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부대의 환경파괴 어디까지 갈 것인가?

이진선 (수원환경운동센터 활동가, greenyang@hanmail.net)

지난 18일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정부와 주한미군은 비행장 52만평, 경기 오산 비행장 7만8천948평 등 전국 미군기지 14곳 90만8천47평에 대해 전체 또는 부분 이전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이 같은 결과는 계속적으로 나타났던 미군기지에 의한 주민 피해와 교통체증, 그리고 지역 도시발전 저해 등의 이유와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서 미군기지의 존폐논의 속에서 결정되어진 성과물이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미군기지에 의한 문제가 조금이라도 해결되었다고 안도 할 수는 없다. 이 같은 미군기지 14곳이 이전된 후에 따른 기지 내 환경오염에 대한 조사와 그에 따른 오염책임과 오염방제작업에 따른 비용과 주체의 문제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 듯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군부대가 철수한 필리핀은 미군부대를 삶의 터전으로 생활했던 부대주변 사람들의 이후 대책과 환경오염 문제 등으로 아직까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을 볼 때, 미군기지 이전문제가 쉬운 것만은 아님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전한다고 하면 또다시 이전지역에 미군기지에 의한 피해들(매춘으로 인한 지역문제, 환경문제 등등..)이 또다시 생겨날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지난 23일 알려진 50년대 초부터 71년까지 미군 저유시설이 있었던 인천시 문학산 일대 24만여평의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이 심각하다는 기사 속에서 미군기지의 환경문제에 대한 사건과 그에 따른 피해해결에 앞으로 수십 년, 아니 수백 년이 소비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미군시설의 수많은 피해 중에서 기름유출 사고만 보더라도 한두 건이 아니다. 91년 경기도 하남시 일대 논밭 1만여 평, 94년 강원도 원주시 소재 부대의 상수원 보호구역 폐유 방류, 지난 8월 경기도 파주시 미군부대 연료탱크 송유관 파손 등의 사건들은 그나마 신문과 방송에 소개된 일들이다.

그때마다 주한미군은 환경오염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으며 98년에는 자체환경지침인 ‘주한미군 환경기준’을 마련, 시행에 들어가기도 했다. 나름대로 노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군사작전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한미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거나, ‘환경기준 준수에 과도한 비용이 들 경우는 예외로 한다고 하여 환경문제가 발생했을 때 우리는 사실상 미군의 처분만 바라보고 있도록 되어있다. 현재상황에서 해결 1호로 ‘불평등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을 개정’하는 길밖에는 해결방법이 없어 보인다. 독일 주둔 미군은 독일의 환경기준에 맞춰 군 시설을 운용하고 오염피해도 거기에 맞춰 보상하는데 우리도 최소한 그 수준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정말로 의문이 드는 것은 미군에 대한 정부의 태도이다. 정말 한국의 정부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부(政府)인가, 미국의 비위를 맞추는 정부(情婦)인가 싶다.

이번 용산 미군기지 헬기장을 용산 가족공원으로 옮기는 방안에 대해서도 그렇다. 이전지역이 국립중앙 박물관 건설예정지역과 4-500m 밖에 거리차이가 나지 않아 소음과 진동 우려 등을 지적하는 국정감사에서 박물관 추진기획단 관계자의 말은 더욱 가관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타당성 분석결과 오히려 헬기 소음이 헬기장과 인접한 큰 도로의 소음을 상쇄하는 효과가 있다고 조사돼 소음 공해는 비교적 적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단다. 그리고 두 나라 당국은 헬기장 이전 후보지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옆에 대규모 군부대 헬기장이 들어선다면 미국의 정부관계자들은 박수치면서 환영할까가 궁금하다.

미군부대 환경피해 사실이 밝혀지고 국민들이 그 해결에 대해 정부에 기대하면서 지역주민들과 연대하며 반미정세를 만들어가고 있을 때 정부당국에서는 미적거리기 일쑤고, 미국에게 밉보이지나 않을까를 고민하는 모습에 분통이 터진다.

지난 7월 김대중 대통령의 북한방문으로 시작된 남북 화해무드로 인해 한국이 전세계의 주목을 끌면서, 미국은 아시아지역의 미군 주둔 명분에 대해 많은 비판을 받으며 한미관계 재설정의 문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그 안에서 미군기지 반환과 그에따른 환경문제들은 50년간의 미군기지 주둔에 대한 여러 가지 평가들을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2인자 조명록 차수의 방문으로 미국이 어깨너머로 북한을 테러국에서 해제했다. (솔직히 해제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므로) 그리고 곧 연락사무소도 개설한다. 북·미 관계가 완전정상화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한다면 주한미군의 위상은 어떻게 돼야 할 것인가?

이제 북·미관계가 완정정상화를 향해 나아가고 한반도에 전쟁위협이 없어졌다면 미군이 휴전선 지역에 억지로 남아있을 명분은 사라지는 것이다.

그들은 어제까지 북한에 한 개 있을지 말지 모르는 핵폭탄과 정확도가 형편없는 대포동미사일을 그들의 전역미사일방위(TND)설치 구상의 명분으로 삼아왔으며, 사세보의 수륙양육부대도, 오키나와의 해병도, 주일 미5공군도 모두 ‘한반도의 분쟁위험지 북한’을 겨냥해 존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들의 주둔에 미군은 어떤 명분을 줄 것인가. 동북아의 세력균형을 위해, 중국과 일본간의 군사력 경쟁이나 충돌을 막기 위해서라면 미군의 한국 내 주둔은 명분이 없다.

미 국방부는 한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뿌려놓은 해외 미군기지들의 존재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현재 미군기지로 인한 피해를 받고 있는 동북아시아 지역의 여러 나라의 단체들은 ‘미군 국제폭격장 폐쇄 및 미군기지로 인한 피해보상을 위한 국제적인 공동 행동의 날’을 기획하면서 한국, 오키나와, 필리핀, 푸에르토리코(비에키스)등 4개국의 시민단체들은 백악관과 미 국무부, 국방성에 대한 사이버 연좌농성(시위대상 사이트에 접속해 새로고침 단추를 계속 누름으로서 가장의 공간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시위하는 방식)을 진행하고 계속적으로 연대사업을 계획, 진행하는 등 국제적인 연대망을 구축하며 미군기지 피해에 대해 알리고, 투쟁하고 있다. 이러한 행동들은 비

단, ‘미군이 지구평화의 파수꾼인줄 알았더니 나쁜놈이더라.. ‘라고 해서 갑자기 머리띠 두르고 너도나도 반발하는 식이 아니라 어떠한 이유로도 미군은 더 이상 지구의 평화를 빙자한 아시아지역의 주둔은 정당화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정부당국과 미정부는 한국내 미군기지의 반환과 그에 따른 환경파괴의 정확한 조사, 불평등 조약인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전면 재개정 및 철폐를 계획하고 실행하여 아시아지역의 전쟁안보가 아닌, 환경안보, 인간안보에 더 힘을 써야 할 것이다. □

♠ 다음 글에서는 미군폭격 연습장으로 고통받고 있는 푸에르토리코 비에키스섬의 주민투쟁에 대해 이메일로 보고되는 내용들을 소개하면서 미군부대로 인한 환경피해 이야기를 계속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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