 암살 시도를 간신히 모

면했다.

조직 범죄의 확산과 스탈린주의적 방법을 적용하는 “애국자들”에 의한 코소보의

분할은 정치적 논의의 전적인 실종으로 더욱 촉진되고 있다. 그 어떤 알바니아 지

식인이나 신문, 혹은 정당도 전 KLA를 감히 비판하지 못한다. 소수민족에 대한 박

해를 비난하지도 못하며 민족주의적 교조에 문제를 제기하지도 못한다. 루고바와

타치 사이엔 그 어떤 이념적 차이도 없다. 단순히 권력 투쟁에 휘말려 있을 뿐이

다. 그들은 코소보 독립이라는 선언적인 목표를 공유할 뿐만 아니라, 폭력에 대한

위선적인 비난에 그칠 뿐, 빠른 속도로 코소보에 확산되고 있는 이념적 속박을 완

화시킬 그 어떤 몸짓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용감하게 폭력을 비난했던 언

론인 베톤 수로이마저도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는데는 실패했다.

국제 행정당국의 경우 “역 인종청소”에 타협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었으며, 엔베

르 호자 마오주의 학교에서 훈련받은 지하 네트워크들과 조직범죄단이 코소보를

통제하는 것을 허용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코소보는 베오그라드 당국이 지배하는

“공식적인” 사회와 이에 “병행하는” 알바니아 시민사회라는 이상한 세상에 존재했

다. 이제 코소보는 새로운 분열을 경험하고 있다. 즉 유엔행정청이 관리하고 민주

주의와 소수계에 대한 보호라는 듣기 좋은 말들이 넘쳐나는 “공식적인” 사회와 정

치, 범죄 마피아들이 지배하는 진짜 사회 사이의 분열인 것이다.

국제적인 보호 통치는 알바니아 정당들을 정책 구현의 책임으로부터 면제시켰

다. 유엔행정청이 모든 중요한 결정들을 내리기 때문이다. 이들의 유일한 강령은

독립이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오직 경쟁자들보다 더 선

동적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독립적인 일간지 [코하 디토레] 편집장이 현실적으

로 관찰하듯이 “유엔군은 두 가지 환상 가운데 갇혀 있다. 하나는 코소보로 돌아

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세르비아인들의 환상이며, 또 하나는 독립을 얻을 것

이라고 믿고 있는 알바니아인들의 환상이다.”4)

* 몬테네그로의 언론인.『발칸의 위기』,『유고슬라비아 분쟁』등의 저서가 있

다.

> 라자르 세미니, “루고바의 귀환?”, 전쟁과평화연구소(런던, 2000.6.23.)

2> “코소보의 선거: 민주주의를 향한 움직임?”, 국제위기그룹(브뤼셀, 2000.7.6.)

3> “코소보해방군에 무슨 일이 있었나?”, 국제위기그룹(브뤼셀, 2000.3.3.)

4> 엠마뉘엘 리비에르, “바톤 하시우와의 재회”,『발칸 시평』, 파리,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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