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용서할 수 있을까…
최정민 (평화인권연대 활동가, duck52@jinbo.net)
지금 나는 최근 겪었던 어떤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이 사건의 주인공은 지난 4월 수면으로 드러났던 수원대 성폭력 사건의 한 가해자이다. 이야기의 주인공 오승진은 당시 수원대 사건의 드러나지 않는 가해자였다.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징계 처리가 된 박진홍과 전성백의 경우와 달리 피해자가 사건을 드러내길 꺼려했었기 때문에 공개적인 처리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만 대책위 성원의 개인적인 만남을 통해 다른 여성들에게 엄청난 정신적 2차 가해(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힘들다고 징징거리다 급기야는 협박하는 전형적인… 말 안 해도 짐작하시리라)를 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엄청난 2차 가해의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승진은 몇 번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수원대 출신 동아리 행사에 얼굴을 비치고 홈페이지에 아무렇지도 않게 안부의 글을 남기고 동아리 후배들에게 열심히 전화를 걸었다. 지적을 할 때마다“다시는 안 그러겠다”,“쓰레기는 떠나겠다”등등의 이상한 소리를 해대며 무마하곤 이내 다른 곳에서 또 다른 자신의 편가르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수원대 성폭력 대책위 게시판에 오승진의 실명 사과문이 2차례 올라왔다. 사과문의 내용은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는 투를 취하고 있으나 누구도 이미 그의 말이 진심이라 믿는 사람은 없었다. 그의 사과문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더 많은 친구들을 잃을 것이 두려워 이렇게 사과문을 쓰고 있다는 뜻의 글에는 이미 피해자에 대한 진정한 사과의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다시 이 사건이 불거진 것은 참세상 수원대 성폭력 대책위 게시판에 ‘난곡주민도서실’(현재 오승진이 활동하고 있는 곳이다)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친구(오승진과 같은 동아리 동기)가 편지를 띄우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그 친구는 편지에서 오승진이 도서실 내에서 자신 등 수원대 동기 2명을 따돌리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다니고 있으며 그로 인해 도서실 내의 다른 친구들이 자신에게“왜 그를 용서하지 않고 따돌리느냐”며 문제제기를 했다고 했다. 오승진이 친구들에게 자신이 모든 것을 잘못했다며 증거로 제시했던 것이 바로 얼마 전 대책위 게시판에 올렸다는 그의 말도 안되는 사과문들이란다.
난 정말 무지하게 큰 망치로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었다. 난 너무나 순진하게도 오승진이 올린 사과문이(비록 이상한 내용이라도) 대책위 몇몇 성원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성과(?)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그의 승리였다. 2번의 사과문은 대책위 투쟁의 성과(?)도 뭣도 아니오 오승진의 멋진 사회복귀프로젝트의 한 부분이었던 것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우리의 분노에 오승진은 다시 사과문을 게시판에 올렸는데 그 내용의 골자는 이거다. 그러니까 피해를 끼친 것에 대해서 사과하지만 결단코 일부러 그런 효과를 노리고 그런 행위들을 한 것이 아니란다. 의도적이지 않으면 뭐든 다 용서가 되나. 성폭력을 저지르고도 모르고 그랬다면 다 용서가 되느냐 말이다. 우리는 지금 의도적이었는가 아닌가를 논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건 그의 그런 행동으로 인해 분명한 피해자들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고 가해자 오승진은 그의 가해사실로부터 반드시 합당한 책임을 저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번 글의 제목을 바꿔야겠다. 용서하기 이른 것이 아니라 할 수 있겠는지가 의문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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